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14. 08:00ㆍ스페인 여행기 2014/메리다
원형 경기장 구경을 모두 끝내고 옆으로 이어진 출구를 따라 밖으로 나가니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로마 극장이 나타납니다.
로마가 아닌 곳에서 이런 광경을 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메리다에서 그 모습을 보게 되었네요.
어때요?
대단한 광경이 아닙니까?
우선 지도를 통해 두 곳의 위치를 먼저 보고 갑니다.
이곳에는 입구 건너편에 로마 박물관이 있습니다.
원래 박물관이 있는 그 지역은 로마인의 집단 거주지였다고 합니다.
건물의 지으려다가 땅을 파다 보니 유적터가 발견되어 그 위에 박물관을 지었다나요?
메리다와 인근에 발견된 유물을 전시하고 있답니다.
박물관은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은 무료입장이 가능하고 월요일은 휴관이니 참고하세요.
우리는 나중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시간이 없어 안타깝게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원형 경기장과 로마 극장은 두 곳이 붙어있네요.
위의 사진은 제일 높은 객석에서 무대를 바라본 모습입니다.
이런 형태는 로마 시대에 생긴 모습이죠.
원래 원형극장이라고 부르는 이런 형태의 공연장은 그 모습이 둥근 원형에 가까워
원형극장이라고 불렀다지요?
그러나 그리스에서 시작한 공연장이 로마로 넘어오며 원형이 반으로 나눈 모습의
반원형 극장으로 변형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객석과 무대 사이에 위의 사진에 보이는 작은 반원형의 공간인 오케스트라가 있고 그 뒤로 무대가
있고 오케스트라는 요즈음 관현악단으로 이해되지만, 원래 고대 그리스에서는 위의 사진처럼
연극 무대 앞의 공간으로 "춤추는 마당"이라는 의미의 공간을 지칭하는 말이라 합니다.
그리고 무대 뒤로 보이는 신전 형태의 구조물이 스케네(Scene)라고 불렀다는데 이게 지금 영어로
장면이라는 의미인 신(Scene)의 어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스케네의 역할은 무대 뒤에서 의상을 갈아입거나 대기 장소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로마로 접어들며 이런 제사 형식이 공연장소로 바뀌며 지금의 극장 형태로 되었지 싶네요.
이른 아침이라 아직 해가 높이 올라오지 않아 그림자가 생겨 파노라마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좌우 객석의 모습까지 모두 넣어 보여드리고 싶지만, 이게 한계입니다.
이런 형태는 처음 그리스에서 시작할 때 신에 대한 제사 용도로 시작하며 오케스트라 가운데
제단을 마련하고 제사 의식으로 노래하고 춤을 추던 것이 원형극장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지금의 무대는 당시 제사 의식의 분위기를 돋우는 백 댄서나 백 코러스의
역할을 하던 사람들의 무대였다지요?
여기는 조금 전 보았던 검투사들의 원형 경기장과는 달리 객석의 모습도 제법 온전하게 남아있습니다.
위의 사진이 객석 제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입니다.
이렇게 메리다에는 로마 극장인 원형극장의 모습이 완벽하게 남아있다는 점입니다.
로마에 가지 않아도 이런 완벽한 로마 극장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이제 아래로 내려가 볼까요?
내려가는 계단은 객석 아래로 터널처럼 만들어 놓았습니다.
물론 좌석 사이로 내려갈 수도 있지만...
이는 당시 공연 중 다른 관객을 방해하지 않고 이동하려는 배려로 생각되네요.
로마 극장은 반원형 극장으로 이곳에서는 오데온(odeón)이라고도 하더군요.
우리가 이야기하는 오디오나 오디토리움이라는 단어가 여기에서 나온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곳 극장은 기원전 24년에 만들었으며 6천 명을 수용하는 규모라 합니다.
6천 명을 수용한다고 하면 극장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가늠되세요?
잠실 실내체육관보다는 작지만, 장충체육관보다는 더 많은 사람을 수용하는 곳이네요.
이게 기원전에 만들었다고 하니 기가 막힙니다.
위의 사진은 메리다 극장에 있는 상상도를 찍은 사진입니다.
당시 무대를 바라보고 객석의 모든 좌석은 이용자가 엄격하게 구분되어 있습니다.
무대 앞으로 반원형의 연주석이 있고 바로 그 앞이 역시 나리들의 좌석과
기사들의 좌석인 특 S석이라고 봐야겠죠?
그다음이 어린이와 교육자를 위한 자리와 군인과 참전 용사와 로마 시민 중 기혼 남성의 자리가
특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다음이 로마 시민으로 일반석이라고 봐도 되겠네요.
그다음 뒤로는 일반 객석과는 분리해 별도의 통로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구역으로
외국인이나 노예를 위한 자리가 있고 제일 뒤에 여성 전용 좌석이 보입니다.
당시 로마에는 여성부가 없었나 봅니다.
방금 佳人이 들어온 문이 노예들을 위한 좌석이 있는 통로로 들어왔습니다.
아!! 역시 모태 노예이기에 노예근성이 아직도 남아있어 저절로 그 문을 통해 들어왔습니다.
여기 로마 극장은 남녀가 유별하고 반상의 법도를 엄격하게 적용했나 봅니다.
젠장!!! 예술의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로마 사회는 출생부터 아주 엄격하게 제한된 폐쇄된 사회였다네요.
이렇게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로마 극장을 설계할 때부터 신분에 따른
좌석배치까지 법률로 정했다 하니...
이렇게 로마 법률에 관중 좌석의 영역까지 구분한 것은 대단히 특이한 현상입니다.
공연 중 생길 수 있는 잡음까지 생각하고 색깔의 혼합까지 염두에 두고 심지어 냄새까지 예상해
좌석배치를 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으로써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것까지 미리 대비했다는 말이 아닌가요?
이런 내용을 당시 로마의 작가였던 호라티우스(HORACE)가 기록에 남겼던 글이 생각납니다.
"공연장의 건축은 공연자의 소리가 관중의 소음을 압도하고 극장의 반영까지 고려해
건축되었다."라고 호라티우스는 작가의 입장에서 음향이라든가 객석의 반응 등
많은 부분이 고려되어 공연장이 만들어졌다고 극찬을 했다네요.
지금 생각해도 대단한 경지에 도달한 모습이 그려집니다.
지금 이곳 메리다에 사는 원주민은 그들 스스로를 대단히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로마인의 후손이기 때문이죠.
로마의 퇴역병이 만든 도시에 지금까지 살고 있으니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로마 극장은 옆에 있는 원형 경기장과는 달리 출입이 자유롭지 못했다 하네요.
남자와 여자가 함께 들어갈 수 없었고 신분이 낮은 노예나 일반인도 출입이 쉽지 않았나 봅니다.
아무래도 죽고 죽이는 모습보다는 교양이 요구되어서 그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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