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를 타고 사하라 사막 안으로

2024. 7. 15. 03:08모로코 여행기 2024

 

사막이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생소한 자연환경이지요.

누구는 두려움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멋진 공간으로 생각할 겁니다.

 

 

그러나 오늘은 위의 사진에 보듯이 아직 해는 중천에 떠 있는데 마치 저녁과도 같은 느낌이

드는 날씨로 모래바람으로 태양은 희미하고 시야는 짧고 사막은 어두컴컴하게 보입니다.

과연, 이런 날씨에 사막 가운데로 들어가는 투어가 가능할까요?

 

 

투어 진행을 하는 하산의 이야기로는 미친 날씨지만, 물론 가능하다고 합니다.

우리 여행 일정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그럼..... "진행해!!!!!"

이렇게 사막에 대한 호기심이 한창 많을 나이인 70대 젊은이는 사막으로 들어가기로 합니다.

 

 

사막 가운데로 들어가기로 결심한 이유는 아침에 와르자자트를 출발해 여기까지 

500km 가까이 자동차로 고생하며 달려왔기에 그냥 사막 투어를 포기하면

너무 허탈할 듯했기 때문입니다.

 

 

또 오늘 투어를 위해 메르주가에서의 약속 시각을 지키기 위해 다데스 협곡만 구경하고 

팅기르 지역에 있는 토드라 협곡까지 포기하고 왔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토드라 협곡은 메르주가에서 사막 투어를 마친 후 내일 북쪽으로 올라갈 때 다시 내려갔다가

올라가면 되는데 오늘 일정을 마쳐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강한 모래바람 속에서도 낙타는 자세도 흐트러트리지 않고  눈만 껌벅거리며 조용히

앉아있는데 보기에는 대단히 온순해 보이는 동물로 생각됩니다.

오늘 오후 4시에 출발할 투어팀이 제법 많은 듯 많은 낙타가 대기 중입니다.

 

 

오늘 모래바람을 헤치고 우리를 태우고 사막 가운데 있는 숙소까지 갈 낙타입니다.

하산도 이런 날씨가 걱정스러운지 출발 장소까지 따라와 주의사항을 알려줍니다.

아들과 저는 남자이기에 그리 걱정이 되지는 않지만, 집사람이 걱정스럽네요.

 

 

오늘 우리를 태우고 사막으로 들어갈 낙타몰이꾼은 하미드라는 이름을 지닌 

베르베르인입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우리말을 조금 하기는 하는데...

 

 

"꽉 잡아!" "조심해!" 등 간단한 한국어를 하는데 존댓말이 아닌 반말을 하네요.

한국어를 아마도 우리나라 여행자를 통해 배운 듯하지만,

아주 간단한 말만 배웠기에 그러지 싶네요.

 

 

메르주가 하실라비드에 있는 사하라 사막 투어는 많은 전문 투어 업체가 있지만,

주로 한국인은 가장 한국 친화적인 투어업체 두 곳 중 한 곳으로 한다고 합니다.

이곳은 베르베르인이 사는 동네이기에 주민 모두가 베르베르인이라네요.

 

 

이런 험한 날씨에 사막 투어를 나선다는 일은 주로 사막에 사는 베르베르인처럼

아무리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선글라스를 쓰고 젤라바라는 옷을 입어 모래를 막으려고 해도

모래는 귀신같이 제 먼저 알고 머리카락 사이나 눈 그리고 코와 귓구멍까지 들어오더라고요.

 

 

그런데 눈, 코, 귀 모두 오픈되어 있는 낙타는 아무 불평도 하지 않고 얌전하게 기다립니다.

사막의 배라고 부르는 낙타....

옛날부터 정말 사막에는 절대적으로 친화적이고 요긴한 교통수단인 듯합니다.

 

 

투어는 45분짜리와 90분짜리 두 가지가 있는데 오늘 같은 나쁜 날씨에는 90분은

무리라고 생각되어 45분짜리로 하기로 했는데 실제로 목적지에 도착해 보니

1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한참을 가다 보니 바람으로 길이 사라져 버렸는지 하미드는 모래 언덕 아래로 새로운 길을

만든 후 낙타를 끌고 내려가려는데 낙타는 앞발을 딱 버티고 절대로 움직이지 않더라고요.

저런 길에서는 모래가 흘러내리며 미끄러지면 타고 있던 우리도 다칠 텐데...

 

 

사실 타고 있던 우리도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결국, 하미드는 지름길을 포기하고 언덕을 멀리 돌아 이동하기도 했습니다.

위험한 길이 예상되면 낙타는 절대로 그 길로 가지 않는 다는 사실을 오늘 알았습니다.

 

 

투어 중간 즈음에 사막에 오면 누구나 한다는 여러 가지 사진을 찍어줍니다.

투어 가이드 하미드는 우리의 휴대폰으로 전문가처럼 다양한 포즈를 주문하고 찍어줍니다.

한 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닙니다.

 

 

또 어느 장소에 도착해서는 혼자만 아는 비밀장소에 모래 속에 숨겨두었던

스케이드 보드를 찾아와 우리에게 모래 언덕에 올라가 썰매를 타 듯

이끌어져 내려오는 미끄럼놀이를 하라고 합니다.

 

 

은근히 재미는 있는데 스케이드 보드를 들고 다시 올라가려고 하니 고운 모래가 자꾸

흘러 밀려내려 와 걸음을 떼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하게 됩니다.

결국은 모래 언덕을 네 발로 기어 올라가야 하는데...

아무리 호기심 많은 나이라고 하지만, 이 나이에 이게 무슨 짓인지...

 

 

그런데 우리와는 다른 일행은 바로 우리 건너편에 머물며 우리와 같은 썰매놀이를 하고

있지만, 그 팀은 일행이 많아 모두 썰매놀이를 하지 못했는지 우리보다 늦게 도착했지만, 

금세 끝내고 우리보다 먼저 길을 재촉해 떠나네요.

 

 

 

이렇게 한참을 놀다가 다시 출발하려고 하는데 우리 집사람이 더는 낙타를 타기

힘들다고 걸어가겠다고 합니다.

사실, 낙타는 처음 타기에 불편하고 불안하기에 남자인 제 입장에서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난생처음 사막이라는 곳에 와 보았습니다.

물론, 낙타를 타는 것은 물론 가까이서 낙타를 구경하는 것조차 처음입니다.

누구는 모로코 여행은 낙타를 타고 사막 투어를 하기 위해 온다고는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모로코에 왔기에 메르주가를 지나가다가 사막투어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하는 경험이지만, 나이 든 사람에게도 재미있기는 재미있는 액티비티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