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의 부즐루드 문을 지나 메디나 안으로...

2024. 10. 7. 03:00모로코 여행기 2024

 

아주 멋진 문이 보입니다.

우리 같은 비전문가가 보아도 동서양 양식과는 전혀 다른 이슬람식 문이지요.

이 문은 페스에 있는 18개의 문 중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부즐루드 문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모로코의 수도역할을 했던 곳이 바로 페스가 아니겠어요?

그러다 보니 새로운 왕조가 생길 때마다 다른 지역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이곳 페스에

왕궁을 세우려고 먼저 왕조의 왕궁은 내버려 두고 부근에 새롭게 왕궁을 세웠다지요.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혼돈의 미로와 같은 9천 개가 넘는다는

페스의 골목길로 들어갑니다.

숙소를 드나드는 골목길은 여러 번 오갔지만, 역시 적응이 쉽지 않고 난해합니다.

 

 

이런 골목길은 바로 지금까지 페스를 지탱해 온 그런 힘이 아니겠어요?

바로 페스를 대표하는 단어에는 많은 것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우리 같은 여행자의 정신을 쏙 빼놓는 골목길이지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갔으며 그 사람을 따라 돈도 재화도 함께 이동했을 겁니다.

세월도 흘렀고 바람 또한 사람과 함께 이동했을 것이니

우리도 오늘 바람처럼 페스의 골목길 탐험을 시작합니다.

 

 

우리가 페스라고 하는 도시에는 역사적으로 왕조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도읍을 정했다는데 하필이면 모두 이곳 페스에다가 정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페스 안에 왕궁이 3개 지역에 자리했었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왕궁의 건축시기가 1404년이라고 출입문에 새겨있네요.

아마도 최초의 왕조였던 이디리스 왕조와 알모라비드 왕조에 이어 세 번째 페스를

왕도로 삼았던 마린 왕조시기에 술탄이 살았던 곳으로 생각됩니다.

 

 

세월이 흐르며 이제는 모두 합쳐져 하나의 도시가 되었으며 특히 메디나가 있는

지역이 제일 혼잡하고 정신이 없지만, 중심지라고 봐야겠지요.

그러니 이곳 페스는 땅의 기운이 왕을 배출하는 힘을 지닌 곳인가 봅니다.

 

 

그러나 땅의 힘이 다한 곳은 위의 사진처럼 그들이 살았던 왕궁이

허물어져 애잔한 마음이 들게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원래 세상의 기는 한 곳으로 모여들었다가 다시 흩어지고 다시 모이고...

 

 

따라서 페스의 메디나는 이슬람권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고

예전모습을 가장 잘 보존된 역사도시라고 하지요.

역사적으로도 유서 깊은 곳이라 1981년 유네스코에서도 세계유산으로 지정했다네요.

 

 

1921년 행정수도가 이곳 페스에서 지금의 수도인 라바트로 이전하고 난 후 

많은 주민이 카사블랑카나 다른 대도시로 이전하며 한때 도시 규모가 축소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해 제2의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 사는 주민은 카사블랑카에 이어 모로코에서는 두 번째로 인구가 많지만,

내륙도시로는 모로코에서는 가장 많은 주민이 모여사는 곳이지요.

아무래도 지리적으로나 사람이 살기 좋은 강을 끼고 있고 기후도 좋기 때문이겠지요?

 

 

그렇기에 페스는 모로코의 정신적으로나 종교적으로 볼 때 중심적인 역할을 하기에

모로코의 정신적인 고향이라고 부른답니다.

또, 천 년의 세월을 간직한 미로의 도시라고도 부른다네요.

 

 

페스는 한때는 마라케시와 쌍벽을 이루고 경쟁하며 살았지만,

결국은 마라케시에 자리하고 살았던 왕조를 무너뜨리고 통일하면서 

모로코 땅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니기도 했겠지요.

 

 

아틀라스 산맥 기슭에 자리한 마라케시는 페스보다는 늦은 시기인 1062년에서야

베르베르인에 의해 알모라비데 왕국이 건설한 곳이라고 합니다.

모로코 땅에서는 페스에 이어 두 번째로 왕의 기운을 받아 생긴 도시지요.

 

 

그러나 13세기에 페스에 자리했던 마리니드 왕조에 의해 정복되고 말았다네요.

물론, 마라케시도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이슬람 문화를 꽃피우고 지금까지

계승발전시켜 페스와 비슷한 모습인 붉은색의 미로의 도시가 되었지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모로코에는 왕조가 생기며 도읍을 정했다는 4곳의 황도(皇都)가 있다네요.

황도라고 하면 노란 복숭아가 아니라 왕이 거주했던 도시를 의미하지요.

페스가 가장 오래된 황도였고 그다음 마라케시, 메크네스 마지막으로

지금의 모로코 왕이 거주하고 있는 라바트를 일컫는다고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