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곡괭이의 도읍지 페스

2024. 10. 11. 02:55모로코 여행기 2024

 

모로코 중북부 산악지대에 자리 잡고 있는 페스라는 도시...

천 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구한 전통을 지닌 모로코의 대표선수라고도 할 수 있지요.

이슬람 문화의 중심지이며 미로의 도시라는 페스를 오늘부터 찾아보렵니다.

 

 

페스는 영어표기로 Fez라고 하고  영국어로 Fes 프랑스어로 Fès 혹은 Fas라고 하는데

이 말은 곡괭이를 뜻하는 아랍어에서 왔다고 하는데 오래전에 이 도시를 만들 때

황금 곡괭이로 땅을 파는 바람에 그리 정해졌다고도 합니다.

 

 

이후 이 도시 페스를 중심으로 여러 왕조가 일어나고 사라지며 오랜 세월

대부분 페스를 근거지로 흥망성쇠를 되풀이했다고 하는데 따라서

이곳에 터를 잡는 왕조마다 지금의 페스 메디나가 있는 지역 부근을 도읍으로 정했다네요.

 

 

이는 페스라는 지역은 모로코에서도 땅의 힘(地氣) 좋다는 의미로 페스의 여기저기에

신도시를 건설하며 세력을 키우는 바람에 지금의 페스는 이런 지역 모두를 아우르며

카사블랑카가 최대의 도시로 올라서기 전까지는 하나의  대도시를 이루게 되었답니다.

 

 

또 다른 말은 처음 이곳에 도시를 세울 때 그 이름이 세프(Sef)라는 고대 도시였다는데

이드리스 1세가 세프의 글씨를 뒤집어 지금 우리가 부르는 페스(Fes)로 만들었다고도

한다니까 지금의 페스는 그 도시명이 생기기까지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해오네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성문의 건축 연도가 1332년이면 우리 조선의 건국이 1392년이고

그리고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던 해가 1492년인데...

 

 

페스를 골목길의 도시니 천년 미로의 도시니 다른 명칭도 무척 많은 곳이랍니다.

789년 아랍인이었던 이드리스 1세가 모로코에서는 처음으로 이슬람 왕국을

세운 곳으로 이드리스 1세는 칼리프 우마이야 왕조에서 보낸 자객에 의해 살해되었답니다.

 

 

그러나 그의 아들 이드리스 2세는 아버지를 이어 술탄의 자리에 올라 미완의 도시 페스를

완공하게 되었다는데  페스는 이렇게 완성된 도시로 당시의 암울한 상황 때문에

페스라는 도시 자체를 요새를 방불케 하는 도시로 완공했답니다.

 

 

그 하나가 도시를 둘러싼 성벽의 높이가 대단히 견고하고 성벽 내부에 완성한 메디나인

왕궁과 주거지는 대단히 복잡하게 만들어 안내인이 없이 메디나로 집입했다 가는

쉽게 길을 찾기 어려울 정도가 되어 미아가 되기 좋은 조건으로 만들었다지요.

 

 

지금 우리가 걷는 페스의 골목길은 전혀 반듯하지 않고 구불거리고 좁거나 가다가

막혀버리는 방법으로 골목길을 만든 이유가 바로 아버지의 살해를 보고

미리 외부의 침입에 대항하기 위한 방법으로 만들었다네요.

 

 

그러니 골목길은 여러 명의 병사가 한꺼번에 드나들 수 없게 했고 방어측면에서

한 명의 병사가 화살 하나만으로도 적의 병사를 막아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골목길은 능히 한 사람이 막아서면 어느 누구도 쉽게 통과하기 어렵지요.

 

 

이는 그야말로 중국의 시인 이백이 삼국지에 등장했던 검문관을 찾아보고 그의 시에서

읊었다는 일부당관 만부막개(一夫當關 萬夫莫開:한 명의 병사가 막아서면

너끈히 만 명의 외적도 막아선다.)의 정신이 아닐까요?

 

 

페스의 골목길은 어떤 일정한 패턴도 계획도 논리도 없이 마구잡이로 되어있기에

때로는 정신을 놓고 걷다 보면 막다를 길에 다다를 수 있기도 하답니다.

적의 침입에도 효과적으로 대항할 수 있기에 다양한 목적으로 만든 골목길이라고 봐야겠지요.

 

 

또 이 지역의 여름은 우리가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은 더위로 더위를 피하기 위해

일부로 골목길을 좁게 만들었을 수도 있지 싶더라고요.

그래야 그늘이 생기고 바람도 잘 소통할 수 있지 않겠어요?

 

 

페스의 메디나는 바로 오랜 세월 살아오며 그들 나름의 지혜가 모여 만들어진 곳입니다.

그런 곳이기에 그곳에 들어가 걷다 보면 저절로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곳이겠지요.

그래서 페스의 메디나가 마음에 드는 곳이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마라케시와 더불어 가장 모로코다운 도시가 바로 페스라고 생각합니다.

다닐 때는 혼잡스럽고 복잡하다고 생각하지만...

또 지저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녀온 후에는 그런 것들마저도 그립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는 곳, 바로 페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