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 경기장(Circo Romano) 그리고 벤허

2015. 8. 21. 08:00스페인 여행기 2014/메리다

 

위의 사진은 마차 경기장(Circo Romano)이라는 곳, 한가운데 서서

한쪽 방향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축구장으로 치면 축구 경기가 열릴 때 시축을 하는 중앙 센터 서클 부근이라는 말입니다.

정말 끝이 까마득하네요.

저 멀리 보이는 오벨리스크가 작아 보입니다.

지금 반쪽만 보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잠시 박물관 안을 들러보고 있으려니까 여직원이 우리 보고 위로 올라가 보라고 합니다.

건물 위로 올라가는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그곳에는 옥상이 있네요.

박물관 옥상은 바로 전망대 역할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정도 높이에서 전체를 볼 수 있으니 그나마 좋아 보입니다.

 

 

헉!!! 정말 대단한 곳입니다.

마차 경기장이 엄청나게 크기에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파노라마 사진으로도 모두 담을 수 없는 엄청난 곳입니다.

가운데에는 분리대가 있었을 듯합니다.

 

 

옥상에 설치한 마차 경기장의 안내판입니다.

뭔 소린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대강 위에 보여드리는 그런 명칭이지 싶네요.

아마도 마차 경기장의 구조물에 대한 설명이지 싶습니다.

 

 

전체 길이가 417.3m이고 폭이 112m라고 합니다.

워낙 크다 보니 카메라 파노라마 기능으로는 한 프레임 안에 잡을 수 없습니다.

이 정도의 크기라면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큰 마차 경기장이 아닐까요?

지금 올림픽이 열리는 국제규격 경기장의 두 배가 된다는 말이 아닌가요?

 

 

그래서 휴대전화의 파노라마 기능을 이용해 잡아보았습니다.

사진의 품질은 떨어지지만, 180도를 구현하니 휴대전화의

파노라마 기능이 더 넓게 보여주네요.

이 사진도 마음에 안 드시죠?

오른쪽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요.

어찌 佳人의 사진이 마음에 드시겠어요?

그래서 다시 마음에 들게 좌우로 나누어 잡아보았습니다.

먼저 전망대에서 바라본 왼쪽의 모습입니다.

 

 

이번에는 오른쪽의 모습입니다.

이제 마음에 드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풀밭만 바라보고 무슨 마음에 들겠냐고 하시겠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익히 알려진 벤허의 장면이 생각나는 곳이잖아요.

 

 

옥상의 용도는 바로 전망대의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비록 높지는 않지만, 마차 경기장의 전경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이제 걸어서 마차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경기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어때요?

족구 한 게임 생각나신다고요?

모두 본다 한들 그냥 잔디로 덮인 운동장이고 예전에 관중석의 역할을 했을

콘크리트가 흉물스럽게 폭격을 맞은 듯 어지럽습니다.

그래도 규모를 짐작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네요.

 

 

반대편도 볼까요?

저 끝에 보이는 유적이 아까 이쪽으로 올 때 지나친 산 라사로 수도교입니다.

마치 성벽처럼 느껴지네요.

 

 

이번에 보이는 곳이 바로 관중석이었을 겁니다.

스탠드로 사용했던 돌은 아마도 주변에서 집을 지으려고 가져갔을 겁니다.

중국의 만리장성은 지금도 그렇게 사라지고 있잖아요.

 

 

한가운데는 영화에서나 보았던 그런 구조물이 있었을 기초만 보이네요.

그 위에 올라 사방을 둘러봅니다.

 

 

이번에 보이는 구조물은 배수시설이었을 겁니다.

이들은 이렇게 경기장 내부에 배수시설까지 하고 놀았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가만히 눈을 감고 그때의 환호성을 느껴봅니다.

그냥 푸른 들판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얼굴을 간지럽힙니다.

 

 

이런 곳을 네 마리 말이 끄는 마차를 탄 기수가 10명이나 한꺼번에 먼지를 날리며

달렸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시계 반대방향으로 말입니다.

정말 상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곳입니다.

벤허에서는 물고기를 걸어두었지만, 이곳 메리다는 이런 말을 걸었을 것 같습니다.

한 바퀴 지나가면 하나씩 고개를 숙이며 남은 바퀴를 알려주는 그런 신호 말입니다.

 

 

흥분한 관중의 함성이 들리고 기수의 거침 호흡과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지 않습니까?

佳人 혼자만 들린다고요?

佳人이 벤허라는 영화에 너무 깊게 들어갔나 봅니다.

그래도 이런 곳에 서면 그런 상상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어요?

왜?

그냥 바라만 보면 아무도 없는 조용한 풀밭뿐인걸요.

 

 

메리다는 당시에 무척 도시 규모가 크고 주민도 제법 많았나 봅니다.

그러니 수도교 하나로 부족해 다른 식수원을 개발해 이 수도교를 통해 물을 끌어오지 않았을까요?

 

이곳 전차 경기장의 규모는 그 크기를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대단히 큰 곳입니다.

이곳 경기장의 수용 인원이 3만 명이라 합니다.

관중석이 나지막해서 그렇지 스탠드만 높이면 잠실운동장의 10만 명 수용 인원을

훌쩍 넘기지 않겠어요?

 

 

말이 3만 명이지 사실을 더 많은 사람을 수용했지 싶습니다.

관중석의 높이는 지금 모두 사라지고 그 흔적만 남았기에 사실은 10만이 넘을 수도 있겠네요.

지금 메리다 인구가 5만 명이 조금 넘는다 하니 3만 명을 수용했다 하더라도 당시

이런 경기장을 가진 메리다라는 도시는 도대체 인구가 얼마였다는 말일까요?

미루어 짐작간데 메리다는 로마 속주의 도읍답게 엄청난 규모의 도시가 분명했을 겁니다.

 

 

로마가 아닌 곳에 만든 마차 경기장 중 유명한 곳이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히포드롬(Hippodrome)이 있지요.

용도는 마차 경주나 경마도 하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이스탄불에 있는 마차 경기장은 모두 사라지고 그 터가 있던 곳이라고만 하더군요.

정말 상상뿐이었지 싶네요.

 

 

그러나 여기는 제대로 유적이 남아있는 곳입니다.

더군다나, 이베리아 반도에 남아있는 유일한 마차 경기장이 여기일 겁니다.

그렇기에 유적으로서의 가치는 대단하고 할 수밖에요.

그것도 아주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어 당시의 모습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도 표를 끊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지만, 통합권을 사면 포함된 곳이죠.

사실 철망으로 둘러싸여 그냥 바라보아도 되는 곳입니다.

다만 표가 있으면 시르코 로마노 안에 들어가 경기장을 두 발로 밟아볼 수 있다는 것이고

경기장 입구에 있는 사무실 안에 자료도 구경할 수 있는 점이 좋고요.

 

 

사무실 옥상에 올라가면 전망대를 만들어 조금 높은 곳에 올라

전체 경기장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점이 좋습니다.

이곳도 근무시간이 철저해 오전과 오후는 1시 30분부터 4까지는 문을 닫고

4시 이후나 돼야 문을 엽니다.

이 사람들은 워낙 쉬는 시간 개념이 철저해 봐주는 것도 없을 겁니다.

메리다는 위의 사진처럼 이렇게 길을 걷다 보면 유적 더미를 쉽게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전차 경기장을 우리가 로마의 전유물로 생각하지만,

사실 그리스에서부터 시작된 경기였다고 합니다.

당시 어른들이 무얼 하고 놀았을까요?

아!! 심심해

그래요, 심심하니 이런 경기장이나 만들고 경마나 마차 경기나 하고 놀았을 것 아니겠어요?

이런 곳은 실제 경기가 열려야 재미가 있지 이런 유적을 찾아와 바라보는 일도 심심합니다.

이럴 경우는 무조건 영화를 상상하세요.

바로 벤허 말입니다.

 

 

메살라와 유다 벤허의 마차 경기를 상상하면 디따 재미있습니다.

박진감도 있습니다.

비겁한 메살라는 자기 마차 바퀴에 쇠로 된 톱날 같은 흉기를 끼워

옆에 붙는 경쟁자의 마차를 하나씩 부숴버립니다.

그리스 전차라고...

원래 영화란 악역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재미가 있고 그 사람은 결국,

죗값을 치러야 더 재미가 있잖아요?

그런 사람이 마지막 벌을 받아 죽어갈 때 관중은 박수까지 치잖아요.

잘 죽었다고...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다.

본래 땅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바로 길이 되는 것이다.

"루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