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기행(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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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커우에서 보저우로
2012년 11월 26일 여행 39일째 오늘 우한의 한커우를 떠나 보저우로 갑니다. 사실 우한에서는 더 머물며 주변을 구경할 수 있었지만, 마눌님도 아프고 그냥 집에 가고 싶어졌기 때문에 떠납니다. 우선 아쉬운 것은 명색이 삼국지 기행이라고 떠났지만, 삼국지 중 최고의 장면인 적벽대전이 벌어진 적벽을 다녀오지 못했습니다. 삼국지 최대의 전투라는 적벽도 여기서 멀지 않은 곳이라 쉽게 다녀올 수 있다고 하더군요. 여행이 어디 이번 한 번으로 끝나나요? 다음에 다시 오게 되면 갈 곳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남겨두렵니다. 원래 출발할 때는 무척 의욕적으로 많은 계획을 해보지만, 어설픈 여행자는 마지막이 되면 이렇게 흐지부지... 한커우에서 보저우(亳州 : 박주)까지는 445km로 서울 부산보다도 먼 거..
2014.07.30 -
천하강산 제일루
위의 사진은 황학루 5층에 오르면 볼 수 있는 10폭의 대형 벽화라고 합니다.제목이 강천호한(江天浩瀚)으로 장강의 넘실거리는 파도를 상징적으로 나타냈으며 황학루의 변화를 아주 생생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는 대형 벽화랍니다. 이 앞에 서면 정말 장강의 한가운데 서서 그 소용돌이를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그러나 사실 장강은 바람이 없는 날이면 그냥 밋밋한 강이었습니다.장강이 태평양 한 가운에 있는 것도 아니고 저런 소용돌이는 과장된 모습이 맞습니다. 황학루는 밖에서는 5층으로 보이지만 실제 안에서는 9층 형식으로 이루어졌다는군요.황학루를 중심으로 양옆에는 주천과 난홍이라는 두 누각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네요.황학루는 악양루와 등왕각과 더불어 중국의 삼대 명루로 꼽힌다 하네요.그냥 바라만 보아도 ..
2014.07.25 -
황학루(黃鶴樓)에 올라...
오늘은 우한 황학루를 구경하렵니다.황학루(黃鶴樓)라고 하면 워낙 유명한 누각이기에 우한의 랜드마크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 싶습니다.이미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누각일 겁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정원에는 1999년 새 천 년을 기념하기 위한 거대한 동종을 제작해 걸어놓았다 합니다.그 종의 무게만 21t으로 종을 매단 누각은 활기찬 기운을 뜻하는 봄 춘(春) 자 모양으로 장식돼 있다고 합니다. 조금 가까이 당겨볼까요?어때요?봄 춘(春)자가 확실히 느껴지시나요?이게 왜 봄 춘(春)자냐고 佳人에 따지지 마세요.그러나 오늘은 가을이라 사진 속의 모습은 봄의 색깔이 아니라 추색이 완연하네요. 종만 보면 그냥 동종입니다.새 천 년을 기념하려고 만든 종이지만, 천 년의 세월이 또 지나면 이 또한 위대한 유산이 될..
2014.07.23 -
지음(知音) 그리고 백아절현(伯牙絶絃)
백아절현(伯牙絶絃)이라는 말은 백아가 줄을 끊었다는 말로 그 의미는 참다운 벗의 죽음을슬퍼한다는 의미가 되기도 하지요.거문고를 잘 타는 백아(伯牙)가 그의 거문고 소리를 좋아하던 종자기(鍾子期)가 죽자거문고 줄을 끊어 버리고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는 데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이 말의 출전은 열자(列子)의 탕문편(湯問篇)이라고 하더군요. 오늘은 그런 이야기가 있는 우한의 고금대라는 곳을 구경합니다.위의 사진을 보니 고금대에는 佳人이 온다고 벌써 백아가 거문고를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은데 오늘의 이야기는 이번 여행의 테마와는 무관한 곳입니다.삼국지기행이라고 정하고 출발했지만, 두서없이 다녔고 무관한 곳도 다녔습니다. 백아절현이라는 말은 워낙 유명한 고사이기에 이곳 우한에 고금대를 만들어 놓았고원래 이..
2014.07.21 -
우한(武汉 : 무한)으로 가는 길
2012년 11월 25일 여행 38일째 오늘은 징저우를 떠나 우한(武汉 : 무한)으로 갑니다. 원래 계획은 오늘 하루 이곳에 더 머무르며 구경하려고 했지만, 어제 밤늦게까지 형주성 안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다 보니 거의 본 듯하여 더는 머무를 필요가 없을 듯하여 다음 여행지로 떠납니다. 이제 벌써 우리 여행을 시작한 지 38일째... 점차 처음 출발 때의 열정은 서서히 사라지고 자꾸 게으르고 편한 것만 추구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함께 여행을 하다 보면 동행이 힘들어하면 같이 힘들어지고 집에 빨리 가고 싶어집니다. 이번 여행은 함께한 사람은 별로 흥미없는 여행이었나 봅니다. 7시에 숙소를 떠나 바로 길 건너 터미널 앞 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몇 정류장 되지 않은 기차역에 도착합니다. 징저우 기차역은 새로 ..
2014.07.09 -
징저우(荊州:형주)의 밤은 깊어가고...
징저우(荊州)는 유비에 있어 약속의 땅이었고 또한 저주의 땅인 셈입니다.같은 장소라도 이렇게 천당과 지옥이 될 수 있나 봅니다.유비가 제대로 된 성을 얻어 당시 군벌로 안팎으로 대우 받고 행세하게 된 근거지가 바로 징저우 성이었고 촉한을 세우는 근본이 된 곳이 바로 징저우 성이라고 해야 하지 않겠어요?이때까지는 희망의 땅이었습니다.마치 쌍무지개 뜨는 황홀한 미래를 그린 곳이지요. 그리고 유비가 천하 통일의 대업을 물거품으로 돌리게 된 이유도 징저우 성을 지키던 관우가 지키라는 성은 지키지 않고 군사를 끌고 밖으로 싸돌아다니다가 오나라 여몽의 협공을 받고죽으며 장비도 유비도 모두 사망으로 이르게 한 곳도 여기이기 때문에 저주의 땅인 셈이죠.지키라고 할 때 지키기만 하면 될 텐데... 골목대장 놀이라도 하..
2014.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