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 24. 09:00ㆍ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16
리장은 많은 여행자가 주로 고성만 걷게 됩니다.
물론, 구경거리 대부분이 고성 안에 있고 또 짧은 시간 때문에 여유롭게 다닌다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죠.
그러나 고성 말고도 산책하기 좋은 길이 있습니다.
시간이 있으시면 한번 걸어보세요.
고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엄청나게 큰 물레방아 대수차가 돌아가고 있지요.
대수차는 리장 고성의 랜드마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 대수차가 있는 넓은 광장이 위허(玉河:옥하)광장입니다.
리장은 물길도 옥(玉)이라는 소중한 보석을 사용했습니다.
광장에는 물레방아처럼 생긴 대형 수차가 두 개 있어 쉬지 않고 돌아가지요.
오늘은 옥하광장 주변을 구경하고 옥하가 흐르는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며 잠시 거닐어 보겠습니다.
먼 거리가 아니라 조금은 아쉽지만, 제법 걸어볼 만한 길이더라고요.
광장 한 쪽에는 소원을 비는 나무로 만든 소원패를 걸어두는 곳이고도 하고요.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이지만, 사람들은 이곳에 간단하게 자기의 소원을 적어 걸어놓지요.
사람은 누구나 바라는 게 많은가 봅니다.
정말 많은 소원패를 걸어두었습니다.
이 모든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지만, 그런데 누가 이 소원을 들어줄까요?
리장 고성 안에는 여기 말고도 소원패를 걸어두는 곳이 여러 곳 있습니다.
이 많은 소원패 중에 한글도 보이네요.
한국에서 온 여행자는 거리가 너무 멀어 소원을 조금만 들어주면 어떡하죠?
또 한국어를 몰라 무슨 소원인지 알지 못해 그냥 지나치면 어쩌지요?
그것도 걱정하지 마세요.
옥룡설산의 산신이 구글 번역기만 돌리면 의미는 통할 수 있으니까요.
헉!! 중국 정부에서 이런 것을 방지하려고 자국이외의 대부분의 사이트를 차단했을까요?
광장 앞으로 보이는 민주로(民主路)라는 큰길 방향으로 보면 석조 조형물 하나가 우뚝 세워져 있습니다.
이 석조 조형물은 리장이라는 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인공 조형물이라고 합니다.
그곳 석벽에는 나시족의 다양한 모습을 새겨두었지만, 우리같은 사람은 의미조차 알기 쉽지 않더라고요.
나시족이라고 다 알지도 못하겠지만...
그 옆으로 물길이 흐르는데 흑룡담 공원에서 흘러온 물이 대수차가 돌고있는 곳에서 세 갈래로 갈라지며
물길은 다시 수도 셀 수 없을 많큼 또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리장 고성 구석구석으로 흘러들어 가지요.
그 물이 흘러오는 방향을 쳐다보면 멀리 옥룡설산이 흰 눈을 머리에 이고 늘 고성을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세상에 있는 많은 마을이 있겠지만, 이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도 많지 않을 듯합니다.
그런데 옛날에는 물길이 하나만 있었다네요.
그때는 이곳이 원래 사람이 살기 어려운 습지였다지요.
그러니 지금 세 갈래 물길 중 가운데로 흐르는 중하(中河)만이 당시에 흘렀던 물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곳을 다스렸던 목(木)씨 성을 가진 토사가 사자산 아래 그가 거주하며 이 지역을 다스릴 무푸(木府:목부)를
건설하며 그곳으로 물길 하나를 더 내며 이를 서하(西河)라고 불렀답니다.
더 많은 사람이 리장에 살아야 목씨는 목에 힘을 줄 수 있기에 주민을 위해 물길 하나를 인공으로 더 뚫으라고 하여
주로 주민이 거주하는 동쪽으로 물길을 내니 지금의 동하(東河)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큰 물길을 세 갈래로 나누고 나니 습지였던 이 지역이 땅이 촉촉하면서도 뽀송뽀송해지며 살기 좋아보이니
더 많은 사람이 모여들기 시작하며 지금의 번창한 리장이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예전에 마방이 모여들 수 있고 지금은 관갱객이 미어터지게 모여드는 리장의 완성은 바로 물길을 정리함으로
사람 살기 좋은 옥토로 변했기 때문이 아니겠어요?
이제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보렵니다.
이 물길을 따라 만든 길을 위허저우랑(玉河走廊:옥하주랑)이라고 부르는 길이네요.
여기는 리장 고성 안처럼 여행자가 미어터지는 곳이 아니라 아주 한가한 길이기에
위허를 흐르는 물소리 들으며 산책하기 좋은 길입니다.
위의 사진처럼 조경도 잘해 놓았고 물길을 따라 심은 나무도 많고...
또 꽃을 가꾸어 기분좋게 산책할 수 있더라고요.
특히 이른 아침에 이 길을 걸으면 새소리 물소리 들으며 하루를 즐겁게 시작할 수 있더군요.
이 길의 끝에는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헤이롱탄(黑龙潭:흑룡담) 공원이 있습니다.
이곳도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죠.
그러나 이곳은 입장권을 끊어야 들어갈 수 있는데 이른 새벽이나 밤에는 주민을 위해 그냥 열어두기도 한답니다.
헤이롱탄은 청나라 건륭 2년인 1737년에 인공으로 만든 호수라네요.
원래 이름은 옥천용왕묘였다고 합니다.
그러니 그때도 샘이 솟아나는 그런 곳이었는데 이렇게 지금의 모습으로 정비했다고 합니다.
이곳은 설산의 물이 지하로 흐르다 샘이 솟아오르며 만든 자연 호수로 하나의 샘이 솟아나는 게 아니라
수십 개의 샘이 집단으로 솟아올라 이렇게 많은 물이 고이나 봅니다.
그 물은 옥룡설산으로부터 지하로 흘러온 만년설이 녹은 물이라 투명하고 맑아 마치 옥처럼 보였나 봅니다.
그런 이유로 한때는 옥천이라도 불렀다네요.
그 후 용신이라고도 했다가 결국, 중국인의 최애 동물인 용을 불러와 흑룡담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네요.
그냥 용보다는 황룡이 좋지만, 황제의 상징이라 역모로 혼 나니까 더 폼 나는 흑룡을 불러왔네요.
따라서 이곳에서 솟아오른 물이 옥하를 따라 흘러가 리장 고성 곳곳을 누비니 바로 여기가 원천인 셈이군요.
옥천에서 솟아오른 물은 옥하를 흐르다 옥하광장에서 세 갈래로 갈라지며 리장의 구석구석을 흐른다는 말이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은빛 용이 산다는 옥룡설산이라고요?
검은 용이 산다는 흑룡담이라고요?
리장은 이렇게 두 마리의 용을 키우나 봅니다.
山不在高(산부재고) 有仙則名(유선즉명)
水不在深(수부재심) 有龍則靈(유룡즉령)
산은 높아서만 명산이 아니라네
신선이 살아야 명성을 얻고,
물은 깊어서 신령한 게 아니라네
용이 산다면 저절로 영험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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