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허꾸전(속하고진:束河古镇)은 천 년 맑은 샘의 고향(천년청천지향:千年淸泉之鄕)입니다.

2017. 2. 15. 09:00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16

 

이제 천 년 맑은 샘의 고향이라는 수허꾸전의 심장인 쓰팡지에로 들어갑니다.

수허마을은 리장에서 북쪽으로 약 7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어제 다녀왔던

위후춘과 리장 중간쯤 되는 곳입니다.

조금 더 설산 방향으로 3km만 더 올라가면 벽화로 유명한 바이샤 마을이 있지요.

 

 

이곳 수허마을은 나시족은 사오우(소오:绍坞) 마을이라고 부른다는데 이 말의 의미는

높은 산 아래에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로 어제 들렀던 위후춘을 나시족은

설산 아랫마을이라는 우루컨이라 불렀다는데...

좌우지간, 높은 위룽쉐산 아래 자리했기에 산과 연관된 마을 이름이네요.

그러나 거리상으로는 제법 멀리 떨어져있는 듯합니다.

 

 

이 마을이 유명한 이유는 중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리장이라는

아름다운 마을 부근이고 리장이 시작되기 전 나시족이 먼저 자리잡고 살았던

원조마을이라는 의미도 있고...

리장이 너무 상업화한 이유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는 수허 마을만의 특징이 있는 곳이죠.

바로 아직까지도 옛마방의 자취가 조금은 남아있기 때문이기도 하다네요.

위의 사진은 수허마을 쓰팡지에입니다.

리장과 비교해 투박하고 바닥조차도 제대로 다듬지 않은 모습입니다.

 

 

옛 마방이 리장을 떠나 북으로 차마고도를 따라 올라갈 때

가장 먼저 들리는 마을이 이곳 수허마을이고

마궈터우가 수허마을을 근거지로 삼은 마방이 활발하게 활동했기 때문이겠죠.

이렇게 마방은 각 지방마다의 뛰어난 제품을 사서 다른 지방에

비싼 값에 팔며 이문을 챙겼다지요.

 

 

그리고 이곳 수허마을의 특산품이 가죽공예는 이런 마방을 통해

넓은 지역으로 팔려나갔다 합니다.

이런 이유로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네요.

어찌 보면 리틀 리장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오히려 마방을 통해 볼 때는

리장과는 다른 면을 볼 수 있네요.

리장은 단순히 여러 지역의 마방이 모여들어 장사를 했던 교역의 중심이었다면

이곳은 수허 마궈터우가 마방의 프랜차이즈로 삼아 활동했다는데 그 이유가

바로 수허마을의 뛰어난 가죽 공예제품을 다른 지역에 팔기 위함이겠지요.

 

 

지금은 리장과 크게 다른 게 없기 때문에 주로 교통이 편리한

리장으로 관광객이 모여드네요.

다만 리장의 축소판이라 규모만 작다는 것뿐인데 수로를 통한 물은 더 많이 흐르고

넓은 못도 이룬다는 게 다르고 청룡교라고 부르는 제법 큰 돌다리 또한 규모가

리장의 어느 돌다리보다 훨씬 크고 웅장합니다.

 

 

 

마방이 활발한 활동을 하며 차마고도가 북적일 때 이곳 수허마을은 마방을 상대로

가죽제품을 만들어 팔았다고 하는데 가죽 다루는 솜씨가 뛰어나기에 마방들 사이에

수허마을 제품을 명품으로 취급되었다 합니다.

 

이런 사실이 지금 알려지면 중국의 일부 네티즌은 루이뷔통이나 프라다 등

이탈리아 가죽 명품들의 기원이 수허마을이며 사진 속의 싱거미싱도 수허마을에서

만든 것이라고 떼를 쓰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요즈음 김치도 중국이 원조라고 우기고 한복도 중국이 원조고 고구려는 중국 고대의

역사며 갓도 명나라 때 만든 것이라고 우기니 세상 모든 것이 중국 것 아닌 것이 없겠지요?

 

 

"수허마을 가죽 장인은 뿌리가 하나인 송곳 하나로 천하를 달린다(束河皮匠

一根錐子 走天下)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명인 대접을 받았다지요?

수허마을의 가죽제품은 워낙 뛰어난 제품이었기에 중국 어디나

수허에서 만든 가죽제품을 찾았기 때문이겠죠.

같은 중국산이라도 좋은 제품은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죠.

 

 

위의 사진에 보이는 물고기는 설산의 차가운 물에만 사는 삼문어라고 합니다.

물고기라도 물 온도에 따라 사는 어종이 다른가 봅니다.

삼문어라고 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문어와는 다른 민물고기입니다.

 

 

이렇게 설산에서 흘러온 차가운 물이 흐르는 수로에 수족관처럼 만들어 가두어 놓고

언제나 싱싱한 상태로 보관하다가 손님이 "쟤는 회!", "쟤는 탕"이라고 한마디만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어느 놈은 옷을 벗기고 회를 뜨고 또 다른 놈은 뜨거운 탕으로 끓여져

손님의 식탁에 오르겠죠.

중국인은 회를 먹을까요?

 

 

이 동네도 나시족 마을이라 지붕의 합각 부분에 걸려있는 현어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경사스러운 일을 바라는 부적의 의미이기도 하겠지요.

런 의미는 세상 어느 곳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지 싶네요.

 

 

또한, 화재 예방을 위해 물에 사는 물고기를 걸었을 수도 있을 것이고요.

좌우지간 현어는 나시족만의 전통 장식입니다.

인간이 위대하다지만, 이렇게 나무 조각이나 흙으로 빚은 조형물에

그들의 미래를 맡기는 일도 했답니다.

 

 

이런 현어 장식 하나 사와 집에다 걸어두면 어떨까요?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 소리 또한 아름답지 않을까요?

풍경 소리를 들으면 마음의 평안을 찾는다고 하는데...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의 가정에 평안이 깃드시기를 빕니다.

 

 

아무리 나시족이라도 술집은 현어 대신 술병을 걸어놓았습니다.

술집에 술병 말고 뭣이 중헌디!!!

저 술병에 밤에 불을 밝히면 낮보다 더 화려하고 잘 보이거든요.

이제 현어를 거는 전통은 세월이 지나며 점차 사라질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리틀 리장이라고도 하는 작고 조용한 마을, 수허 마을도 이제는 더는 조용하지 않습니다.

번잡함이 싫어 많이 찾아오지만, 더는 고즈넉하거나 한가하지도 않습니다.

골목마다 넘쳐나는 관광객과 이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그저 평범한

또 하나의 관광지일 뿐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예전에 마방이 다녔던 그 시절에도 이 마을은 그런 마을이었지 싶습니다.

천 년의 세월 동안 맑은 샘이 솟아난다는 마을 천년청천지향(天年淸泉之鄕)이라는

수허꾸전은 마을 역사가 천 년이나 되었답니다.

지금도 마을 북쪽의 샘에서는 맑은 샘이 펑펑 솟아나고 있는 곳이

리틀 리장이라는 수허꾸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