리장에서는 오화석판이 깔린 골목길을 따라서 걸어봅시다.

2017. 2. 22. 09:00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16

리장에 가면 누구나 골목길을 걸으며 바닥의 특이하게 생긴 석판의 문양을 보실 수 있지요.

바로 골목길 바닥에 깔린 바닥재인 돌이 반질거리고 예쁘다는 것이죠.

물론, 다른 마을에서도 쉽게 볼 수 있지만, 리장은 특별하게도 마치 꽃이 피어나는 모습으로도 보이기 때문입니다.

 

어디 골목길의 바닥재만 그런가요?

무지개다리 위를 포장한 석판도 그렇잖아요.

위의 사진을 보면 마치 돌바닥에 왁스나 니스칠을 한 듯 반짝거립니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자연히 우리 눈에 띄는 것이라 오늘은 골목길 바닥만 보고 걷겠습니다.

 

리장에서는 바닥에 깐 석판을 오화석(五花石)이라고 부른다는데 특별한 돌이네요.

마치 돌에 꽃 무늬가 들어있는 듯하지는 않습니까?

물론, 옛날부터 마방이 말을 끌고 마을 안으로 들어왔을 테니까 골목길을 견고한 돌로 포장했을 테지만요.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그 돌의 표면이 닳고 닳아 반질거리기 시작하며 원래 돌 안의 문양이 나타나며

마치 꽃이 핀 듯하다고 하여 오화석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네요.

오화석판의 모습이 가로 방향도 있고 세로 방향도 있더라고요.

 

이런 것은 쓰팡지에 방향과 관계가 있을까요?

오랜 세월 마방과 함께 하며 얼마나 많은 마방과 말이 지나다녔을까요?

이런 오화석판도 리장이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기억하는 하나의 요인이 되었을 겁니다.

 

예전에 멘토 마방인 왕서방이 인턴 마방 덜수를 데리고 마방의 노래를 구슬프게 부르며 건너 다녔을 듯한

오화석으로 만든 돌다리.

위의 사진에 보이는 돌이 바로 오화석판의 원석으로 리장 인근에서 채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돌이 있지요?

바로 대리석이라고 부르는 따리의 대리석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돌이지요?

대리석과는 달리 여러 성격의 돌들이 밖혀 하나의 돌을 이루다 보니 이런 문양의 돌이 생겼나 봅니다.

 

이렇게 이 돌의 표면이 세월을 견디며 반들거려지며 마치 꽃이 핀 듯 아름답게 보이기에 오화석이라 부르나 봅니다.

이 돌은 옛날부터 있었지만, 세월이 흐르며 마모되면 새로운 돌로 바꾸기도 하지요.

그때는 덜수가 말을 끌고 이 길을 걸었지만, 지금은 여행자가 미어터지게 걷고 있습니다.

 

바닥재로 쓰이는 돌은 하나의 돌이 아니고 여러 곳에서 채취한 돌인 듯합니다.

반질거리는 표면에서 세월이 느껴지고...

마방의 한숨과 말 울음소리도 들리는 듯합니다.

 

이 오화석에 서서 가만히 귀 기울여 보면 이 위를 걸었던 모든 사람의 한숨과 희로애락이 있는 많은

사연을 들을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리장에 여행을 간다면 정말 반들거리고 아름다운 바닥재를 내려다봅시다.

이 마저도 할 수 없이 여행한다면 너무 바쁘고 각박하게 여행하는 것은 아닌지요.

 

산적과의 싸움에서 있었던 무용담에서부터 우리가 알지 못했던 다른 지방의 독특한 모습도 들을 수 있고

중간 역참에서 있었던 못다 이룬 사랑이야기며 거친 들판에서 맹수와의 사투 등...

인턴 마방 덜수가 처음 리장에 왔을 때 밍월이에게 첫눈에 뻑~ 소리 나게 가는 바람에 속으로만 애태웠던 이야기부터

시작해 끝내는 이루어진 사랑의 해피엔딩까지 말입니다.

 

거친 들판을 달리고 높은 산을 넘어 다니며 마궈터우의 지위까지 오른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도 들을 수 있지 싶습니다.

아무래도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천일야화보다 더 긴 이야기가 되지 싶습니다.

이 골목길을 지나간 사람 숫자만큼 많은 이야기가 있겠지만, 식상한 관계로 佳人 혼자만 듣고 가겠습니다.

 

옛날에는 주로 푸른 청석을 깔아 차마고도임을 나타냈다고 하는데...

우리 같은 여행자는 미로 같은 골목길에서 만약, 길을 잃었다면 바닥의 세로 방향으로 놓인 바닥재만 보고

따라가면 리장의 심장이라는 쓰팡지에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이제 쓰팡지에에 도착한 피곤한 마방인 왕서방이 무사히 도착했다는 안도감에 노래를 부릅니다.

지금은 잊히고 사라지는 노래지만, 그때는 쓰팡지에에 도착한 마방은 이런 노래를 불렀을 겁니다.

아마도 삼월이와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새신랑인 왕서방이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불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삼월이: 어제 결혼식 올리고 오늘 떠나신다고요?

당신은 양심도 없군요.

떠나시려거든 나와 결혼이라도 하지 말든지,

결혼을 했으면 떠나지 말든지...

왕서방: 당신과 결혼하려고 빚을 많이 졌네 그려,

가지 않으면 빚을 갚을 수 없다네.

삼월이: 당신이 빚을 졌어도 좋아요.

노새를 팔아서 갚으면 되지요.

 

집 앞에 있는 밭을 팔아서 갚으면 되지요.

돌도 기왓장도 말을 하는데 왜 당신은 대답이 없나요.

이 노래는 오래도록 마방들 사이에 구전으로 전해 내려 오는 노래라고 하지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젊은 사람에게는 결혼이라는 것이 가장 큰 숙제가 아니었을까요?

남자는 마방이기에 배운 것이라고는 오직 말을 끌고 객지로 떠돌아다니며 돈을 벌어야 하고.

여자는 함께 같은 지붕 아래에서 알콩달콩 안주하기를 바라지요.

세상 어디나 돈이 원수입니다.

 

이곳 리장에 가면 골목길에서 우두커니 서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줍시다.

그러면 그들이 한숨 쉬며 불렀던 마방의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왜?

돌도 기왓장도 말을 한다고 했으니까요.

리장의 오화석판은 이 모든 사연을 모두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요?

 

마방은 주로 토번에 살았던 유목민과 회족이나 나시족 같은 민족으로 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물론, 돈 냄새를 귀신같이 맡는 한족도 있었을 것이고 바이족도 있었을 겁니다.

같은 민족끼리 주로 조직이 이루어졌으나 여러 지역으로 다니는 마방 조직은 순조로운 언어의 소통과

지역마다 다른 관습에서 능률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여러 민족이 뭉치는 다국적인으로 조직되기도 했다네요.

 

무거운 짐을 지고 험난한 지역을 넘나들며 힘든 삶을 살았던 마방의 삶.

이런 모습이 바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마방이 가장 두려워했던 일은 척박한 환경이나 힘든 산길이 아니고 맹수도 아닌 바로 산적이었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도 또 무서운 존재도 사람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다른 것은 무엇이고 같은 것은 무엇입니까?

사랑이 없는 세상은 무서운 세상으로 변합니다.

오늘 손을 뻗으면 손에 집힐 듯한 지근거리에 있는 사람의 손을 은근히 잡으며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합시다.

그 말은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강한 전파력을 지녔기에 많은 사람을 행복한 사랑에 빠지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