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엠립 왓보 사원

2009. 3. 13. 00:06동남아시아 여행기/시엠립 배낭여행

우리는 씨엠립을 떠나기 전 오전 중에 여유가 있어 왓보 사원을 다녀오기로 했다.

이른 아침에 호찌민으로 바로 가는 것으로 예정했는데 오후로 시간이 바뀌고 목적지도

호찌민이 아니라 프놈펜으로 일방적으로 바꾸어 놓는 바람에 오전 시간이 여유롭게 남는다. 

왓보 사원으로 가는 길은 씨엠립 강을 건너는 6번 도로 다리 아래 남쪽으로 첫 번째 다리를

건너 동쪽으로 그냥 쭈욱 들어가면 골목 끝이 왓보 사원이다. 

 

씨엠립 강에는 쓰레기 청소하는 배도 있다.

아마 내일부터 열리는 물 축제 때문에 깨끗이 청소하는 모양이다.

 

이곳이 워터 페스티벌을 주관하는 본부다.

보트대회 결승점도 이곳이 아닐까?

이틀만 늦게 이곳을 떠나면 축제의 현장에 있을 텐데....

 

그러나 이곳에 있는 佳人이 알고 있는 2명의 대학생 중 한 명에게 지금 사용하지 않는

디카를 주었으니 사진 꼭 찍어 보내라고 부탁을 했고 축제가 끝나기도 전에 메일로

많은 사진들이 이미 도착을 했다.

금년은 위 수술을 받고 학교를 쉬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우리 아들과 동갑으로 지난번 방문 때 만난 캄보디아 아들(?)이다.

 

이제 다리를 건너 골목으로 들어간다.

동네 이발소도 옛날 우리의 모습처럼 정겹다.

아마 신세대들은 모르겠지만 쉰세대들은 안다.

 

다리를 건너 골목으로 그냥 직진하여 들어간다.

그 골목 끝에 바로 왓보 사원이 있다.

 

빨래하는 스님.

빨래도 하나의 득도하는 과정일까?

우리와는 다른 가사의 색깔.

이는 자신의 팔을 잘라 도를 구했다는 단비구법 때문에 생긴 색깔일까?

달마에게 수도하기를 원했던 혜가 스님의 이야기에서 말이다.

 

사찰 한가운데 천정이 시꺼멓게 그슬린 이곳.

바로 니르바나의 세계로 가는 곳이다.

이승과 저승이 함께하는 곳.

 

이곳은 부도 탑의 숲이다.

수백 개의 탑이 사찰 내를 가득 메우고 있다.

산 자를 위한 절이 아니고 죽은 자들을 위한 절로 보였다.

절이란 절을 많이 하는 곳이라고 했다.

대체로 중국인의 탑이 많았다.

정말 중국인들은 세계 어디를 가나 그들의 뼈를 묻는다.

아마도 몇백 년이 흐르면 중국인들의 묘지로 세상은 가득 덮일 것 같다.

 

이 부도는 은색으로 아름답게 만들어져 있고 그 앞에는 효성이 가득한 개가 주인의 명복을?

효성이 갸륵한 개님이다.

이곳은 다른 유적지와는 다르게 개님 출입금지 표시가 없다.

 

대웅전으로 보인다.

우리의 절과는 사뭇 다른 인상을 풍긴다.

 

대웅전 처마 밑으로는 이런 조각들이 가득하다.

지금 이들이 무엇을 하며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마치 군무라도 하고 있단 말인가?

 

서로 싸우고 있는 형상이다.

이런 행위를 왓보 사원에서는 장려하기 위해 만들었다?

유도에서 뒤집기 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도 상대편의 다리잡기 게임을 하고 있나?

싸우지 말고 착하게 살라는 의미일 게다.

 

이곳에서는 니르바나에 들면 이런 연꽃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 꽃은 또 무슨 사연이 있을까?

 

학승들이 어디로 가고 있다.

책을 들고 가는 걸 보면 공부하러 가시는 모양이다.

 

사진을 찍고 있는 佳人의 모자 위에 꽃 한 송이가 꽂혀있다.

사찰에서 피는 꽃은 무슨 사연이 있을 텐데.....

 

부처님의 모습이다.

똬리를 튼 뱀 위에 앉아계신 부처님의 머리카락은 장발이다.

마치 여자들의 머리 모양이다.

그 위로는 머리가 여러 개인 나가가 폭우 속에서도 명상 중인 부처님을 위해

머리를 활짝 쳐서 보호하고 있는 모습을 나타내는 그림이다.

좌대는 뱀이 똬리를 튼 모습이고 그 위로 연꽃이 있어 부처님이 꽃밭에 앉아 계신다.

 

우리나라의 불교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곳에는 사람들도 없고 무척 조용하여 그냥 산책한다는 기분으로 둘러볼 만한 곳이다.

죽은 자 들을 모신 부도의 숲이다.

 

시내에서 가깝고 걸어서 산책할만한 곳으로 씨엠립에 머물며 시간이 있다면

한 번쯤 다녀가도 좋은 곳이다.

 

이제 씨엠립에서의 일정은 모두 끝내고 계획에도 없는 프놈펜으로 간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승과 저승은 바로 한 곳에 있다.

세월이 덧없는 게 아니고 우리가 예측하기 어려운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덧없는 것이다.

칼파의 세월 중 우리가 사는 시간은 찰나일 뿐이다.

그런 짧은 시간 속에 우리는 웬 번민이 그리 많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