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 거리(Goethestraße)를 걸어 라이프치히 구시가지로

2020. 8. 13. 06:00독일·오스트리아 2018/라이프치히

라이프치히는 로마 시대부터 두 개의 교역로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었기에

일찍이 도시로 크게 발전한 곳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동독의 도시였고 두 번의 전쟁을 치르고 난 후의 지금의 모습은 조금은 낙후된

모습으로 보이지만, 그전에는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큰 도시였다고 하지요.

 

천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을 Urbs Libzi라고 불렀답니다.

이 말은 처음부터 이곳에 살았던 소수 민족인 소르브족 언어로 라임 나무라는 의미라고

하며 그 후 이곳에 모여 살던 슬라브족은 보리수가 서 있는 곳이라는 의미의 Lipsk라고

불러 지금의 Leipzig로 불렀다고 하니 참 아름다운 이름의 도시였네요.

 

동독의 도시로 통일 독일의 불을 댕긴 곳도 여기고 세계 최초의 신문 발행도

이곳 라이프치히라고 하니 출판업이나 인쇄소가 많았기에 가능했던 곳이지 싶습니다.

예전에 작곡가의 악보가 대부분 라이프치히에서 인쇄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첫인상은 동독지역이라는 선입견이 있어 그런가는 몰라도 조금은 낙후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들엇고 물론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위의 사진에 보이는 호텔 건물은

번화가인 중앙역 앞에 있는데도 흉물스럽네요.

무언지 꼭 집어 이야기하기는 어려워도, 음산해 보이고 우울해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전후 복구가 미뤄져 왔기에 통일이 되었다고

당장 서독 지역처럼 금방 변하지는 않겠지만...

 

플릭스 버스 내리는 터미널은 중앙역(Leipzig Hauptbahnhof)바로 옆에 있네요.

승강장은 이층에 있고 아래층은 쇼핑센터로 복합 목적의 건축물입니다.

이미 이들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100년 전에 이런 복합적인 목적의

상업시설을 기차역에 설치했네요.

 

100년도 더 된 1915년에 만든 라이프치히의 관문이라는 중앙역은 정말 대단한 규모라고

생각되었고 기차역이 하나의 예술공간으로 생각될 정도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때 유럽에서 가장 큰 기차역이었다네요.

 

이런 역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교통의 요지로 중요한 지점이었다는 의미잖아요.

위의 사진 속의 모습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파괴된 모습도 보입니다.

라이프치히 중앙역을 건설한 지 100년 동안 가장 아픈 기억으로 남은 모습이 아니겠어요?

 

3천여 개나 되는 철골조 기둥으로 만든 유명한 기차역 건물은 그 자체가

마치 예술작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현존하는 유명한 철골조 건축물인 에펠탑에 버금간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너무 오버라고요?

 

라이프치히 중앙역은 대단히 큰 아케이드 역할도 함께하고 있는 복합물입니다.

요즈음 우리나라 역사도 이런 쇼핑몰이 함께 있는 복합 건물로 많이 짓지요?

유럽 안에서는 몇 손가락 안에 드는 큰 곳이지 싶습니다.

 

라이프치히 중앙역 남쪽으로 정문에 해당하는 두 개의 똑같이 생긴 문이 있습니다.

오른쪽이 동문이고 왼쪽이 서문인데 두 곳의 출입구 위에 총 12개의 조각상이 올려져

있는데 이는 중앙역을 건설할 당시에 이 도시에서 중요한 직업군을 표현해 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한쪽은 주로 블루칼라인 노동자나 엔지니어고 다른 한쪽은 학자 등 화이트칼라로 각각

여섯 개의 조각상을 두 곳 입구에 만들어 놓았습니다.

언뜻 보면 공산주의 시절에 노동자를 위한다고 만든 조각상으로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정문을 나서면 길 건너 큰 주립공원(Bürgermeister-Müller Park)이 있네요.

공원은 라이프치히의 첫인상이 시원한 느낌을 주네요.

유럽의 대도시는 이렇게 넓은 공원을 시내 한복판에도 만들어 놓아 보기에도 좋습니다

 

도로 건너편의 오베러 공원(Oberer Park)도 있고요.
괴테 거리(Goethestraße)라는 이정표와 바그너라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구시가지 방향으로 어느 길을 따라갈까 생각하다가 보았더니...

괴테라면 우리를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으로 여겨 그래서 유명한 사람의

이름을 딴 길을 따라 가보겠습니다.

 

괴테 거리(Goethestraße)가 끝나는 곳에 왼쪽으로 오페라 분수가 있는 아우구스투스 광장

(Augustusplatz)이 있는데 그곳에 유명한 라이프치히 오페라하우스(Oper Leipzig)가 보이지만,

수리한다고 가림막으로 가려있습니다.

1693년 개관한 아주 오래된 오페라 하우스입니다.

 

유럽에서도 가장 먼저 개관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예술의 전당이라고 합니다.

지금의 모습은 예전 처음 지었을 때의 모습이 아니고 이곳 또한 2차 세계대전 전쟁통에

파괴된 것을 복원했다고 하며 1960년에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새로 지은 건물이라고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은 광장 가운데 오페라 분수(Opernbrunnen)가 있는데

10월이라 가동을 멈추어버렸네요.

 

부근에 위의 사진처럼 황금색 달걀 모양의 조형물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눈에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이 무엇으로 보이십니까?

먼저 제 눈에는 타임캡슐로 보였는데 민주주의의 종(Demokratie glocke)이라고 하네요.

 

전혀 종으로는 보이지 않고 제 눈에 황금 달걀로만 보입니다.
높이가 1.5m라고 하네요.

2009년에 청동으로 만든 것으로 성 니콜라이 교회에서 있었던 민주주의를 염원하며 열렸던 

월요 기도회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조형물로 이곳은 만남의 장소로도 널리 이용되지 싶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매주 월요일 18시 35분에 이 민주주의의 종은 12번 울린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동독 치하에서 자유를 갈구하는 월요 예배가 매주 그 시각에 니콜라이 교회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시작은 1980년 초부터였으나 1989년 10월 9일 시민들까지 합세해

 동독 전체로 번지기 시작되었다고 하고요.

통일 독일의 시작은 이렇게 작은 예배모임에서 시작되었다는 말이네요.

2009년 10월 9일 이 민주주의의 종이 이곳에 세워졌으니

월요 예배가 전국으로 확산한 지 꼭 20년 되는 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