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12. 00:14ㆍ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09
여행 4일째 / 10월 31일
오늘은 돌의 숲이라는 스린(石林)을 갑니다.
누구나 그곳에 가면 인증 사진을 찍는 곳....
네~~ 바로 스린이라는 글자가 크게 새겨져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佳人은 이곳 앞에서 증명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왜?
너무 멋진 모습에 사진 찍는 걸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굴, 굴, 굴하고만 다녔는데 오늘은 돌, 돌, 돌만 하고 다니게 생겼습니다.
윈난성에 와서 스린을 보고 가지 않으면 허탕이랍니다.
그 많은 스린의 돌 중에 가장 애절한 전설을 담고 있는 돌기둥이 하나 있습니다.
그러니 돌도 돌 나름이라는 말이겠지요.
바로 아래 사진에서 보는 "아스마(阿詩瑪)"라는 돌기둥입니다.
아~~ 전설이란 모두 듣는 사람을 가슴 아프게 그리고 애달프게 만들기 마련이련가?
오랜 세월의 풍상에도 아랑곳 않고 오늘도 아스마는 아훼이가
흰 돼지를 잡아 오기만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그래서 스린에 와서 이 돌을 보고 가지 않으면 역시 허탕이랍니다.
아침 6시 50분에 숙소 앞에 나가 기다리다가 픽업 온 택시를 타고
쿤밍역 앞으로 갑니다.(픽업 비용은 무료)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늘 스린을 깔 때도 중국인 여행객에 끼어서 갑니다.
바로 쿤밍역 앞에 여행 첫날, 황소 오른쪽 뿔이 가리키던 버스 정류장 앞에 있는
건물이 모두 여행사들이 밀집한 건물로 그중 한 곳에서 오늘 갈 스린 투어 비용을
320위안/2인을 지불하고 영수증을 받았습니다.(2009년)
어제는 미리 돈을 지불하지 않아 도중에 비용 문제로 약간의 혼선이 있었습니다.
정상 비용에 비하면 무척 저렴한 편으로 직접 가는 교통편을 신경 쓰지 않고
왕복 버스와 입장료, 그리고 점심까지 포함한 금액입니다.
스린을 자세히 둘러보고자 하시는 분이나 리포트를 작성하는 분, 그리고 지질학 연구를 위하여
이곳을 오시는 분은 자유여행을 하셔야 하고 우리 부부처럼 그냥 인증사진이나 찍으실 분은
저렴한 가격에 중국 여행객에 끼어 그들과 함께 돌아보는 방법도 무난하다고 생각합니다.
쿤밍역 뒷길로 이동하여 많은 관광버스들이 기다리는 곳에서
스린행 버스를 타고 8시 40분 출발합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중국 여행객에 끼어 이방인은 우리 부부만이군요.
오늘 가이드는 어제와 달리 우리처럼 어설픈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합니다.
9시 30분 어제 들렸던 보석 가게에 또 들립니다.
잠시 쉬며 들락거려 봅니다. 함께 온 중국인들과 대화도 나눕니다.
그런데 나이 든 중국 여행객은 우리 부부를 외계인으로 취급하지 않고
눈인사도 보내며 친근감을 표시합니다.
말도 잘 통하지 않은 이방인이 함께 하니 신기한 모양입니다.
짧은 대화도 나누며 이야기가 통하지 않으면 필담으로 대신하며
서로의 의사가 소통되자 무척 신기한 모양입니다.
그것 봐라~ 우린 이방인 부부가 아니고 당신들과 같은 36.5도의 따뜻한 피가 흐른단 말이야~~
10시 10분 보석가게를 출발하여 스린으로 달립니다.
가이드는 출발 때부터 마이크를 잡고 “아스마(阿詩瑪)와 아훼이(阿黑)”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깔깔거립니다.
어제 지우시앙에 갈 때도 같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제 함께 여행한 양바이예라는 아가씨에게 아스마와 아훼이에 대한
이야기를 대충 들었기에.....
그리고 가이드가 영어가 가능해 나중에 돌아오는 길에 전설에 대해 의문 나는 점은
영어와 한자를 써가며 물었습니다.
자신을 아스마로 불러 달라고 하며 누가 아훼이가 되겠느냐고
물으니 젊은 남자들이 손을 듭니다.
연식이 조금 지난 나이 든 남자들은 佳人처럼 뻘쭘히 앉아있고.....
옴마나! 여기도 고운 꾸냥들이 바글거리네~~
젠장.... 아무래도 佳人의 카메라가 고장이 난 모양입니다.
예쁜 여자만 있으면 자동으로 렌즈가 그리로 돌아가고 오른쪽 검지 손가락에 힘이 들어갑니다.
11시 10분 드디어 사진에서만 보던 스린에 도착하자 같이 온 아스마는 입구에서
스린 전용 아스마에게 우리 일행을 인계합니다.
그러니 여행사의 가이드는 우리 일행을 이곳 입구까지만 데려오고 스린 안에서는
스린에 있는 소수민족 복장을 한 전문 가이드가 행사를 진행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여자들은 모두 자기를 아스마라고 불러 달랍니다.
우선 입구로 들어와 일행 모두는 전동차를 탑니다. (전동차 요금은 별도)
워낙 넓은 곳이라 걸어서 뙤약볕에 돌아다닌다는 것 자체가 고행일 듯...
전동차를 타는 일은 옵션이 아니고 선택이지만 함께 버스를 타고 온
모두가 전동차를 타기에 우리도 탑니다.
15명 정도 타는 전동차에 10여 명이 타고 차 한 대에 200위안이라
모두 공평하게 20위안을 분배를 합니다.
버스를 함께 타고 온 일행 모두가 전동차를 타기에 우리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차에 탄 일행은 7명이라 1인당 30위안 정도이나
24위안으로 하자고 해 우선 차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운전을 하던 아스마가 우리가 한국인임을 알고 30위안을 내라고
투덜거리는 듯합니다.
함께 버스를 타고 온 40대 후반의 중국 남자가 그냥 같은 금액으로 하라고
나무라는 듯하기도 하고....
정확하게 알아 든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우리 나이에 살아온 연륜이 쌓였는데...
말은 정확히 알아듣지 못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우리 부부를 두고
계속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럴 땐 그냥 못 알아듣는 척하고 앉아있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며
몸소 터득한 동물적인 감각....
그게 나이 든 사람에게는 감이라고 하여 저절로 알게 됩니다.
전화로 계속 언성을 높이더니만 아까 우리를 인계받은 나이 든 아스마가 뛰어 와
아마도 함께 온 일행이니 한국인이더라도 그냥 진행하라고 설득을 하는 모양입니다.
좌우지간 상황은 그것으로 끝이 나고 그냥 더 돈을 내지 않고 함께 다녔습니다.
아스마도 아스마 나름인가 봅니다.
만약 더 내라고 끝까지 말했더라면 우리 부부는 그냥 내려 걸어가려고
했습니다.(말로 만)
전동차는 스린 외곽을 돌며 중간중간 서서 사진을 찍게 하고 그곳에 있는 돌을 설명하고
다시 출발하고... 그러나 우리에게는 설명이란 알아들을 수 없는 말... 그냥 사진만 찍습니다.
그래도 옆에 함께 탄 40대 후반의 남자는 비록, 중국말이지만, 우리 부부에게 자꾸 알려줍니다.
그다음 걸어서 따스린이라는 大石林과 샤오스린(小石林)을 돌아보는 코스로 진행됩니다.
카르스트 지형으로 또 2억 7천만 년 전에 어느 날 바다가 불쑥 솟아 올라
만들어진 지형이라네요.
정말 경천동지 할 일입니다.
왜 중국 땅에는 꼭 2억 7천만 년 전에 어느 날 갑자기 이런 대형 사건사고가 생기냐고요~~
그리고 중화인민공화국에서 2억 7천만 년전에 생긴 이곳에 울타리만 치고 거금
140위안의 입장료를 왜 받느냐고요.(지금은 가격이 올랐다고 합니다.)
선조들의 유산이나 역사적인 유물이니...
뭐~ 이런 것은 원재료비가 들어갔으니 좋다 이 말입니다.
그런데 바다였다가 어느 날 우후죽순처럼 이곳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불쑥 솟아올랐다며? 나 원 참!!!!
솟아오르는데 중국 인민공화국에서 무슨 일을 했기에 울타리를 치고
입장료를 비싸게 받느냐 이 말입니다.
중국 여행을 하다 보면 입장료에 입이 딱~ 벌어집니다.
그러나 돈을 내고 들어가 그 광경을 보면 입이 더 딱 벌어지니 어쩌란 말입니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몰리니..... 중국에서 관광을 즐기는 사람이 2억 명이 넘는답니다.
바야흐로 중국도 소득 수준이 국내관광은 누구나 즐기는 시대로 돌입했나 봅니다.
중국이 부러운 것은 바로 이런 기이하고 아름다운 자연이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래 돌 앞에서도 사진을 많이 찍습니다.
마치 독수리가 나무 위에 올라앉아 날개를 쫙 펴고 왼쪽을 바라보는 것으로 생각되지 않습니까?
어제와 오늘 버스 안에서 입이 닳도록 가이드가 말을 한 아스마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요?
그대가 아훼이를 기다리는 아스마입니까??
아니면 그대가 오리지널 아스마입니까....
이 사람아~~ 무얼 그리 놀라시는가....
이 아스마는 더더욱 아닙니다.
우리 부부가 한국인이라고 돈을 더 받으려고 징징거린
무늬만 아스마 표 전동차 드라이버입니다.
난 그대의 아훼이가 되지 않을 거네~~
그래도 카메라를 들이대자 찍으라고 포즈는 잡아줍니다.
모자에 늘어뜨린 댕기처럼 생긴 줄이 없으니 시집간 아스마네....
모자에 달린 댕기 같은 것으로 결혼 여부를 선전하고 다닌다네요.
아니면 이렇게 아스마 돌기둥 앞에 단체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그대들이 아스마인가요...
아~~ 佳人의 아스마는 풍경에 취해 돌아서서 사진만 찍으며
아훼이인 佳人은 안중에도 없는 데....
佳人은 오늘도 나의 아스마를 찾아 삼만리~~
나는 아훼이...
그대는 나의 아스마....
내일 다시 사랑의 여인 아스마를 찾아 항해를 해보기로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사랑이란 쉽게 변하기에 더욱 무식하고 겁나게 사랑하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찾아 헤매는 아스마는 환상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내 곁에 언제나 친구처럼 함께하는 옆지기가 바로 나의 아스마입니다.
진정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 아스마는 바로 손만 뻗으면
언제나 나에게 미소를 보내는 그런 가까운 곳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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