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한 번 폴짝 뛰면 논두렁 세 개를 뛰어넘는다.

2025. 3. 26. 03:562024 베트남 종단여행

 

타반 마을 가는 길에 보이는 이곳은 험준한 산비탈을 개발해 만든 다랑논으로

이런 다랑논은 바로 이 지역을 대표하는 모습이며 조상 대대로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온 이 지방의 소수민족의 땀이 만든 삶의 주름살로도 보입니다.

 

 

마치 어느 조각가가 일일이 손으로 깎아 만든 예술작품처럼 생각되기도 합니다.

한 뼘의 땅조차도 허투루 두지 않고 자연이 생긴 그대로 두고 다듬었습니다.

한 두해 만든 게 아니라 수천 년간 대를 이어 만든 모습입니다.

 

 

베트남의 변경인 북부지방은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높은 산악지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자연환경과 풍부한 문화유산으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사진에 보듯이 허술해 보이지만, 라이스 테라스를 감상할 수 있는 멋진 카페도 보입니다.

그러나 이른 시간일까요?

가다가 머물며 잠시 쉬었다 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네요.

 

 

이곳에 사는 소수 민족은 비탈이 생긴 그대로 논을 만들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대를 이어가며 만든 모습입니다.

 

 

이곳에서 첫째로 우리 눈을 끄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보고 생각했던 베트남과는

전혀 다른 소수 민족과 그들의 고유의상과 생활환경입니다.

그런 생경한 모습이 우리 같은 여행자의 눈길을 사로잡는가 봅니다.

 

 

거북이 등짝처럼 생긴 듯하고 할아버지의 깊게 파인 주름살처럼도 보입니다.

아버지의 갈라 터진 손등으로도 보이고

꿈틀거리는 용의 등어리 처럼도 생각됩니다.

 

 

 

이 카페는 그나마 손님이 제법 있습니다.

허술한 카페지만, 그래도 멋진 라이스 테라스를 바라볼 수 있으니

이런 곳일지라도 잠시 머물며 차라도 한 잔 마신다면, 충분한 보상이 되지 싶습니다.

 

 

삶이 시시합니까?

아니면 재미가 없으십니까.

지치고 힘들 때는 이런 곳에 서서 저들의 삶을 생각해 본다면 어떨까요?

 

 

그래도 삶이 고단하십니까?

사는 일에 대하여 왜 사느냐고 의문점이 생깁니까?

그렇다면 이곳에 답이 있지 싶습니다.

 

 

그리 생각되시면, 격투기 선수와 링 위에서 한 판 세게 붙어 보든지

아니면 이곳에 들러 보시면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인간의 삶이

얼마나 위대하고 존경스러운 존재인가를 금방 알게 됩니다.

 

 

여기에 사는 민족은 평생을 살며 이곳을 오르내리는 일이 사람이 하는 유일한 일이었습니다.

아버지가 그랬고, 할아버지가 그랬습니다.

내 아들, 내 손자도 그렇게 살아간다고 생각했습니다.

 

 

산을 오르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지만, 가족의 배를 불릴 생각에 입가에 미소마저 스칩니다.

이렇게 인간은 자연과 맞서지 않고 토닥거리며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왔습니다.

 

 

이곳은 사람이 자연입니다.

아니... 하늘입니다.

사람이 말입니다.

 

 

그런데 이곳에 사는 개는 오늘도 피곤한가 봅니다.

이 부근의 위치는 https://maps.app.goo.gl/asrCKpJ3LwVUZRbB9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청와일도삼괴전(靑蛙一跳三塊田)이라는 재미있는 말이 있답니다.

청개구리 한 번 폴짝 뛰면 논두렁 세 개를 뛰어넘는다라는 말입니다.

이런 곳의 논은 경사가 심한 비탈을 따라 만들다 보니

논의 폭이 매우 좁다는 의미로 쓰겠지요.

또 논의 크기가 도롱이만 하다는 말도 있고 손바닥만 하다는 말도 있지요.

모두 이런 곳에 있는 논을 비유하는 말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