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주가 사막의 새벽 풍경

2024. 7. 26. 02:57모로코 여행기 2024

 

이번 모로코 여행은 10월 중순임에도 사막의 밤은 매우 추웠습니다.

밤에 자다가 추우니까 저절로 깨더라고요.

물론, 시차적응 때문이기도 했고요.

 

 

이렇게 뒤척이다 보니 새벽이 온 듯합니다.

침대에 누워 밖의 상황을 살피니 지난밤에 그리도 강하게 천막을 때리던

모래바람이 잠잠해진 듯합니다.

 

 

사실, 사막의 밤은 무수한 하늘의 별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막의 밤은 고요하고 적막감만 든다고 생각했지만,

지난밤에는 천막을 때리는 모래바람으로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사막의 새벽이 궁금하여 밖으로 나왔습니다.

동이 트는 듯 모래언덕 저편에는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머문 숙소 앞에 생명체가 느껴집니다.

 

 

숙소 근처에 무언가 있는 듯하여 플래시를 비춰보니 간밤에 우리를 태우고 사막을 걸어왔던

낙타 세 마리가 밤을 꼬박 새우고 여기서 그냥 노숙을 했나 봅니다.

앉아있는 자리의 모래 모습을 보니 밤새도록 전혀 움직임도 없었던 듯합니다.

 

 

낙타의 이런 온순한 성질 때문에 사막을 오갔던 캐러밴은 그 오래전부터

낙타를 이용해 사막을 다녔나 봅니다.

장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사막을 횡단했던 대상들에게 낙타란 생명줄이었나 봅니다.

 

 

영국에서 왔다는 가족도 사막의 새벽이 궁금했나 봅니다.

사막의 밤은 우리 모두를 깊이 잠들게 내버려 두지는 않나 봅니다.

평생을 살며 이런 사막의 경험은 누구나 처음이 아닐까요?

 

 

그렇게도 우리를 잠못들게 했던 모래바람도

언제 그랬냐는 둥 아주 잠잠한 새벽입니다.

 

 

이제 먼 동이 터옵니다.

해가 떠오르려는 동녁하늘이 보이는 모래 언덕 저 멀리 이미 영국에서 온

가족은 우리보다 더 일찍 해를 맞이하려고 저 멀리까지 갔습니다.

 

 

우리가 머문 숙소 주변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천막을 아용해 숙소를 마련한 캠프가 사막 한가운데 조성되어 있습니다.

많은 낙타 투어를 하는 여행사마다 저마다 자기만의 사막 캠프를 설치한 모습이 보입니다.

 

 

우리가 머물렀던 숙소에는 더위를 막아줄 에너컨도 설치되어 있군요.

사하라 사막 안에서도 자랑스러운 우리의 에어컨입니다.

밤새 제자리를 지키던 낙타도 이제 일어나 하실라비드로 돌아갈 준비를 하나 봅니다.

 

 

동이 터오며 낙타는 어디론가 이동을 시작합니다.

낙타는 밤새 울지도 않고 저 자리를 지키며 밤을 새웠나 봅니다.

 

 

이곳 사하라 사막에 오기 전에 꿈꾸었던 밤의 풍경을 예상한 그림입니다.

이런 별이 빛나는 고요한 사막의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윤동주 시인님의

"별 헤는 밤"이라고 읊조리며 보낼 수 있다고 말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季節(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색여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츰이 오는 까닭이오, 來日(내일)밤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靑春(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追憶(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憧憬(동경)과 별 하나에 詩(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식 불러봅니다.

小學校(소학교) 때 冊床(책상)을 같이 햇든 아이들의 일홈과

 佩(패), 鏡(경), 玉(옥) 이런 異國少女(이국소녀)들의 일홈과 벌서 애기 어마니 된

게집애들의 일홈과 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일홈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ᅋᅮ랑시쓰·쨤」 「라이넬·마리아·릴케」 이런 詩人(시인)의 일홈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北間島(북간도)에 게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우에 내 일홈자를 써보고
흙으로 덥허 버리엿습니다.

따는 밤을 새워 우는 버레는 부끄러운 일홈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一九四一、十一、五.)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우에 파란 잔디가 피여나듯이
내 일홈자 묻힌 언덕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게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