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의 세월 동안 피고 지는 장미 이야기

2024. 8. 7. 03:00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발길 머물렀던 곳

 

인간에게 천 년의 세월이란 정말 오랜 시간이지요.

이는 우리가 흔히 억겁의 시간을 말할 때 천 년이라는 세월을 입에 올리잖아요.

역사적으로도 천 년을 지속한 왕조도 세계적으로 손가락을 꼽을 정도가 아니겠어요?

 

 

위와 아래의 2장의 사진에서 보듯이 힌두교 창조설화에 등장하는 악신인 아수라와

선신인 데바가 서로 힘을 합쳐 젖의 바다 휘젓기라는 유해교반을 통하여  영원불사의

생명수 암리타를 만드는 시간이라고 하기도 하지요.

 

 

이렇게 종교적으로도 오랜 시간을 의미할 때 천 년이라는 세월을 일컫기도 하네요.

하물며 천 년을 한결같은 모습으로 살아있는 생명체를 본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지 싶은데

오늘 여러분에게 천 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키며 살아온 장미 한 그루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바로 성당의 벽을 타고 오르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장미 넝쿨입니다.

이곳은 독일의 힐데스하임 대성당(Hildesheim Cathedral:St. Mary's Cathedral) 안뜰의

풍경으로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위의 사진은 천 년이나 피고 지는 장미 넝쿨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성당은 힐데스하임에 있는 두 개의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라고 하는 힐데스하임 대성당(Hildesheim Cathedral)입니다.

천 년의 장미가 자라는 곳은 바로 872년에 건축한 힐데스하임 대성당 안에 있는 정원입니다.

 

 

이곳 힐데스하임 대성당의 스타는 다름 아닌 장미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이곳에 찾았을 때가 10월이라 계절이 계절이니만치

장미꽃은 모두 지고 말았더라고요.

 

 

이곳의 장미는 밀레니엄 장미 넝쿨(Tausendjähriger Rosenstock)이라고

부르는 대단한 장미라고 하네요.
천 년의 장미라는 것입니다.

 

그럼 먼저 천 년의 장미에 대한 이야기부터 들어볼까요?

이렇게 아름다운 힐데스하임도 히틀러가 일으킨 전쟁에서 연합군의 폭격으로

온전하게 살아남지는 못했답니다.

 

 

온 도시가 연합군의 폭격에 잿더미로 변했고 온 시민은 그 참혹한 모습을 망연자실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살아남았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냐는 고민에

휩싸였다는데 그때 잿더미로 변한 도시에서 대성당 안뜰에 장미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는데

이 장미 넝쿨은 천 년 전 성당 건물을 처음 지을 때 함께 심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안뜰에는 장미의 정원을 꾸몄기에 많은 장미 넝쿨이 자라고는 있었지만요.

천 년이 흐른 장미도 잿더미 속에서 다시 생명력을 보이는데

인간이 하물며 주저앉을 수는 없지 않겠어요?

장미 넝쿨은 대성당 주제단 뒤 외부 벽을 타고 자라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에 미치자 다시 용기를 내어 힐데스하임의 모든 시민은 도시를 살리는 데

앞장서기 시작해 아름다운 힐데스하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지금의 힐데스하임은 바로 천 년의 장미가 일군 모습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힐데스하임이 전쟁의 폐허 속에서 지금 독일의 아름다운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 힘은

오직 대성당 정원에 핀 장미 때문이었습니다.

그냥 지나칠 많은 식물 중 하나인 장미 때문에 말입니다.

 

 

세상에 많은 장미가 피고 지지만, 힐데스하임의 장미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특별함이 있습니다.

도시를 살렸고 주민들이 다시 일어설 힘을 준 것입니다.

작고 보잘것없는 장미 한그루가 말입니다.

 

 

힐데스하임은 장미의 도시입니다.

대성당에 있는 천 년의 장미는 시내 곳곳에 그 손자를 퍼뜨려

온 마을을 장미의 도시로 만들었습니다.

 

 

힐데스하임의 거리를 걷다 보면 위의 사진에 보듯이 장미 문양이 보입니다.

보도블록에 도자기로 장미 문양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장미만 따라 걸으면 힐데스하임의 주요 구경거리는 모두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힐데스하임의 가이드는 바로 장미 가이드였습니다.

이는 힐데스하임이 천 년의 장미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는 표식이기도 하지요.

힐데스하임이 장미이고 장미가 힐데스하임이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