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인(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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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유럽에, 다리는 아프리카에, 그리고 가슴은 아랍에
아실라에서 바라 본 대서양으로 넘어가는 아름다운 저녁노을의 모습입니다.잔잔한 파도와 작고 조용한 해안마을이 아주 잘 어울리는 풍경입니다.이제 우리 여행도 지는 석양처럼 거의 끝나갑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나라지요.그러나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지만, 아닌 것도 같아 여행 내내 혼란스러웠습니다.그래서 흔히 머리는 유럽에, 다리는 아프리카에 그리고 가슴은 아랍에 있는 나라라고 하지요. 쉐프샤우엔 구경을 마치고 이제 아실라라는 마을로 갑니다.아실라는 대서양 연안의 작은 마을로 느낌은 이번 여행 초반에 들렀던에사우이라라는 곳과 매우 유사한 느낌이 들었던 곳입니다. 다만 에사우이라는 제법 큰 도시이지만, 이곳 아실라는 아주 작은 마을로 보였습니다.이곳을 찾아가는 이유는 이번 모로코 여행을 하..
2025.02.24 -
지브롤터 해협에는 왜 다리 건설을 주저할까요?
태초에 아프리카 대륙과 유럽 대륙은 아틀라스 산맥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신화에 따르면헤라클레스가 12 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에 산맥을 넘어가는 게 귀찮아 바위를 찢어 바닷길을내는 바람에 지브롤터 해협이 생겼다는데 이 사건만 없었다면 쉽게 오갈 수 있었을 텐데... 지브롤터 해협은 아프리카 대륙과 유럽대륙 사이의 좁은 해로이며 동시에대서양과 지중해를 연결하는 중요한 해협이지요.가장 좁은 곳을 직선으로 연결하면 겨우 14km밖에는 되지 않은 가까운 곳입니다.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은 300여 m 정도로 이곳에서 콜럼버스가 인도로 가기 위해 이사벨 여왕의후원으로 세비야를 출발해 지브롤터 해협을 통과해 대서양으로 진출해 아프리카 남단인희망봉을 돌아 인도로 가지 않고 직진함으로 대서양 시대가 열린 곳이기도 하겠지..
2025.02.21 -
쉐프샤우엔에서는 무조건 메디나 골목길을 걸어야.
이 골목의 넘버 1과 그의 사랑하는 싸모님입니다.요염한 자세로 앉아 친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오늘도 메디나 골목길을 걸어 다니며 보았던 모습을 구경합니다. 넘버 2는 친구집 문 앞에 앉아서 친구를 빨리 나오라고 부르고 있습니다.넘버 2는 늘 이런 심부름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더럽고 아니꼬워도 넘버 1이 시키는 대로 해야 오늘 하루가 편안합니다. 이렇게 골목길에 사는 고양이들이 모두 모여 아침식사를 즐깁니다.아침식사가 끝나면 의욕으로 가득 찬 하루가 시작됩니다.쉐프샤우엔의 고양이들에게 아침의 시작은 의욕이고 하루의 마감은 보람입니다. 쉐프샤우엔에서는 메디나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게 고양이입니다.여기뿐이 아니라 유럽도 마찬가지지요.우리나라와는 달리 행인이 지나가도 피하거나 도망가지도 않습니다. 위의..
2025.01.31 -
검은 머리 전당(Melngalvju Nams)
리가를 찾는 여행자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은 어디일까요?시티홀 앞에 있는 검은 머리 전당(Melngalvju Nams/House of the black heads)이 아닐까요?아마도 이곳 리가를 찾는 사람 중 이곳을 보지 않고 가는 여행자는 아무도 없을 겁니다. 이 건물은 검은 머리 길드 조합의 건물입니다.그러나 그 아름다움에서는 리가에서 군계일학입니다.밤에도 낮에도 리가에 머무는 내내 몇 번이나 찾아왔는지 모릅니다. 단언컨대, 리가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 생각합니다.고딕식 건물로 붉은 벽돌을 쌓아 올려 지은 장식도 화려한 건물입니다. 1334년에 처음 지어진 조합건물이라 합니다.그 당시는 검은 머리 길드 회원이 세를 얻어 셋방살이하다가 1713년에건물 자체를 사버렸다고 합니다.그 후 ..
2018.07.13 -
코르도바 알카사르(Alcázar de los Reyes Cristianos)
오늘은 코르도바의 알카사르(Alcázar de los Reyes Cristianos)를 구경합니다.알카사르는 입장료 4.5유로인가 하지만, 아침 일찍 방문하는 사람에게는 무료로 공개하는데 이곳은 성채 부분과 정원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1328년 카스티야 왕 알폰소 11세의 명령으로 만든 무데하르 양식의 왕궁으로 고딕 양식의 성채, 바로크 양식의 교회, 무데하르 양식의 파티오 그리고 이슬람식 목욕탕이 있는 복합적인 곳으로 원래 이 자리는 서고트족이 세운 성터였고 그 후 무어인의 요새였을것이며 왕궁의 모습은 마치 성벽을 연상하리만치 난공불락의 요새로 느껴집니다. 후일 레콩키스타를 마무리 지은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2세 양왕이 거주하기도 한 곳이라죠?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건물의 아름다움은 물론 대..
2016.02.17 -
너무나 아름다워 더 슬픈 알람브라 궁전.
알람브라 궁전으로 들어가는 아주 오래된 문 하나가 보입니다.PUERTA DE BIBRAMBLA라고 하는 문입니다.한때는 대단한 위용을 자랑했던 문이었겠지만, 지금은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도 않는잊혀진 문이 되어버렸습니다.나스르 왕조의 마지막 왕 보아브딜이 알람브라 궁전의 성문을 나와 모로코로 떠난 후 이 문도 사라지는 중입니다. 이제 우리는 아름다운 그라나다를 떠나 코르도바로 가려고 합니다.그러나 가기 전에 잠시 그라나다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우리가 이번 여행에 그라나다를 선택한 것은 대단한 만족이었습니다.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궁전을 본 것은 행운이라 생각합니다.더 아름답게 생각되는 이유는 바로 이곳을 떠나며 사라진 권력이기 때문이겠죠.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예술적 창조물의 하나이다.알함브..
2016.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