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마와 아훼이의 전설

2009. 12. 14. 00:01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09

 

오늘은 아스마의 전설을 들어봅니다.

이곳에 와 그냥 돌만 보고 가면 손해랍니다.

 

그래도 돌 중에 으뜸 돌인 아스마의 돌기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가야

스린에 온 보람이 있다고 합니다.

비록 아무리 저렴한 중국인 투어팀에 끼어서 왔을지라도....

아래 사진이 바로 아스마의 전설이 깃든 아스마 돌기둥입니다.

 

 

옛날 아주 먼 옛날...

그러니까 Long long time ago... 싸니족이 사는 아저띠(阿着底)라는 곳에

한 부부가 아주 예쁜 딸을 낳았답니다.

아이의 부모는 이 아이의 이름을 아스마(阿詩瑪)라고 지었는데 이 말은 싸니족의 말로

'금과 같이 반짝인다'라는 뜻을 지녔다네요.

아스마는 자라면서 모습이 마치 한 떨기 백합과도 같았고 춤과 노래는 물론

수를 놓고 바느질과 옷을 짜는데도 탁월한 재능이 있었답니다.

빙판 위에 서기만 하면 연아처럼 우아하고 무거운 짐을 들 때는

미란이처럼 가볍게 들어버린다네요.

 

 

사실 뛰어난 재능이 없으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발탁되지 못하지요.

아스마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아훼이(阿黑)이라고 하는 용감하고

지혜로운 싸니족 아이가 살고 있었답니다.

이 아이는 성실하고 건장하게 성장하여 농사일에도 능숙했고

특히 활을 잘 쏘았다고 소문이 자자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잘난 놈'이라는 말입니다.

 

이름에서 처럼 검은 피부에 생김새도 잘 생기고 성격 또한 쾌활해 뭇 여인들의

인터넷 검색 순위가 늘 1위였답니다.

지금은 이족으로 통합되어 불리는 싸니족은 얼굴이 검은 남자가 성실한 사람이라고 보고

인기가 높다고 하네요.

하얀 피부의 남자는 일을 게을리하고 바람을 피울 수 있다고

오히려 “아바이꺼(阿白哥)”라고 놀림을 받는다는데...

 

 

그는 매우 성실할 뿐 아니라 말을 타면 관우가 천리마를 타는 것 같았고 활을 쏘면

퍼펙트 골드였답니다.  

그의 성격은 대나무와 같이 곧고 휘어짐이 없는 반듯한 바른생활 맨이었습니다.

 

그는 또한 노래를 잘했고 악기를 다루는 솜씨 또한 탁월해 그가 악기를 연주할 때면

 온 세상이 그의 연주에 몸부림치는 듯 "오빠~"를 연호하였습니다.

내 그럴 줄 알았다.

이래야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니까....

 

 

아훼이에 대한 장황한 설명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요?

바로 佳人을 두고 이르는 말인걸....  

"휘이이이이익~~" 돌 날아오는 소리.... 그리고,  "퍽~" 졸도하는 소리....

 

두 사람은 서로 백년가약을 맺기로 약속하였는데 사랑의 신 "까마"가 두 사람을 질투하게

되었고 까마는 바로 같은 동네에 사는 부자 러푸바라(熱布巴)의 아들인 아즈(阿支)에게

또 다른 사랑의 화살을 "피융~" 하고 쏘았고 아즈는 그만 아스마에게 홀라당 빠져버렸다,

아~~ 운명의 장난인가? 장난의 운명인가? 아니면 까마의 투기란 말인가....

어째 신파조로 흐릅니다.

 

 

아즈는 아버지를 졸라 뚜쟁이인 하이러(海熱)를 아스마의 집에 보냅니다

하이러는  "러푸바라는 돈도 많고 권세가 있단다. 이 고을에서는 한가닥 하는 집안이란다.

그러니 네가 만약 그 집에 시집만 가게 되면 너는 평생 하인을 부리며 마님으로 살 것이고,

네 집은 로또에 10회 연속 1등에 당첨된 것 보다도 더 큰 행운이란다.

 

지금도 그 집과 연을 맺으려고 늘어선 사람이 아래 사진에서 보이 듯 이곳 스린의 돌보다도 많단다,

어찌 생각하니?"

여러분이라면 어찌 생각하십니까?

 

 

그러자 아스마는 "그 집안이 대단하다는 것은 이 고을 강아지들도 다 압니다.

그러나 택도 없는 소리입니다.

러푸바라의 아들 아즈는 품행이 나쁘고 하는 행동이 꼭 덜 수 같은 사람입니다.

나는 그 집에 시집가지 않겠어요. 내게는 이미 장래를 약속한 佳人같은 멋진 남자가 있어요.

 

백로가 까마귀 노는 곳에 갈 수 없고, 양이 늑대와 함께할 수 없는 것 아닌가요?"

 똑똑해요~~ 아스마...

아래 아스마의 돌기둥이 서 있는 연못 앞에는 오늘도 아스마와 늑대들이 섞여 우굴거립니다.

스린에서는 이곳과 스린이라는 글자 밑에 증명사진 찍는 곳에 사람이 제일 많다고 하네요. 

 

 

하이러는 말을 듣고보니 틀린 말은 아니나 자신의 의무는 뚜마담이라

매치에 성공해야 쩐이 생기지....

그리고 성공률 100%를 자랑하는 하이러는 비장의 무기를 꺼냅니다.

그래서 공갈을 동원합니다. 

 "러푸바라의 권세가 짱짱한 것을 모르느냐? 아저띠의 땅이 대부분이 그의 것이야.

이 고을에 사는 사람 치고 그의 땅을 밟지 않고 다닐 수 없고

그 집안에 신세를 지지 않은 사람이 없단다.

 

또한 그가 화가 나면 물불을 가리지 않아.

네가 그 집에 시집가지 않으면 너의 집은 이 마을에서 살기 어렵게 될걸!

그리고 아스마야! 사랑만으로 세상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네가 세상 물정을 몰라도 정말 모르는구나~~"

 

 

"색쇠이애이(色衰而愛弛)..." 좋은 말입니다.

문자를 써서 이야기하면 같은 말이라도 더 설득력이 있지요.

그렇습니다.

이 말은 사마천의 사기에 여불위가 화양 부인에게 진시황의 아버지인 장양 왕이 된 자초를

양자로 들이라고 꼬드긴 말이지요.

 

지금은 아름답지만 나이가 들면 미모도 시든 꽃처럼 볼품이 없어진다는 말입니다.

화양 부인은 이 말 한마디에 여불위에게 꼴까닥 넘어갔지만 아스마는 다릅니다.

전설로 남고 싶은 게지요. 

그러나 아스마는 일편단심, 하이러의 이러한 회유와 위협에 개의치 않았습니다.

 

 

이윽고 가을이 되자 아저띠 마을에는 풀은 시들고 양들은 먹을 것이 부족하였습니다.

아훼이는 양 떼를 이끌고 멀고 먼 남쪽 지방 풀이 많은 곳으로 양떼를 몰고 떠나야 했습니다.

드디어 아즈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입니다.

위기는 기회기 됩니다.

 

이제 가을의 전설이 시작됩니다.

아즈의 아버지인 러푸바라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사람들을 시켜서 아스마를

납치하여 데려왔고  회유와 협박으로 아스마를 구슬렸으나 아스마는

 아훼이를 향한 사랑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 러푸바라는 아스마를 금은보화로 마음을 돌려보려고 진귀한 보물로

회유를 하였으나 택도 없다는 것을 감지하고 급기야는 채찍으로 때리고

그녀를 어두운 광에 집어넣어 버렸습니다.

 

아훼이가 양을 치고 있을 때 아저띠에서 온 사람으로부터 아스마에 대한

이러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훼이는 열불이 나 그 길로 바로 말을 몰아 사랑을 찾아 아저띠로 바람처럼 향했지요.

지금 아래 사진이 바로 아훼이가 아스마를 찾아서 가는 모습입니다.

켁~~  미쵸 미쵸~~

 

 

밤새도록 말을 달려 러푸바라의 집에 도착한 아훼이는 "내 사랑 내 곁으로~~"라는

노래를 부르며 아즈의 집안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러푸바라의 아들

아즈는 문을 굳게 닫고 열어주지 않았지요.

그리고는 이러한 제안을 했습니다.

서로 노래 외 몇 가지 시합을 하여 아훼이가 이기면 문을 열고 아스마를 놓아주기로....

 

역시 덜수처럼 못난 놈...

이훼이는 이미 노래와 악기 연주에 달인의 경지에 올랐고 그가 노래하고

연주할 때는 세상의 모든 처자들이 "오빠~"를 연호하고 80%는

기절까지 하며 응급실로 실려가는 판인데.... 

 

 

아즈와 사흘에 걸친 노래대결, 장작패기 등 온갖 장애를 극복하고

드디어 아스마를 돌려주겠다는 약조를 받아냅니다.

사실 이런 시합은 아훼이에겐 알라 손목 비틀기나 같은 쉬운 일이지요. 

그러나 밤이 늦었으니 날이 밝으면 아스마를 데리고 돌아가라는 잔꾀에 속아 아훼이는

하룻밤을 그 집 부근에서 묵게 되었다네요.

 

밤이 깊어지자 아즈는 하인들을 시켜 호랑이 세 마리를 아훼이의 방에 집어넣도록 했답니다.

그러나 이미 낌새를 눈치채고 준비하고 있던 아훼이는 활을 쏘아 호랑이들은 일망타진해 버립니다.

젠장~ 영문도 모르는 억울한 호랑이만 죽어버렸습니다. 딱 세 마리...       

 

아침이 되어 집 밖에서 아스마가 나오길 기다리던 아훼이는 시간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화가 나서 아즈의 집을 향해 화살을 쏘았습니다.

첫 발은 그 집 대문에, 두 번째는 방의 탁자에, 세 번째 화살은

조상에 제물을 올리는 제사상에 명중했습니다.

또 딱 세 발이다.

호랑이 잡을 때도 세 발이었는데....

 

아훼이의 활 쏘는 솜씨는 "생각대로 하면 되고~~"였습니다.

이 정도면 올림픽 양궁에서 퍼펙트 골드 감이지요.

중국 양궁 국가대표로 손색이 없습니다.

 

 

화들짝 놀란 러푸바라는 식겁하고 광의 문을 열고 아스마를 놓아주었다네요.

그리고는 아훼이가 쏜 화살을 돌려주며, "이 화살들을 가지고 빨리 집으로 돌아가라"라고 말했습니다.

아스마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훼이와 깊은 포옹을 하며 해피한 해후를 하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아~ 지고지순한 아스마와 아훼이의 사랑을 누가 막으리까....

장한몽에서는 심순애가 김중배의 꼴랑 다이아몬드 반지 하나에 홀라당 넘어가 이수일을 버렸다는데....

여기까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 전설 깜이 안 됩니다.

그냥 신파극에 불과합니다.

 

 

러푸바라와 그 아들은 어쩔 수 없이 아스마를 놓아주었지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 그래야 가을의 전설이 되지....

원래 악역을 맡은 사람은 끝까지 악랄하게 행동을 해야 조연상이라도 탑니다.

 

그들은 아스마와 아훼이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12 굽이의 절벽을 돌아가야 하는데

그 아래 작은 강이 흐르고 있는 것을 알고 음모의 덧을 놓기로 합니다.

너무 길어서 아스마와 아훼이에 대한 이야기는 내일로 넘어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누구나 가슴속에 아스마와 아훼이의 전설을 담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것은 환상이고 욕심입니다.

우리는 흔히 함께 부딪히며 살아가는 여보, 당신에게 가끔은 소홀히 대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여보 당신만큼 소중한 존재는 없습니다. 

부부란 배우자이며 동시에 영원히 함께 하는 영혼의 친구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