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엠립 강변에는 꿈 많은 여고생들이 있다.

2009. 3. 11. 01:03동남아시아 여행기/시엠립 배낭여행

오늘 하루는 휴식일이다.

그냥 시내를 어슬렁 거리며 다니기만 하면 된다.

여학생들이다.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고 울 마눌님 옆에 앉으라고 하니 "하이~~"를 한다.

그런데 오른편 학생은 왜 안 하는 게야~~ 

 

이곳 씨엠립에 있는 고등학교 여학생들이다.

얼마나 꿈이 많은 시절인가?

낙엽 굴러가는 것만 BoA도 웃음보가 터진다는 여고시절.

 

학생들은 휴대전화로 또 음악을 듣고 있다.

그래서 佳人이 지니고 다니던 MP3를 들어 보라고 했다.

"하이~~"라고 인사도 안 하던 여학생은 금방 음악에 빠져버린다.

 

완전 무아지경.

이때 들려준 음악은?

Vanessa Mae가 전자 바이올린으로 신나게 연주하는 Contradanza라고?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태진아가 부른 "사랑은 아무나 하나~~"

 

이제 한국을 알리는 본격적인 작업 시작.

"여기는 캄보디아야~ 그렇지? 난 한국에서 왔어~ 한국"

무슨 말이지 모른다.

당연히 모르지. 한국말을.

"코리아는 알지? 코리아~"

그래도 모른단다.

 

도대체 왜 모르는 게야?

이곳을 방문하는 외국인 중 한국인이 제일 많다고 하는데 코리아를 모르다니. 나 원 참.

말도 통하지 않는데 어떻게 홍보를 하느냐고?

우리만의 특허 홍보 방법.

 

한참 이야기를 하는데 두 명의 여학생이 더 합류를 한다.

이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제일 좋은 방법은 가수나 배우 이름을 말해준다.

이들은 한국은 몰라도 한국 가수나 배우들의 이름은 佳人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

대장금이란 드라마를 양금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말이 서로 통하지 않지만 할 말은 다 한다.

우리의 대화는 글과 그림이다.

대화란 단순한 수단일 뿐이다.

 

지도까지 그려가며 한국의 위치를 알리고.

월드컵 때 우리의 응원 장면을 연상시키는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박수까지 치며 선창 하니 그제야 알겠다고 박수를 따라 하며 즐거워한다.

씨엠립 강변에서 대한민국을 연호해 봤수?

우리 해 봤수.

 

우리의 대화에 함께 동참한 여고생들.

그래서 우리는 함께 씨엠립 강변에서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박수를 치며 주위에 시선을 끌었다.

한국을 코리아를 꼬레라고 하면서 대화는 한결 많아진다. 

아마도 프랑스의 영향이라 코리아보다는 프랑스 말인 꼬레가 이들에게는 더 친숙한가 보다.

 

캄보디아.

대한민국.

서로의 언어로 학생들의 노트에 써 가면서.

 

우리의 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이어진다.

대한민국이라는 글을 라면 부스러진 것처럼 생긴 글로 잘도 쓴다.

아마 이 학생은 우리들이 함께 낙서한 자기의 노트를 기념으로 보관할지도 모르겠다.

헤어질 때 가슴에 꼭 품으며 간직하겠다는 표현을 했으니까.

 

마지막으로 함께 기념사진도 찍고 이메일 주소도 주고받았다.

사진을 꼭 보내주기로 약속을 했기에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볼펜도 하나씩 나누어 주며.

 

서로 언어가 달라도 내가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가면 그들의 문도 저절로 열린다.

여행이란 모름지기 내가 그들의 문을 여는 작업이다.

 

내가 한국인이고 우리나라의  국력이 그 나라보다 크니까?

이런 생각은 우리들의 여행을 더 힘들게 할 뿐이다.

세상에 어느 곳에서 살더라도 느끼고 생각하는 점은 비슷하다.

그곳에 가면 그들처럼 생각하고 그들의 음식을 먹고 그들처럼 행동하면 그들의 생각을

알 수 있고 그들과의 벽 하나를 무너뜨릴 수 있다.

장벽이란 내가 쌓아놓고 그들 보고만 열라고 하면 우리들의 여행만 피곤만 할 뿐이다.

 

언어란 수단에 불과한 것.

우리는 대화는 못했지만 서로 교감하고 함께 느끼며 같이 웃음을 지을 수 있으니 더 이상의

무슨 말이 필요할까?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내 마음의 문을 먼저 열고 그들의 문을 두드리자.

대화란 수단일 뿐이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지는 대화가 더 오래가고 마음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