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도바 알카사르(Alcázar de los Reyes Cristianos)

2016. 2. 17. 08:00스페인 여행기 2014/코르도바

 

오늘은 코르도바의 알카사르(Alcázar de los Reyes Cristianos)를 구경합니다.

알카사르는 입장료 4.5유로인가 하지만, 아침 일찍 방문하는 사람에게는 무료로

공개하는데 이곳은 성채 부분과 정원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1328년 카스티야 왕 알폰소 11세의 명령으로 만든 무데하르 양식의 왕궁으로 고딕 양식의

성채, 바로크 양식의 교회, 무데하르 양식의 파티오 그리고 이슬람식 목욕탕이 있는

복합적인 곳으로 원래 이 자리는 서고트족이 세운 성터였고 그 후 무어인의 요새였을

것이며 왕궁의 모습은 마치 성벽을 연상하리만치 난공불락의 요새로 느껴집니다.

 

 

후일 레콩키스타를 마무리 지은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2세 양왕이 거주하기도 한 곳이라죠?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건물의 아름다움은 물론 대항해가 콜럼버스가 이 왕궁에서 양왕을

알현하고 대항해의 계획을 올리고 양왕은 "그대에게 대항해를 허하노라~"라고 했던 곳이지요.

그런 곳이기에 더 유명한지 모르겠습니다.

 

 

이슬람을 몰아내고 만들었지만, 건물의 형태는 이슬람과의 공존입니다.

이슬람 건축의 기본인 정원의 분수를 그대로 도입해 만들었네요.

문화란 이렇게 서로 상충하는 게 아니라 공존하는 게 맞나 봅니다.

 

 

내부에는 로마 시대의 석관과 모자이크 그리고 물의 정원인 이슬람 풍의 모습도 함께

볼 수 있는데 이슬람은 원래 고향이 척박한 사막이라 정말 물을 이용해 정원 가꾸기에

많은 시간을 들였을 겁니다.

그들은 이렇게 정원에 나무 심고 분수 만들고 하는 것이 삶의 행복이었을 겁니다.

 

 

탑에 올라 시내 모습과 과달키비르 강을 바라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사벨 여왕은 알현 후 떠나는 콜럼버스를 이곳에 올라 물끄러미 바라보았는지 모릅니다.

서방님 몰래 말입니다.

 

 

정사각형의 알카스르에는 네 귀퉁이에 모두 감시탑을 세웠겠지만,

지금은 하나가 사라져 버렸네요.

알카사르 지하에는 민족 간 갈등의 잔재가 남은 곳이라 하지요.

 

 

이곳을 되찾은 가톨릭 세력은 무어인을 따라 이곳에 들어온 유대인에게 떠나거나

아니면 가톨릭으로 개종할 것을 명령했답니다.

지금도 뒤에는 그들의 집단 거주지 유대인 거리가 있습니다.

 

 

다시 돌아갈 조국도 없는 유대인은 대부분 개종하여 이곳에 남기를 원했지만,

이를 의심한 이사벨 여왕은 계속 감시하고 의심 가는 사람은 이곳 지하에 감금하고

고문까지 했다고 합니다.

성벽에 올라 성가퀴 사이로 보이는 메스키타의 미나레트 왠지 슬프게만 느껴집니다.

 

 

나라 없는 민족의 설움을 누가 알겠습니까?

종교가 사랑이라고요?

종교란 이렇게 내편 네 편을 갈라 극과 극을 달리나 봅니다.

 

 

그때 이곳을 떠난 유대인은 네덜란드로 많이 이주했나 봅니다.

그들이 모인 암스테르담은 유럽 경제의 중심지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만든 사람이

바로 유대인들의 이주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 싶습니다.

이로써 네덜란드는 세상에 등장하는 계기를 마련해 작은 나라지만,

무역 강국으로 얼굴을 내밀게 되었다지요.

 

 

그들은 그곳에 이주해 만든 게 그 유명한 동인도 회사라 했던가요?

동인도 회사는 인도나 중국 등 아시아 국가와 무역을 함으로 많은 부를

네덜란드로 가져오는 기틀을 닦음으로 국토가 작고 땅이 해수면보다 낮은 네덜란드를

세계 속의 중요한 나라로 만든 것 말입니다.

 

 

대항해시대를 열고 스페인의 전성기를 이끈 콜럼버스가 양왕을 알현하고 승낙을 받은 장소도

바로 이곳이고 과달키비르 강은 이곳을 지나 세비야로 흘러들며 세비야에서 콜럼버스가

탄 배를 띄우고 신천지로 출발한 강이라던가요?

 

 

높지는 않지만, 성벽 망루에 올라 바라보면 주변의 멋진 풍경도

덤으로 구경할 수 있습니다.

 

 

이 도시는 이미 기원전 169년경 로마의 집정관이었던 클라우디오 마르셀로에 의해

도시가 건설되기 시작했다 합니다.

이때가 로마제국이 한창 전성기를 보내던 시기가 아닐까요?

 

 

로마 제국이 멸망하며 그동안 이 지역을 엿보며 지냈던 바다 건너 이슬람 세력...

그중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왕조 출신인 아브드 알라흐만 1세가 756년

이곳 코르도바를 도읍으로 정하고 우마이야 왕조를 세우게 되며

700여 년간 이슬람 문화가 꽃을 피웠다 합니다.

 

 

알라흐만 3세가 통치하던 10세기경에는 이곳의 인구가 100만 명에 이르렀고

모스크만도 300개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합니다.

지금의 코르도바 인구가 30만 명이 조금 넘는다 하니 100만 명의 도시 인구라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코르도바에 모여 살았나 알 수 있겠네요.

 

 

이 정도라면 유럽에서도 가장 번창한 도시가 아니었을까요?

그러나 알카사르 안에는 허물어진 옛 모습 그대로 내버려 둔 곳도 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세상의 힘이란 원래 뜬구름 같은 것.

어느 하나 잡으려 해도 내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설령 내 것이 되었다 하더라도 일시적인 것입니다.

우리 삶 자체가 대나무 숲을 지나는 바람이요, 가을 하늘에 일시적으로

피어오른 구름 같은 것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