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기/구채구, 쑹판(24)
-
청두로 다시 돌아가는 길.
2012년 11월 18일 여행 31일째 어제 도착할 때 미리 예매해 둔 표로 아침 7시 버스로 다시 청두로 갑니다. (124원/1인)이곳 송판의 7시는 아직도 컴컴하네요.숙소가 바로 버스 터미널 앞이라 쉽게 버스에 오릅니다.이른 아침이라 무척 날씨가 차네요. 버스는 구채구로 올 때의 그 길을 그대로 다시 가네요.달리는 차창 너머로 뿌옇게 보이는 마을 모습이 마치 고향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우리의 어린 시절 이런 곳을 뛰어다니며 놀던 생각 때문에 중국 여행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나 봅니다.사람에게는 늘 고향을 그리는 그런 마음이 남아있나 봅니다. 흔들리며 달리는 차 속에서 창문 너머로 사진을 찍다 보니 선명하지 않습니다.게다가 유리창도 깨끗하지 않습니다. 아침에는 도로를 따라 소 떼나 양 떼를 몰..
2013.09.23 -
쑹판(송주)의 밤풍경
이제 송주고성에도 밤이 찾아왔습니다. 세상이 모두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어 갈 시간인가 봅니다. 그래도 그냥 숙소에 머문다는 일은 여행자에게는 아무래도 용납되지 못할 듯한 일이 아니겠어요? 주섬주섬 챙겨 다시 고성을 걸어봅니다. 이번 여행이 삼국지 기행이라고 하고는 삼국지하고는 아무 상관도 없는 곳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고성 안에는 이 지방 특유의 염장한 고기를 가게마다 걸어놓고 팔고 있습니다. 저 고기가 바로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오래도록 보관하며 먹었던 방법인 삶의 지혜가 아닐까요? 비가 풍족하게 내리지 않아 쌀농사가 어려운 곳이기에 육식이 많았던 곳에서는 이렇게 고기를 염장해 보관하고 오래도록 두고 먹었나 봅니다. 이곳의 건조한 기후와 소금으로 염장해 서늘한 그늘에 말려두면 아주 오래도록 먹을 수 있..
2013.09.20 -
아~ 님은 떠났습니다...
위의 사진은 송주 고성의 동문입니다. 서문은 하늘 위에 있어 구경하지는 못했지만, 나머지 세 개의 문도 온전하게 남아있습니다. 그 문의 모습이 모두 같은 듯 다르기에 성문 구경만으로도 재미있습니다. 동문 앞으로는 민강이 흘러 해자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동문 앞을 흐르는 민강은 그냥 남쪽으로 흘러가는 게 아니라 동문을 지나면 송주 고성 안으로 흘러들어 갑니다. 이 또한 일반적인 성벽 건설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일 겁니다. 송주 고성은 여러 면에서 파격적이라 생각합니다. 고성의 이런 부분을 구경하는데 놓치면 손해입니다. 대체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성 주변에는 언제나 깊은 해자를 파고 물을 담아 둡니다. 그게 바로 성을 외적으로부터 보호하고 수비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여기 송주 고성은 우리..
2013.09.17 -
그때 그 시절을 아십니까?
오늘 쑹판의 날씨가 참 좋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파란 하늘일까요? 촉견폐일이라고 쓰촨 날씨는 늘 흐려 개마저도 해가 뜨면 짓는다고 하잖아요. 쓰촨의 개가 여기에 오면 환장할 것 같습니다. 온종일 하늘만 바라보고 짓다가 지쳐 죽을 겁니다. 이곳은 중원과 중원의 서쪽을 잇는 접경지역이기에 대규모 역참이며 차마호시가 열렸던 곳이라 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서로 물건을 가져와 이 마을에 모여 서로 물물교환을 했을 겁니다. 그야말로 사람 냄새가 물씬나는 그런 마을입니다. 당시 쑹판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있어 여기 올려봅니다. 아마도 1903년의 쑹판 성안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말이나 소가 있으면 더 많은 물건을 싣고 다녔겠지만, 그런 말을 살 돈이 없는 덜수는 이렇게 직접 등짐으로 지고 물건을 날랐을 겁니다. 인간..
2013.09.16 -
아름다운 그녀는 천사표 문성공주
송주는 예전부터 중원과 티베트를 잇는 차마고도의 중요한 역참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그래서 이곳을 예전부터 차마호시(茶馬互市)의 땅이라 불렀다 합니다.역사적으로 송주초원에서 말과 양 등을 기르는 목축업이 성행했고 곡식의 재배가 어려운 곳이라 유목생활을 하던 장족은 주로 고기와 유제품을 먹게 되었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 기름기 많은 음식은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했고 차를 마셔 비타민 공급도 필요했을 겁니다.중원의 정권은 중원을 다스리기 위해 전쟁에 필요한 말이 필요했는데 이 지역의 말이 힘도 좋고 유명하기에 서로 필요로 하게 되었겠지요.그러다 보니 차와 말을 교환하는 장사가 아주 성행했을 겁니다.이런 관계는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었을 겁니다.물론, 슈퍼 갑이라는 횡포도 없었을 것이고요. 척박한 곳 이곳 쑹..
2013.09.13 -
화친을 위해 시집간 여인 문성공주
우리가 흔히 성벽과 성문을 볼 때 거의 모든 성벽과 성문은 높낮이가 그리 차이가 나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그러나 송주 고성은 이런 우리의 예상을 완전히 바꾸라 합니다.잠시 위의 사진을 보아주세요. 바로 까마득한 하늘 위로 성문 하나가 보입니다.숨이 찬데 저기를 어찌 오르내렸을까요?여기는 우리처럼 평지가 아니라 해발고도 또한 높은 고산지대가 아니겠어요?바라만 보아도 숨이 찹니다. 쑹판을 지키는 네 개의 주요한 성문 중 하나인 서문인 위원문(威遠門)은 고성 서쪽 산꼭대기에 있어 하늘로 올려다보아야 합니다.위원문의 위치는 아마도 송주 고성으로부터 해발 500m는 더 높지 않을까요?이는 중국에 있는 여러 고성 중 아마도 유일한 곳이 아닐까 생각됩니다.이백이 촉도로 가는 길에 만난 검문관을 지나며 마치 하늘을..
2013.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