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유럽에, 다리는 아프리카에, 그리고 가슴은 아랍에

2025. 2. 24. 04:00모로코 여행기 2024

 

아실라에서 바라 본 대서양으로 넘어가는 아름다운 저녁노을의 모습입니다.

잔잔한 파도와 작고 조용한 해안마을이 아주 잘 어울리는 풍경입니다.

이제 우리 여행도 지는 석양처럼 거의 끝나갑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나라지요.

그러나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지만, 아닌 것도 같아 여행 내내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래서 흔히 머리는 유럽에, 다리는 아프리카에 그리고 가슴은 아랍에 있는 나라라고 하지요.

 

 

쉐프샤우엔 구경을 마치고 이제 아실라라는 마을로 갑니다.

아실라는 대서양 연안의 작은 마을로 느낌은 이번 여행 초반에 들렀던

에사우이라라는 곳과 매우 유사한 느낌이 들었던 곳입니다.

 

 

다만 에사우이라는 제법 큰 도시이지만, 이곳 아실라는 아주 작은 마을로 보였습니다.

이곳을 찾아가는 이유는 이번 모로코 여행을 하며 출국까지 일자가 하루 정도 여유가 있기에

카사블랑카로 내려가는 도중에 하루 정도 머물다 가려고 해서입니다.

 

 

모로코의 국민은 대부분 중동에서 넘어온 아랍인과 원래부터 이 지역에서

살아왔던 원주민인 베르베르인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물론, 유럽인도 많이 건너와 살고 있겠지만, 주류는 아니겠지요.

 

 

따라서 주로 이들이 지중해를 건너 살기가 좋은 이베리아 반도로 진출해 그곳에 크고 작은

왕국을 이루고 7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단히 긴 세월을 주인행세를 하며 살기도 했지요.

따라서 그곳에서는 이들을 일컬어 무어(Moor)인이라고 부르더라고요.

 

 

모로코 여행을 하다 보면 말이나 낙타를 타고 총을 든 위의 그림에 보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이런 그림은 주로 사막을 중심으로 살았던

베르베르인들의 용맹함을 알리는 그림이라고 합니다.

 

 

또 위의 사진에 보이는 여인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역시 아름다운 보석이나 장신구로 장식한 베르베르 여인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이들이 모로코의 원주민이었으나 아랍에서 넘어온 이민족의 지배를 받았다지요.

 

 

그러나 베르베르인이 힘을 합쳐 페스에서 우리가 보았듯이 한 때는 왕조를

설립함으로 아랍인을 대신해 지배계급으로 살기도 했던 적도 있었답니다.

이 왕조를 마린 왕조(1296~1470년)라고 부른다지요.

 

 

그런데 이들은 자연환경이 이곳보다 더 좋아 살기 좋은 지역을 찾아 지중해를 건너

이베리아 반도로 건너간 해가 711년경이었다고 합니다.

주로 안달루시아 지방을 중심으로 새로운 왕국을 설립해 살았다고 하지요.

 

 

그러나 점차 지역을 넓혀가며 이베리아 반도 대부분을 점령하기에 이르렀다고 해요.

이들이 그곳에 살며 만든 코르도바의 메스키타나 그라나다의 알람브라궁전은

이들이 만든 건축물 중 세계적인 최고의 걸작이라고 해도 되겠지요.

 

 

또한 예술과 문학, 천문학이나 의학 등 다양한 방면에서 암흑기를 보내던

유럽인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잖아요.

그랬기에 오랜 기간 가톨릭세력과 함께 그지역에 머물며 지배했지 싶습니다.

 

 

덕분에 이베리아 반도에 머물다가 1492년까지 마지막으로 그라나다에서 쫓겨나며

다시 아프리카 땅으로 돌아왔으니 무어인이 이베리아 땅에 머문 기간이 780년을 넘었으니

그야말로 고향처럼 그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았어도 누가 뭐라고 하지는 않았을 듯합니다.

 

 

그러나 가장 강력했던 두 왕국의 페르난도 왕과 이사벨 여왕이 결혼을 통해 하나가 되면서

더는 이방인과는 함께 같은 땅에 살 수 없다고 선언하고 계속 남쪽으로 밀어붙이며

이베리아의 모든 땅은 가톨릭 세력의 지배하에 있어야 한다고 모로코로 밀어내버렸지요.

 

 

이런 일련의 국토회복운동은 사실, 기독교 세력과 무슬림 간의 힘겨루기로

후일 십자군 전쟁으로 연결되기도 했는데 십자군 전쟁은 통상적으로

1096년부터 1280년까지 약 200여 년간 계속된 전쟁으로 본다지요.

 

 

그런데 이베리아 반도에서 벌어진 레콩키스타라는 국토회복운동은 이민족인

무슬림에 대항해 원주민인 가톡릭 세력 간의 전쟁으로 어느 의미에서는 십자군

전쟁보다 300여 년 먼저 시작해 더 늦게까지인 1492년 까지였으니

훨씬 긴 기간 동안 벌어진 전쟁이라고 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레콩키스타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자 스페인은 드디어 국력을 세계만방에 떨치기 위해 

그해 바로 콜럼버스를 후원하게 되었고 1492년 8월 3일 스페인 팔로스 항에서

산타 마리아호와 핀타 그리고 나냐호를 출항시킴으로 지중해 시대에서

대서양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일이 시작되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