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리아 반도(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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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사람, 미운 사람,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만난 사람.
팔라스 데 레이에 도착해 숙소를 정했습니다.이 마을에는 알베르게가 무척 많습니다.그런데 그 많은 곳 중 우리가 찾아간 알베르게에 지난밤 옆자리에 누워 혼자만 열심히 코를 골며 자다가 아침에 바람처럼 사라진 바로 그 독일산 증기기관차가 그곳에 숙소를 정하고 부인과 함께 막 나오는 게 아니겠어요?순간 식겁했습니다. 지난밤의 악몽이 생각나 눈인사만 하고 얼른 돌아서 나와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오늘 佳人 고객님 정말 많이 당황했습니다.우리가 찾아간 곳은 사설 알베르게로 1인당 10유로에 방을 구하고 땀을 흘렸기에 빨래와 샤워까지 마치고 마을 구경을 합니다.이렇게 일찍 새벽부터 걷고 다른 여행자보다 먼저 까미노를 마치고 난 후 샤워에 빨래까지 끝내면 마치 밀린 숙제를 모두 마친 개운한 기분이 듭니다...
2015.02.06 -
포르트마린을 지나 까미노는 계속되고...
까미노 길을 걷다 보면 500m마다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정말 반가운 표식이죠. 내가 지금 있는 위치를 확인하고 앞으로의 방향과 거리까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계획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방향만 알려주는 노란 화살표나 가리비는 수시로 나타나고요. 컥!!! 이 녀석은 피곤한 모양입니다. 아주 자빠져버렸습니다. 인생의 길에서 좌절이라도 했답니까? 마치 佳人의 젊은 시절 한때 방황하며 지냈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이정표란 우리처럼 다른 나라 낯선 길을 걷는 사람에게는 단비처럼 반가운 존재입니다. 우리가 사는 인생길에서도 이런 이정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현실은 이런 도움을 받는다는 일이 불가능하지요. 내가 처음 가는 길에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는 살아가는 길에서도 지침이..
2015.02.02 -
까미노 두 번째 날 곤사르를 향하여
이제 우리의 까미노 이틀째 이야기입니다. 어제는 까미노의 리허설이었다면 오늘은 본 게임이네요. 오늘은 페레이로스에서 곤사르까지 약 16km를 걸었던 이야기입니다. 지난밤은 10월 초순인데도 무척 추웠습니다. 방에 있는 옷장 속에 두꺼운 밍크 담요가 있어 두 개나 덮고 잤습니다. 지금까지는 밤이 그렇게 춥지 않았지만, 북으로 많이 올라왔나 봅니다. 2014년 10월 4일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갈리시아 지방은 지금 10월부터 우기에 접어든다고 하네요. 이 시기부터는 늘 비가 자주 뿌리고 밤에는 무척 춥다고 합니다. 사실, 낮에는 걷느라고 더웠습니다. 아침 7시 반은 이곳에서는 아직 캄캄한 새벽입니다. 이제 두 번째 날을 걷기 위해 배낭을 챙겨 길을 나섭니다. 이렇게 새벽부터 서두르는 이유가 오늘 걸어야 할..
2015.01.30 -
사람들은 왜 까미노에 열광하나?
이제 살라망카를 떠나 오늘부터 당분간 까미노(Camino)를 시작합니다. 우리 부부가 까미노에 도전하는 일은 종교적인 신념이나 어떤 목적을 가지고 도전하는 게 아니고 다만 까미노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고 세상에서 가장 걷고 싶은 길이라는 이야기가 있어 확인차 걸어보려고 합니다. 우리의 이번 여행지가 스페인이기에 언제 다시 또 스페인을 자유여행으로 온다는 보장이 없기에 그러니 이번 기회에 도전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것도 여행 기간 때문에 800km 가까운 까미노 전부를 걸을 수 없고 116km만 걸어가며 까미노에 대한 맛만 보려고 합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그냥 힘들게 걷지 말고 이런 길이 스페인에 있다는 것만 알고 가면 되지 않겠느냐고요. 그것은 식당에 가서 메뉴판만 보고 그냥 나오는 일이잖아요...
2015.01.26 -
살라망카 대학
살라망카는 구시가지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입니다.그러니 시내를 어슬렁거리고만 다녀도 문화유산 속으로의 산책이라고 할 수 있겠죠?여러분!이런 멋진 산책이라면 佳人도 문화인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것 같지 않습니까?그만큼 중세로 되돌아간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보통 살라망카로 오는 교통편은 마드리드에서 오는 게 가장 편리할 겁니다.마드리드 차마르틴 역에서 하루 6-7편 기차가 출발(2시간 30분 걸림)한다 하고...버스는 남부터미널에서 하루 1시간 간격으로 운행(2시간 30분 걸림)한다고 합니다.우리처럼 마드리드에서 세고비아와 아빌라를 거쳐 살라망카까지 온 후 다시 마드리드로 가거나 톨레도를 들렀다가 가는 방법도 좋은 여행 경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이 지역이 카스티야 왕국의 흔적이 남아있기에..
2015.01.16 -
아빌라를 떠나며 이런저런 그런 생각들...
오늘 아빌라를 떠나 아주 역사가 깊은 살라망카라는 도시로 갑니다.스페인의 도시는 사실 어디나 역사가 깊은 곳이지요.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시간이 멈춘 듯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더군요.그러나 그중에서도 살라망카의 역사는 공인된 곳이라고 하더군요.아빌라를 떠나며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멀리서 바라보면 아빌라 고성은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입니까? 또 밤에는 어떻습니까?같은 곳에 서서 바라보아도 시간을 달리하면 또 다른 생각이 들지 않나요?그러나 그런 아름다운 모습도 생각이 깊어지니 자꾸 엉뚱한 생각으로 발전합니다.좌우지간 佳人은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아빌라를 떠나며 이런저런 그런 생각을 합니다.우리는 흔히 동네 산책길에서 개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은 자주 ..
2015.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