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르자자트 메디나(medina)를 걸어가며...

2024. 6. 10. 03:30모로코 여행기 2024

 

 미로 모양의 좁은 골목길을 걸어가면, 옛 모로코의 신비함이 물씬 풍기는 풍경입니다.

또 모로코만의 따뜻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이런 모습이 바로 모로코만의 메디나 풍경이지 싶습니다.

 

 

오늘은 제일 위의 그림처럼 화려한 면은 전혀 없고 찾는 여행자조차 보이지 않는

와르자자트에 있는 메디나 골목길을 걸었던 모습을 소개하렵니다.

메디나는 저번에 소개했던 카스바와 같은 성벽 안에 함께 있는데

카스바는 이 마을의 수장이 거처하는 곳이고 여기는 일반 서민이 살아가는 곳이지요.

 

 

한때는 무척 흥청거렸겠지만, 지금은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이 별로 없는 듯

간간이 오가는 관광객 몇 사람과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하는 주민이 여는

기념품 가게가 보일 뿐 아주 쓸쓸한 풍경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의자에 고양이 가족이 주인행세를 하며 쉬고 있는 모습으로

우리가 옆으로 지나가도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네요.

그러니 관광객조차 지금의 메디나는 거의 찾지 않는다는 말이겠네요

 

 

넓은 의미의 카스바 안에는 우리가 메디나(medina:아랍어로 도시 ·시가지라는 뜻)로

알고 있는 마을이 있는데 모로코를 포함한 주변 국가에서는

아랍풍 구시가지구를 카스바와 구별하여 메디나라고 부른다지요.

 

 

그러니 와르자자트의 카스바는 바로 옛 마을인 메디나를 보호하기 위한 요새라는 의미겠네요.

위의 사진에 보듯이 마을 외부로는 마을을 보호하기 위한 성벽이 보이는데

우리 눈에는 대단히 허술해 보이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 싶기는 합니다.

 

 

따라서 이 카스바에도 성벽이 있고 그 안에 메디나가 있고 궁전이 있습니다.

 

 

궁전이 있기에 당연히 모스크도 함께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모스크 말고도

위의 사진에 보이는 시나고그(Synagogue)라는 유대인 교회당도 함께 존재합니다.

요즈음 세상은 아직도 중세부터 이어온 종교전쟁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런 것을 볼 때 모로코는 다른 무슬림과는 달리 이교도에 대해

크게 배타적이지는 않지 싶습니다.

사실, 모로코의 유대교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겠네요.

 

 

우리가 이미 다녀온 에서우이라에서 여러 개의 유대인 교당인 시나고그를 본 적이 있지요.

예전 무슬림이 유럽 대륙인 스페인 지역을 중심으로 이베리아 반도로 진출해 그곳에

무슬림 국가를 세우고 살아갈 때 왕궁이나 귀족 가문들이 나라를 다스리거나 집안을

다스릴 때 모든 출납 등 살림살이에 명석한 유대인을 중용해 그들에게 살림을 맡겼지요.

 

 

1492년 마지막 알람브라 궁전이 있는 그라나다를 떠나 모로코로 돌아올 때 무슬림은

그동안 함께 살아온 유대인과 함께 모로코로 왔기에 이들의 두 민족은 종교가 다른

이교였지만, 배척하지 않고 동고동락했음을 알 수 있지요.

 

 

그러나 국토회복운동이라는 레콩키스타를 완성한 스페인의 세력은 마지막으로

남은 그라나다까지 회복한 후 이베리아 반도에 남아있는 모든 이교도에 대하여

기독교로 개종하든가 아니면 떠나라고 함으로 종교 탄압을 했다지요.

 

 

그렇게 되어 모로코는 유대 만족이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생겨 대규모로

시나이 반도로 떠날 때까지 함께 살아갔다는 의미이며 또한 그때 이스라엘로 가지 않고

모로코 곳곳에 남아있는 유대인도 많았기에 이렇게 가는 곳마다 유대인 교당인

시나고그를 쉽게 볼 수 있지 싶습니다.

 

 

사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도 시나고그가 몇 군데 있지만, 거의 유명무실한 존재로

그냥 형식상으로만 남아있는데 모로코는 지금도 시나고그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음을 볼 수 있지 싶습니다.

 

 

메디나 안의 골목길을 걷다 보니 얼마 전 발생한 지진의 흔적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 있던 주민이 우리가 지나가자 지진 때문이었다고 알려주는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 자신의 몸을 부르르 떨며 지진을 표현하네요.

 

 

아무래도 흙벽돌로 허술하게 지은 마을이라 작은 지진에도 쉽게 피해를 입지 싶습니다.

삶이란 참 모질고 징그럽지요?

그러나 오늘 이런 피해를 입었더라도 다시 삶의 전선으로 복귀해야 하기에 이들은

황토로 벽돌을 만들어 재기하려고 합니다.

 

 

비록, 지금은 버려진 듯한 곳이지만, 한때는 위의 상상도처럼 화려한 곳이었을 겁니다.

이 지역은 아틀라스 산맥으로부터 흘러내려오는 물이 지나는 곳으로 오아시스가

생겨났을 것이기에 동서 교역로의 중요한 한축을 담당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버팀목에 의해 간신히 세월을 이기려는 모습입니다.

보존만 잘되면 이곳 또한 훌륭한 인류의 유산이며 역사일 텐데...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와르자자트는 이 지역을 제외하고는 신도시로 보여 이런 오래된 흙벽돌로 지은 

베르베르인의 옛 주거지가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숙소의 소개가 없었다면 이런 곳을 알지도 못하고 떠났을 갑니다.

그러나 돌아보니 크게 구경거리도 없고 관광객도 보이지 않는 그런 곳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