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브라궁전(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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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유럽에, 다리는 아프리카에, 그리고 가슴은 아랍에
아실라에서 바라 본 대서양으로 넘어가는 아름다운 저녁노을의 모습입니다.잔잔한 파도와 작고 조용한 해안마을이 아주 잘 어울리는 풍경입니다.이제 우리 여행도 지는 석양처럼 거의 끝나갑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나라지요.그러나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지만, 아닌 것도 같아 여행 내내 혼란스러웠습니다.그래서 흔히 머리는 유럽에, 다리는 아프리카에 그리고 가슴은 아랍에 있는 나라라고 하지요. 쉐프샤우엔 구경을 마치고 이제 아실라라는 마을로 갑니다.아실라는 대서양 연안의 작은 마을로 느낌은 이번 여행 초반에 들렀던에사우이라라는 곳과 매우 유사한 느낌이 들었던 곳입니다. 다만 에사우이라는 제법 큰 도시이지만, 이곳 아실라는 아주 작은 마을로 보였습니다.이곳을 찾아가는 이유는 이번 모로코 여행을 하..
2025.02.24 -
무슬림 건축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바히아 궁전
이슬람 양식의 건축물을 보고 있노라면 장식을 정말 아름답게 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천장이나 출입문 위의 장식이 유난히 돋보입니다. 쉽게 볼 수 없었기에 더 그런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바히아 궁전 단지의 가장 오래된 부분은 술탄이었던 하산 1세의 가장 중요한 보좌관 중 한 사람이 된 전직 흑인 노예였던 시 무사(Si Moussa)가 1867년에 완공했답니다. 흑인 노예의 처지에서 일약 재상에 올랐다니 시 무사의 능력은 대단했나 봅니다. 그러나 능력보다는 모시던 술탄이 갑자기 사망하는 바람에 후계조차 제대로 세우지 못한 상황이라 나이 어린 새로운 술탄을 옹립하는 과정에 반대세력을 흑인 시종이었던 시 무사(Si Moussa)가 위험을 무릅쓰고 목숨을 걸고 앞장서 지켰기에 그에 대한 ..
2024.04.19 -
바히아 궁전(Bahia Palace), 마라케시
대단히 단아한 모습의 정원이 보입니다. 마라케시에 오면 엘바디 궁전이나 마조렐 정원 등 구경할 곳이 몇 군데가 있지요. 이곳은 마라케시의 핫 플레이스 중 하나라는 바히아 궁전(Bahia Palace)입니다.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고 관광객에게 개방된 건축물이라고 합니다. 궁전이라고 하지만, 술탄이 살았던 왕궁이 아니라 궁에서 술탄의 시종으로 지내다가 재상의 자리에까지 올랐던 입지전적인 사람의 저택이었다고 합니다. 실질적으로 술탄이 살았던 곳은 바로 근처에 있는 엘 바디 크시발 나스 궁전이라고 하는데 예전의 화려한 모습은 남아있는 것이 거의 없어 흔적뿐인 궁전 터라고 해야 하지 싶은데 세월이 흐르니 아무리 권력을 쥐고 지배했지만, 바히아 궁전보다도 못합니다. 사실 마라케시에서는 메디나와 제마 엘프나 광장 ..
2024.04.12 -
고립무원의 탐미주의가 바로 알람브라일까요?
알람브라 궁전은 워낙 유명한 곳이기에 세계 각지로부터 많은 사람이 방문합니다. 위의 사진을 보니 히잡을 두른 모슬렘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그들은 이곳을 방문해 어떤 감정을 느낄까요? 조상의 위대한 건축술에 감탄할까요? 아니면 빼앗긴 이 궁전에 대한 분한 마음이 들까요. 알람브라 궁전은 이슬람 건축과 내부 장식에 있어 최고봉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 싶습니다. 사실, 로마 제국이 멸망한 후 유럽에서는 모든 예술 분야가 잠시 휴식기에 들어갔습니다. 로마도 사실은 그리스 문화를 그대로 베껴 신도 모셔오고 모든 예술을 모방하면서 발달했겠지만... 그마저 로마가 패망한 후 유럽은 휴식기 동안은 모든 분야에서 이슬람 문화에 뒤처져 있었지 싶네요. 그런 가운데 이슬람 무어족이 유럽에 발을 걸치며 유럽 대륙에 한 ..
2016.01.22 -
알카사바 벨라의 탑(Torre de la Vela)
알카사바 벨라의 탑(Torre de la Vela)은 알람브라 궁전에서는 최고의 전망대입니다.그라나다 대평원이 앞에 펼쳐있고 도심 한가운데 위의 사진에 보이는 그라나다 대성당이 위용을 자랑합니다.그라나다 대성당인 저곳도 원래는 모스크가 있던 자리지 싶습니다. 관광객은 좋은 풍경에 환호를 지르지만, 1492년 이곳에 서서 시시각각 몰려오는 카스티야 병사를 내려다보며 불안한 마음으로 적의 동태를 왕궁에 수시로 보고했던 이슬람 병사의 마음은 어땠을까요?같은 장소지만, 시간과 보는 사람에 따라 이렇게 세상을 달라집니다. 알카사바는 왕족이 기거하는 입구에 세운 군사요새가 되는 셈입니다.알카사바 안 아르마스 광장이라고 부르는 곳에는 당시 병사가 훈련하고 퍼레이드를 한 운동장, 거주했던 숙소, 목욕탕, 화장실, ..
2015.12.22 -
아랍 목욕탕과 카를로스 5세
저 멀리 시에라 네바다 산맥이 보입니다. 저 높은 산을 넘어 나스르 왕조의 마지막 왕인 보아브딜은 알람브라를 버리고 아프리카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궁전을 버리고 떠날 때 눈물이 앞을 가려 어찌 뒤돌아보았을까요? 몇 번을 돌아보고 눈물을 훔쳤는지 모를 겁니다. 우리가 이곳을 찾은 시기는 한 여름이 지나고 가을인 10월 하순경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산에는 흰 눈이 남아있습니다. 시에라 네바다라는 말은 눈으로 덮은 산자락이라는 의미라 합니다. 최고봉은 이베리아 반도에서도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봉우리인 무라센으로 3.479m나 되는 무척 높은 산이네요. 이곳 알람브라를 점령함으로 이슬람 세력을 이베리아 반도에서 완전히 몰아낸 가톨릭 왕 부부의 손자였던 카를로스 5세는 1526년 신혼여행으로 ..
2015.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