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대피훈련까지 하고 라이프치히(Leipzig)로 가요.

2020. 8. 7. 06:00독일·오스트리아 2018/라이프치히

예술 작품처럼 보이는 사진 속의 구조물은 무엇으로 보이시나요?

한때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컸다고 하는 기차역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곳은 라이프치히 중앙역(Leipzig Hbf)입니다.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와 바그너와 슈만을 만날 수 있는 곳.

라이프치히 음악원을 세웠던 멘델스존 하우스(Mendelssohn-Haus)가 있고 1980년부터 통일 독일이 있게 만든

도화선이 된 월요 기도회가 열렸던 성 니콜라이 교회가 있는 곳, 

바로 라이프치히를 오늘 다녀오려고 합니다.

 

작센주의 제일 큰 도시라는 라이프치히(Leipzig)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에는 인구가 750.000명이나 되는

대단히 큰 도시였다고 합니다만, 지금은 오히려 줄어들어 600.000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오늘은 드레스덴에서 라이프치히를 다녀온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숙소는 그냥 드레스덴에 정하고 당일로 다녀오려고 합니다.

2018년 10월 9일 화요일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오늘 새벽에 호텔에서 화재경보 벨이 울리고 난리가 났습니다.

 

우리야 이미 일찍 일어나 라이프치히를 가려고 준비를 모두 마친 후이기에 쉽게 대피했지만,

이른 새벽이기에 아직 새벽잠에 빠져있던 많은 투숙객이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침대 시트만 두르고

대피한 사람도 제법 많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화재는 없었고 아마도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해서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났나 봅니다.

너무 이른 아침이라 마당에 대피한 투숙객을 위해 호텔 측에서 커피를 끓여가지고 나와 모든 사람에게 사과하며

무료로 서비스하기도 했네요.

 

비상벨이 울리자 우리는 평소 민방위 훈련 때처럼 엘리베이터를 포기하고 계단을 통해 뛰어 내려왔습니다.

왜?

꽃다운 나이인 70에 말도 통하지 않는 먼나라에서 죽기 싫어서요.

팔자에도 없는 머나 먼 독일 드레스덴에서 새벽부터 화재 대피 훈련까지 마치고 라이프치히(Leipzig)로 갑니다.

 

우리는 이미 나갈 채비를 마치고 쉬고 있었기에 방으로 돌아갈 필요가 없어 그냥 버스 터미널로 갔습니다.

플릭스 버스 터미널에 오니 8시 15분 라이프치히로 출발하는 버스가 있어 탔습니다.

그런데 드레스덴을 지배했던 작센가는 어떻게 부유한 가문이 되었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도자기를 만들어 유럽 전역으로 수출했기 때문에 부자 가문이 되었지 싶습니다.

도자기 박물관에는 작센의 선제후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1세가 1715년부터 수집한 도자기들이 있다고 하네요.

그는 특히 중국과 일본의 도자기에 심취했다고 하네요.


보는 눈은 있어서 명나라 때 만든 청백색 도자기를 특히 좋아했다고 하고 그런 도자기와

드레스덴 인근의 유명한도자기 산지인 마이센(Meissen)에서 만든 도자기도

츠빙거 궁전 도자기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소장 작품은 모두 20.000여 점이나 전시는 약 2.000점 정도라고 하네요.
마이센의 도자기는 유럽에서는 워낙 유명한 도자기 산지로 이름이 난 곳이라네요.

그 이유가 바로 작센의 선제후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1세가 동양 도자기의 아름다움에 빠져 18세기 초 쓸모없는

재료를가지고 금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 연금술사 요한 프리드리히 뵈트거(Johann Friedrich Böttger)에게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고 현실성 있게 동양의 도자기나 만들 것을 지시함으로 마이센 도자기가 태어났다네요.

 

이런 사연으로 시작된 마이센 도자기는 

1710년 1월 23일 법령에 따라 폴란드 왕립 및 작센 선제후국 도자기 제조소

(Königlich-Polnische und Kurfürstlich-Sächsische Porzellanmanufaktur)가 설립되며 그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답니다.

 

처음에는 도자기 만드는 방법을 비밀로 보호했으나 황금알을 낳는 도자기 제조법은 어느새 오스트리아로 넘어가고...

그러나 더욱 개발하고 노력해 유럽에서는 가장 품질이 좋은 도자기는 마이센에서만 만들어지기에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큰 인기를 얻음으로 작센 왕국의 돈 줄 역할을 하게 되어 재정에 큰 도움이 되었을 듯하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런 돈줄이 왕가의 사치와 연결되어 수많은 보석을 사 모으게 되었고 지금 드레스덴 여러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바로 그런 화려하고 값비싼 귀중품을 모으게 된 자금줄 중의 하나였지 싶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때로는 사치가 후손에게는 관광산업을 활발하게 할 수 있는 순기능도 있네요.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 보니 우리가 탔던 버스는 약 2시간 조금 덜 걸린 10시 05분에

라이프치히 중앙역 부근의 버스 터미널에 도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