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리시아(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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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콩키스타의 시작과 완결은 야고보입니다.
이틀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머무르는 동안 비가 계속 오락가락합니다. 숙소를 한인 민박으로 했기에 아침은 한식으로 먹어 한결 입맛이 나네요. 사실, 마눌님과는 달리 개인적으로는 여행 중 현지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입니다. 단기간 여행에서는 한식이 그렇게 필요하지는 않지만, 장기간 여행 중일 때는 이렇게 가끔 한식으로 입맛을 돌리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원래 일정을 계획할 때 산티아고에는 하루만 머물고 떠나려 했지만, 울 마눌님이 힘들어하기에 이틀을 쉬었다 갑니다. 같은 숙소에 머무는 사람들은 대부분 땅끝마을이라는 피스테라로 다시 길을 떠납니다. 물론, 일부는 걷고 또 다른 사람은 버스를 이용해 다녀오기도 합니다. 우리는 리스본에서 땅끝마을이라는 호카 곶을 가려고 계획했기에 이곳은 포기하고 ..
2015.03.03 -
산티아고 카테드랄의 모습
위의 사진은 왼쪽에는 베네딕토 16세의 모습입니다. 독일 출신으로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265대 교황으로 계셨던 분이지요. 오른쪽은 우리에게도 친근한 모습으로 각인된 요한 바오로 2세의 모습입니다. 이 두 분의 교황이 이곳 산티아고 성당을 방문했나 봅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산티아고 성당 내부와 외부의 모습을 요모조모 구경합니다. 그 이유는 많은 사람이 까미노를 걷는 이유가 바로 이곳 카테드랄을 찾아오기 때문이죠. 그 역사 또한 천 년도 더 넘었다는 것 아니겠어요? 교황도 여러분께서 다녀가셨고 최근엔 요한 바오로 2세도 다녀가셨다고 하니 그만큼 여느 성당과 다르지 않을까요? 산티아고 대성당은 다른 성당에서는 보기 어려운 보따 후메이로라고 부르는 대향로가 있고 이곳에 향을 사르며 보는 미사가 유명하..
2015.03.02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몬테 도 고소의 언덕에 서서 산티아고를 바라보니 비가 계속 내리며 잔뜩 흐린 날씨 때문에 제대로 볼 수 없었는데 날씨만 좋았다면 여기 언덕에 서서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대성당을 바라보며 감상에 빠질 텐데... 처음 우리 계획은 오늘 여기서 잠을 자고 약 5km 가까이 떨어진 산티아고에는 내일 들어가려고 했지만, 지금까지 함께 걸어온 모든 순례자가 계속 걸어 산티아고로 가네요. 우리도 그냥 산티아고에 들어가렵니다. 다시 한인 민박에 연락해 지금 출발해 들어가겠다고 알리고 다른 순례자와 함께 들어갑니다. 이 시기는 비수기라서 한인 숙소가 여유가 있어 아무 때나 와도 된다고 합니다. 조형물을 세운 언덕 아래 작은 예배당이 보이고 그 안에 들어가 여기까지 무사히 도착한 것에 감사 기도를 드리기도 하고 크레덴시..
2015.02.26 -
까미노 마지막 날, 산티아고를 향하여...
오늘이 까미노 마지막 날입니다. 처음 계획은 오늘은 몬테 데 고소까지 16km 정도를 걷고 내일 아침에 4km 정도 떨어진 산티아고에 여유롭게 들어가려고 생각했지만, 비를 맞으며 걷다 보니 몬테 데 고소에 도착할 즈음 비가 그치기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내처 걸어 산티아고로 바로 들어갑니다. 佳人은 이렇게 오늘 일도 제대로 계획하지 못하면서 100년을 계획하며 살았습니다. 이럴 경우 계획과는 다르기에 먼저 숙소의 방을 확인해야 합니다. 카톡으로 한인 민박에 연락하니 비수기라 방이 비었다고 바로 와도 된다고 합니다. 만약 방이 없었다면, 까미노 도중 만났던 호객하는 할배네 집에 가려고 했는데...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날씨는 잔뜩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습니다. 사흘 내내 출발할 때는 오..
2015.02.24 -
따끈한 물 한 그릇의 감동 (페드로우소에서)
비를 흠뻑 맞으며 걷다 보니 따끈따끈한 온돌방이 생각납니다. 요리 지지고 저리 지지고... 한국인에게는 이런 날씨가 되면 생각나는 게 따뜻한 온돌이 제1 순위가 아니겠어요? 비가 계속 내리니 방수의 제왕이라고 선전하던 옷도 신발도 모두 비가 스며듭니다. 그런 것은 적은 비에는 방수 효과가 있나 모르겠지만, 종일 비를 맞고 걸으니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同行은 同幸이라 했습니까? 그렇다면, 평생을 함께 가는 사람은 평생을 함께 행복해야 하는 게 아닙니까? 우리 모두 그렇게 살아가야 되지 않을까요? 아니... 그렇게 살아가야만 합니다. 그렇게 살아야 짧은 인생 그나마 만족한 삶이 아니겠어요? 오늘도 우리 부부와 함께 행복한 까미노 산책을 하실까요? 이런 곳에 오면 혼자 걷기보다 함께 걷고 싶은 사람이 제게는..
2015.02.23 -
그리고 우리는 다시 까미노를 걸었습니다.
오늘은 이런 노래가 듣고 싶습니다.기교도 부리지 않고 살아온 삶의 진솔함이 배어 나오는 그런 노래 말입니다.노래 듣기를 원하시면 아래를 클릭하세요.통과하셔도 누가 뭐라 하겠어요?그러나 잠시 시간을 내셔서 들어보세요.내리는 비도 진솔한 노래로 말미암아 지나는 행인의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https://www.youtube.com/watch?v=lNdZy4ewG2s&feature=youtu.be오늘처럼 비가 오시는 날에는 첼로의 선율이 그립습니다.마치 하늘에 낮게 드리운 구름처럼 묵직하게 마음을 누르는 그런 소리 말입니다.그러나 구름만이 아니라 오늘은 비까지 퍼붓습니다.여행길에서 마주한 비는 야속하기까지 합니다. 오늘같이 비 오시는 날에는 그냥 온종일 게으름이라도 피고 싶습니다.손가락도 까딱하지 않고 유리..
2015.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