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엠립에서 길을 잃다.

2009. 3. 12. 00:22동남아시아 여행기/시엠립 배낭여행

학생들과 헤어진 후 우리는 방황하는 어린아이처럼 갑자기 갈 곳을 잃었다.

1시간 정도의 여고생들과 대화를 나눈 후 무작정 걸었다.  

강변에서는 나무 밑둥에 하얀 칠을 하고 있다.

해충으로부터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작업 이리라.

 

일단 올드마켓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냥 지도를 보고 무작정 걷는다.

 

올드 마켓은 낮에는 죽은 거리다.

밤에는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지만 낮에는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조차 많지 않다.

밤과 낮이 판이하게 다른 이곳.

 

올드 마켓을 더욱 유명하게 만든 레드 피아노.

이곳마저 고요한 정적만이 흐르고 있다.

여행객들에게는 밤이 더 화려한 모양이다.

 

우리는 이곳 현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한다는 프사르라는 재래시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런 곳이 이곳 사람들의 생활을 그나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역시 올드마켓과는 다르게 사람들로 붐빈다.

갈 곳이 마땅치 않을 때는 시장 구경이 제일 좋다.

 

시장 중앙에 있는 입구다.

이곳을 통해 들어가 보자.

 

다양한 물건들.

우리의 재래시장과 차이가 없다. 

 

흥정을 하는 모습은 우리와 다를 게 없다.

원래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고 했는데 말을 알아야 흥정을 붙이던가 말던가 하지~

 

우리처럼 토스트용 식빵도 팔고 다양한 종류의 빵도 판다.

이곳도 프랑스 식민지의 영향으로 빵 맛은 알아준다고 했다.

 

이곳저곳 기웃거려 본다.

그래야 시간이 가니까.

 

역시 사람 사는 맛은 시장이 최고다.

세상을 살다 보면 나태해지거나 권태로워진다면 시장을 가보라고 한다. 

그러면 다시 의욕이 생기고 활기를 찾을 수 있으니까.

 

시장 안을 한번 둘러보고 나온다.

딱히 무얼 사러 온 게 아니라 그냥 시장 구경하러 왔기 때문이다.

예전에 어렸을 때 어머니가 시장을 가시면 왜 그리 따라가고 싶었는지.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같이 가자고 하면 "다녀오세요" 한마디만 하고 끝낸다.

 

다시 시내 쪽으로 돌아온다.

날도 덥고 물만 마시고 다니다 보니 점심때가 훨씬 지났다.

그런데 돌아다니면서 강변 벤치에 앉아 쉬면서 간식까지 먹었으니.

 

그래서 이곳에서 가장 크다는 럭키 몰이라는 건물로 왔다.

이곳은 1층에 대형 슈퍼마켓이 있다.

에어컨도 빵빵하게 돌아간다.

그래서 몇 번 들렸다.

이곳에서 캔 커피와 과일을 샀다.

 

과일을 덩어리체 파는 것도 있지만 껍질을 벗기고 바로 먹을 수 있게 소량씩 포장 판매도 한다.

워낙 먹는 양이 적은 우리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지금 사진 찍는 위치에 나무 의자도 있다.

바로 정문으로 들어가면 왼편 벽에 붙어 있다.

그곳에서 먹고 쓰레기도 분리수거해 버리고.

 

이곳도 달라로 내면 리엘로 거스름 돈을 준다.

다른 곳과는 달리 1달러에 4.200리엘로 계산하여 거스름 돈을 내준다.

화장실도 깨끗하니 거리를 걷다 덥거나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이곳이 좋다.

 

씨엠립은 정말 작은 동네다.

그래서 씨엠리읍이다.

 

거리 지도만 있으면 어디나 모두 걸어 다닐 수 있는 곳이다.

공연히 툭툭을 타거나 위험한 오토바이를 탈 이유가 없는 곳이다.

참고로 담배는 이곳보다 바로 건너편 작은 슈퍼가 20% 이상 싸다.

 

오늘 돌아다닌 시내 지도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갈 곳이 마땅치 않을 때는 시장 구경이 최고다.

그곳에 가면 사람 사는 맛이 느껴진다.

세상에 가장 활기찬 곳이 시장이다.

만사가 귀찮을 때 시장을 찾아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