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풍경이 아름다운 베네치아 산 마르코 광장과 그 주변

2015. 12. 8. 08:00이탈리아 여행기 2015/베네치아

드디어 목적지 산마르코 광장입니다.

늦은 밤에도 불을 밝혀 광장이 아름답습니다.

이곳이 베네치아의 핵심지역으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지 싶습니다.

바닷물의 수위가 올라가는 시기에는 이 광장이 물에 잠겨 또 하나의 장관을 연출한다고 하지요?

 

위의 사진은 아주 유명한 산마르코 성당입니다.

오른쪽의 파사드 위는 또 보수 중으로 가려놓았습니다.

계속 보수 중인 곳만 보고 다니네요.

 

성당의 파사드를 장식한 모자이크가 보입니다.

십자가, 예수, 천사 그리고 성모 마리아의 모습이 보입니다.

무신론자도 성당임을 단번에 알 수 있는 모자이크입니다.

모자이크는 비잔틴 제국 때 가장 꽃을 피운 예술 분야지 싶네요.

그럼 이곳은 비잔틴의 영향을 받은 곳이라는 의미겠지요?

 

그 옆에 있는 모자이크는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이 모자이크가 우리에게 알리려고 하는 내용은 성경의 복음서 중 마가복음을 쓴 성인

마가(영어로 Mark, 이탈리아에서는 마르코라고 한다네요.)를 이곳에 모셔온 이야기를

모자이크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는 이집트에서 순교하고 그곳에 묻혔으나 그의 유골을 이곳으로 모셔오기 위해

베네치아 상인이 유골을 몰래 빼돌리는 그때의 장면이지 싶습니다.

왼쪽에 있는 사람이 이곳 베네치아 사람이고 오른쪽에 보이는 머리에 터번을 쓴 사람이 모슬렘이 아닌가요?

가마니로 덮은 것도 보이고 오른쪽 구석에는 시신을 보자기에 싸 옮기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내일 밝은 날에 다시 와 보겠습니다.

이때가 828년이었고 그런 이야기를 모자이크로 만든 해가 1270년이었다 합니다.

광장에는 카페가 서로 마주 보며 있습니다.

직접 생음악을 연주하네요.

 

여기가 카페 플로리안인가 봅니다.

성당을 등지고 왼쪽에 있는 카페이네요.

제법 쌀쌀한 날씨임에도 많은 사람이 차나 음료수를 마시며 연주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냥 뒤에 서서 들으면 무료이지만, 커피라도 한 잔 마시며 들으려면 10유로에 가까운 돈을 내야 한다고 하네요.

 

그럼 오른쪽에 있는 이 카페는 짝퉁이란 말인가요?

우리 같은 사람은 워낙 귀가 둔해 구분조차 할 수 없습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로 비발디가 활동하던 1720년 12월 29일

플로리아노 프란체스코니에 의해 개업했다네요.

나폴레옹이나 괴테, 카사노바나 바이런까지 단골로 찾았다고 하네요.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입니다.

외부를 아름답게 장식했네요.

이곳을 도제 궁전(Doge's Palace)이라고도 한다네요.

이곳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마르코 광장입니다.

 

베네치아의 가장 중심이 되는 광장이지 싶네요.

회랑으로 만든 아래층은 비가 내려도 비를 맞지 않고 거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닷물의 수위가 높아지면 이 광장은 물에 잠기죠.

 

위의 사진은 문서의 문(Porta della Carta)입니다.

옛날에 법령이나 포고문을 붙일 때 바로 이 문 위에다 붙였다고 해 문서의 문이라 부른다네요.

저기 보이는 날개 달린 사자가 바로 베네치아의 문장이겠죠?

사자는 원래 마가복음을 쓴 마가의 상징이었지만, 이곳에서 마가를 수호성인으로 모심으로

베네치아의 상징이 되었나 봅니다.

베네치아가 그의 유골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가져와 여기에 안치했기에 그의 상징인 사자를

베네치아의 상징물로 사용해도 무방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시계탑이 보입니다.

시계탑 꼭대기에는 시간에 따라 종을 치도록 사람의 형상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보통 사람이 아니고 이슬람의 무어족으로 보입니다.

왜?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이런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인종 차별이 아닐까요?

 

여기가 탄식의 다리라는 곳입니다.

밤에 불을 밝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네요.

한국 시각으로 새벽 5시에 이런 곳에 오니 피곤해 저절로 탄식이 나오네요.

그러나 내일 밝은 날에 다시 찾아보겠습니다.

 

이렇게 여행 첫날의 이야기를 마칩니다.

숙소에 돌아와 샤워하고 나니 이곳 시각으로 12시가 가까워집니다.

이제 잠자리에 들어 내일을 기약해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잠깐...

여기가 12시면 우리나라 시각으로 아침 7시가 되었다는 말이 아닌가요?

잠을 청하려고 누워보지만, 우리나라가 아침 7시라고 생각하니 잠은 오지 않습니다.

어린양을 생각해 천장의 양 한 마리 두 마리하고 세어보지만, 오히려 정신만 더 또렷해집니다.

뒤척여보아도 소용없습니다.

 

목장도 없는 운하의 도시라는 베네치아에서 양을 세는 일은 정말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러면 빛나는 별이라는 산타루치아의 유해가 베네치아에 있으니 별을 세고 숫자를 세면 어떨까요?

옴마! 별을 세고 숫자를 세어도 세면 셀수록 더 맑아지는 정신.

마지막 수단으로 이곳 베네치아의 명물이라는 곤돌라를 세어봅니다.

왜? 그래도 베네치아에서는 곤돌라가 양보다는 더 폼 나잖아요.

 

베네치아의 모든 곤돌라를 한 척도 빠짐없이 모아놓고 세어보았습니다.

아!!! 곤돌라는 왜 그렇게 아름답고 화려합니까?

 위를 흔들리며 가는 아름다운 곤돌라를 생각하니 佳人의 마음도 흔들려 정신이 더 맑아집니다.

 

곤돌라 말고 다른 배도 세어봅니다.

곤돌라 사공인 곤돌리에까지 집합시켜 좌로 번호도 시켜보았습니다.

이렇게 뒤척이다 보니 창밖으로 어느덧 여명이 밝아옵니다.

결국, 뜬눈으로 밤을 꼬박 새우고 새벽에 일어나 산책하다가 한인 민박집에서 아침을 먹고

다시 베네치아 탐구생활을 나섭니다.

여행의 첫날은 시차와의 전쟁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시차 적응이는 원정경기를 떠나는 운동선수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도 밤낮이 바뀌는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면 가장 힘든 일이 시차 적응입니다.

양을 세는 일도 곤돌라를 세는 일도 모두 소용없습니다.

이렇게 뜬눈으로 밤을 꼬박 새우고 나면 "나는 누구이고 여기는 어딘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