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장에서 길을 잃고...

2017. 2. 20. 09:00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16

우리가 머물 운단 객잔의 정문입니다.

아주 그럴듯하고 가격 또한 4인실을 1박에 17만 원 정도 지불했으니 우리 입장에서는 아주 럭셔리한 곳이지요.

오늘은 이 객잔을 찾기 위해 고생했던 이야기를 야경 위주의 사진을 보며 시작합니다.

대문 안에 보이는 글자, 자기동래(紫氣東來)...

좋은 말이지만, 이 숙소는 우리를 힘들게 했던 곳입니다.

 

지난밤에는 리장으로 돌아와 리장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예약한 숙소를 미리 확인하기 위하여

찾아보려고 했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숙소가 바로 우리가 예약했던 곳입니다.

리장에 있는 전통 양식의 아주 그럴듯하게 보이는 객잔이지요.

 

그러나 예약 때 확인했던 숙소 위치에 갔으나 그런 곳이 없다고 합니다.

호텔 예약 앱이 잘못되었을까요?

아니면 이곳 호텔에서 등록할 때 잘못된 정보를 주었을까요.

 

주소만 들고 찾으려고 두 시간 이상을 돌아다니다 결국, 포기하고 관광안내소에 문의하고...

그러다 골목길 어느 객잔 앞을 지나다 기웃거리다 보니 우연히 객잔에 근무하는 젊은이가 우리가 집을 찾는 느낌을

받았는지 무엇을 도와줄까 하고 물어봅니다.

 

그래서 그 젊은이에게 우리 사정을 이야기했네요.

여러 곳에 전화하고 결국, 그 숙소의 전화번호를 알아 직접 전화해 우리가 지금 어디에 기다리고 있다고

모셔가라고 연락해 줍니다.

늦은 밤에 이런 고마운 젊은이를 만난 것도 우리의 복이지요.

 

잠시 후 우리가 예약했던 숙소의 젊은이가 도착했고 우리는 그 젊은이를 따라 숙소로 갔네요.

그런데 우리가 예약했던 호텔은 이름도 바뀌고 전화번호도 바뀌고...

예약했던 숙소는 상호가 1년 전에 사용했던 상호라 하네요.

게다가 우리 예약 상황을 확인하던 여직원이 우리 예약이 취소되었다고 합니다.

 

헐!!! 이리 난감할 수 있나요?

운단 객잔 문 앞에 장식한 돌사자도 어이없어하네요.

우리가 분명 이곳에 예약했고 확정 메시지를 휴대전화에 내려받은 것을 보여주었지요.

 

한참을 매니저와 상의하던 여직원은 우리의 예약사항이 있는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내일 오시면 숙소를

내주겠다고 하며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자기에게 연락하면 처리해주겠다는 언질까지 주네요.

당체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시스템인가요?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숙소 확인을 하고 리장 고성 안의 밤 풍경을 더 즐기고 숙소로 돌아갔네요.

 

여행하다 보면 정말 여러 가지 예기치 못한 일이 생깁니다.

그러나 대부분 해결되지 않은 일은 없지만, 그때는 당황하고 난감하기도 하지요.

원래 중국 여행에서는 지금까지 거의 숙소 예약을 하지 않고 다니는데 이번 여행에서 리장만 두 군데를

미리 출발 전 예약하고 떠났는데 두 곳 모두 잘못된 정보 때문에 고생만 하게 되었습니다.

 

호텔 예약 사이트의 10박에 1박 무료라는 혜택을 이용하려다 아주 고생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공짜라고 생각되지만, 일종의 마일리지로 그동안 여행하며 적립한 재산 아닙니까?

그동안 유럽 여행을 하며 이 앱을 통해 적립했던 무료 숙박도 여러 번 불편 없이 이용하였기에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유럽에서는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거든요.

 

이 숙소는 4인실입니다.

위의 사진처럼 오른쪽 건물의 복층인데 각각 이인실로 리장의 수로가 숙소 옆을 지나는 물가의 방이었습니다.

저 멀리 완고루까지 보이는 곳이네요.

 

제법 럭셔리(우리 수준에)하고 잠자리 또한 좋았고요.

호텔 주변의 풍광도 아주 뛰어난 곳이었습니다.

그런 고생만 없었다면 아주 훌륭한 숙소였습니다.

문 안에 보이는 자기동래(紫氣東來)라는 글자는 원래 노자의 말로 좋은 친구가 동쪽에서 온다라는 의미인데

나시족은 늘 서쪽에 집을 앉히고 동쪽으로 문을 향하니 마음의 고향을 그리는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중국의 동쪽에 있는 대한민국에서 온 손님인데 왜????

 

마당 여기저기에 차를 마음대로 마실 수 있는 다기와 시설을 갖추어 두고

호텔 구석구석 바구니에 사과를 담아두어 마음대로 먹을 수 있고...

 

숙소도 무척 넓어 안팎으로 개방감이 좋은 곳입니다.

호텔 정문 말고 옆구리 중간으로 들어가는 돌다리도 예쁘죠?

일단, 아침에 먼저 숙소를 나와 이곳으로 배낭을 옮겨놓고 리장 고성 안부터 구경하려 합니다.

 

숙소는 복층이라 화장실은 아래층에만 있습니다.

창문을 통해 리장 고성을 흐르는 수로가 있어 보기는 좋으나 흐르는 물만 보고 지냅니까?

 

2층에는 이 인용 침대 하나와 탁자가 있고 제법 공간도 넓습니다.

반 다락방처럼 생겼는데 지붕에 창문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누워서 하늘의 별을 볼 수 있잖아요.

 

이 숙소의 내부 모습 몇 장 봅니다.

일 층 침대는 마치 공주 침대로 꾸몄습니다.

늙은이에게 남세스럽게도...

 

이곳은 처갓집 식구에게 양보하고 우리는 2층 다락방으로 올라갔지요.

고생하면서도 그나마 투숙 전날 미리 찾아두었기에 다행이지 만약 당일 찾았다면

마음마저 조급해지고 더 힘들었을 겁니다.

 

이 방은 수로 바로 옆에 있는 방이라...

창문을 열면 물 흐르는 소리가 졸졸 들린답니다.

그런데 밤에 잠만 자는데 이게 무슨 소용이람! 그쵸?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안 하던 짓 하면 낭패를 본다 하지요?

바로 그런 꼴입니다.

이번 여행에 예약한 호텔 두 곳 모두 찾는데 고생했습니다.

생긴 대로 살아야 하나 봅니다.

중국은 아직도 이런 면에서 좀 더 분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