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크네스를 떠나 볼루빌리스(Volubilis)를 향하여.

2024. 9. 9. 03:00모로코 여행기 2024

 

메크네스라는 도시는 여행을 떠날 때 방문하려고 준비했던 곳이 아니었습니다.

이프란이라는 휴양도시에 하루나 이틀 정도 쉬었다가 가려고

찾아갔으나 생각하지도 못했던 문제가 생겨 근처 도시를 찾다가 온 곳입니다.

 

 

우리 속담에 꿩보다 닭이라는 말이 있지요?

최선이 아닌 차선으로 선택한다는 의미겠지만, 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메크네스는 닭이어야 하는데 사실은 꿩이었고 그만큼 좋았던 곳이었지요.

 

 

여행이란 이렇게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 생길 수 있지요.

전혀 알지도 못했고 생각하지도 못한 도시인 메크네스는 이렇게 우리 마음에

깊이 파고 들어와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위의 사진 속의 인물이 바로 오늘의 메크네스를 만든 물레이 이스마일이라지요.

이 사람 덕분에 메크네스의 좋은 인상을 남기고 떠납니다.

우리에게 닭을 꿩으로 만든 술탄인 셈입니다.

 

 

이제 오래된 모로코의 역사 도시인 메크네스에서 1박을 한 뒤 페스(Fez)로 떠납니다.

숙소에서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고 페스로 가려고 하는데 그런데 숙소에서 어디로 갈

예정이냐고 물어보네요.

 

 

그래서 페스로 가려고 한다고 이야기하니 근처에 대단히 근사한 볼루빌리스라는

로마 유적지가 있다고 귀띔해 주어 잠시 우리끼리 고민을 했습니다.

우리는 차를 렌트해 다니니 교통상 아무 문제가 없고 그리 먼 곳도 아니라고 하니까요.

 

 

사실 전혀 알지도 못한 메크네스에 와서 계획했던 이프란보다 느낌이 더 좋았는데

페스로 가는 길에 잠시 이런 곳이라면 들렀다 가도 좋지 싶더라고요.

이번에는 꿩대신 닭이라는 말은 아니고 그냥 덤이지 싶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우리가 예상했던 계획대로 이루어진 게 얼마나 될까요?

때로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고 기대하지도 않았던 일이 우리 앞에 닥칠 수 있잖아요.

여행 중에도 이런 일이 가끔 일어납니다.

 

 

그렇기에 어쩌면 이런 일이 우리에게는 예상하지 못했지만,

오히려 행운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요.

그렇기에 우리는 아직은 살아갈만한 세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숙소에서 알려준 볼루빌리스(Volubilis)라는 곳을 구글지도를 통해 위치를 검색해 보니 

그리 먼 곳이 아니기에 이곳을 들렀다가 오늘의 목적지인 오른쪽에 보이는

페스로 가도 우리 일정에는 크게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여 들렀다가 가려고 합니다.

 

 

자동차를 렌트해 다니다 보니 이런 점은 무척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예습을 하고 사전 정보도 메모하며 계획 후 떠납니다.

대중교통만을 이용해 여행하다 보면 교통편 때문에 언제나 짜인 계획에 따라 움직이잖아요.

 

 

출발하기 전 배낭여행의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다녀야지 했지만,

언제나 그것은 계획이었고 실제로는 계획의 노예가 되어 충실하게 따르는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랄 때도 많지요.

여행이나 살아가는 일이나 크게 다르지는 않지 싶습니다.

 

 

구글 지도에서 내비게이션을 켜고 출발합니다.

지도에서 아래에 보이는 메크네스로부터 오늘 목적지 볼루빌리스까지의

거리는 27km 정도이고 시간은 32분으로 나오네요.

 

 

이 정도라면 잠시 아침 식사 후 잠시 산책한다는 마음으로 다녀올 수 있는 거리가 아닌가요?

오늘도 전혀 계획하지 않았던 곳을 향하여 떠납니다.

여행이란 처음 출발 전 계획을 많이 하게 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사를 따라가는 패키지여행이라면 전혀 계획하지 않고 떠나도

크게 문제 될 것은 별로 없지만요.

나이가 들어서 떠나는 자유여행은 사실 마음의 부담을 크게 안고 떠나기에

아무래도 준비를 많이 하게 됩니다.

그래도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리라 굳게 믿고 출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