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26. 04:00ㆍ이집트여행 2024
대단히 단정해 보이는 건축물이 보입니다.
이 건축물은 높이가 16m나 되는 트라야누스 키오스크(Trajan's Kiosk)라고 합니다.
이집트 신전 구경을 하다가 갑자기 로마 황제였던 트라야누스 정자가 나와 당황하셨지요?
저도 필레 신전을 갔다가 로마 황제의 이름을 딴 정자가 있어 놀랐습니다.
이름은 트라야누스 키오스크지만, 이 키오스크를 지은 사람은 아우구스투스라고 합니다.
워낙 독특하게 생겨서 파라오의 침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곳으로 꽃처럼 깎은 14개의
거대한 기둥들로 이루어졌고 기둥들 사이에는 스크린 벽을 세운 형태입니다.
건축 목적은 원래 강에서 사원으로 들어가는 정문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신전 안쪽 벽에는 트리야누스 황제가 오시리스 신과 이시스 여신에게 공양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 때문에 트라야누스의 신전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는데 아마도
필레 신전의 여러 건축물 중 가장 완벽한 상태로 남아있어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건축물이 되었지 싶습니다.
이번 사진은 트라야누스 황제가 이시스 여신과 호루스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모습으로
로마 황제도 당시에는 이집트 신에게 공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부조도 볼 수 있네요.
로마제국의 황제도 여기 이집트에서는 이집트 신으로부터
파라오로 인정받고 싶었나 봅니다.
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였던 클레오파트라 7세가 자살하며 고대 이집트는 막을 내렸지만,
그 후 이집트를 속주로 삼았던 로마 제국은 이렇게 이시스 신전을 여러 황제가
유지 보수하는 바람에 다른 신전에 비해 오래도록 그 자태를 유지하게 되었답니다.
이렇게 했던 이유는 그들도 이시스 여신의 아들임을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이겠네요.
이집트 화폐의 문양에도 필레 신전의 모습을 볼 수 있더라고요.
필레 신전이라고 부르는 이시스 신전은 마치 물 위에 핀 한송이 연꽃 같은 모습입니다.
물론, 기원전에 지은 신전이지만, 이집트에 있는 많은 신전 중 가장 최근에 지은 신전이며
가장 오래도록 유지 보수되었기에 가장 아름다운 신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상숭배를 죄악시했던 기독교가 이집트에 자리 잡으며 급격하게 쇠락하기
시작하며 동로마제국의 유스티아누스 1세에 의해 537년 완전히 폐쇄되며 이렇게 이집트의
많은 신전 중 가장 오래도록 유지 보수되어 왔던 이곳 신전도 그 역할을 다하고 말았습니다.
그 후 무슬림이 이 지역을 지배하며 완전히 잊힌 곳으로 남아있었고 더군다나 나일강의
범람 때마다 이 아름다운 신전이 물에 잠기는 일이 빈번하다가 점차 범람정도가 더욱
심해지며 1년 중 한 달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물에 잠기게 되었는데
오히려 이런 수중 신전으로 많은 사람이 이목을 집중하게 되었답니다.
그러다가 아스완댐의 완공으로 늘 물에 잠기게 되었고 결국 보다 못한 유엔에서
1960년대에 대대적인 보존 프로젝트를 발족했고 신전 전체를 2~25톤 정도의
석재 4만 개로 나누어 지금의 아길키아 섬으로 옮기게 되었다네요.
이 모든 작업은 1977년부터 1980년까지 약 4년 동안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니 아스완댐의 완공으로 필레 신전은 30년간이나 매년 약 4m 정도 물에 잠기는 일이
벌어졌다고 하니 살아있는 민초를 위해 신을 위한 신전은 안중에도 없었다는 말이네요.
위의 사진은 당시 물에 잠겼을 때의 트라야누스 키오스크(Trajan's Kiosk) 모습입니다.
이렇게 이시스 신전은 아스완댐 건설로 늘 물에 잠겼다는데 1972년 지금의 아길키아 섬으로
이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물에 잠긴 흔적인 물 때 자국이 신전 기둥이나 벽면 곳곳에
그대로 남아있어 당시를 알 수 있게 합니다.
필레 신전이라는 이름은 수몰 전 예전에 신전이 있었던 섬이 필레섬이었기에
그리 부른다는데 원래 필레섬은 위의 사진에 막뚝으로 표시한 곳입니다.
트리야누스 키오스크에서 바라본 원래 필레 신전이 있었던 곳을 표시해 두었네요.
구글 위성사진으로 보면 위치를 확실히 알 수 있는데 아스완댐으로 필레 섬은 물에 잠겼고
조금 높은 현재 위치인 아길키아(Agilika) 섬이라는 곳으로 이전하여 신장개업했기에
필레 신전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된 이름이고 원래 이름이었던
이시스 신전이라고 불러야 되지 싶습니다.
위의 사진이 멀리서 바라본 원래 필레 섬에 있었을 때 물에 잠긴 모습입니다.
아스완 댐 공사로 이미 필레 신전은 물에 잠기게 되었고 이에 유엔이 나서
세계 여러 나라에 호소한 결과 기금을 마련해 공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미 반쯤 물에 잠긴 신전이기에 신전 전체를 위의 사진처럼 빙 둘러
물막이 방어벽을 만들고 물을 퍼내고 난 후 신전을 일정크기로 잘랐다지요.
신전 건축에 사용된 돌은 그리 단단한 돌이 아니기에 톱으로 잘랐다고 합니다.
그런 후 일일이 비표를 한 후 지금의 장소로 옮겨와 다시 조립했다고 하니
마치 레고블록을 쌓듯이 했다는 의미겠네요.
그랬기에 신전을 구경하다 보면 당시 물에 잠겼던 부분을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정말 인류의 유산을 살리기 위한 대단한 노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곳과 더불어 아부심벨도 같은 방법으로 옮겼기에 유엔에서는 이런 세계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유네스코와 같이 주도적으로 관리할 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했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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