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행 기차가 5시간이나 연착이라고요?

닌빈에서 보았던 극장입니다.

시골 마을에 자그마한 극장이 우리 어린 시절에 보았던 그런 풍경입니다.

베트남은 우리 어린 시절에 보았던 그런 풍경을 자주 만날 수 있어 향수를 자극하기에 좋습니다.

 

닌빈에 올 때 하노이로 돌아가는 기차표를 미리 예매해두었습니다.

음력설이 가까워졌기에 혹시나 표를 구하기 쉽지 않아 하노이로 귀환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오늘은 하노이로 돌아가는 날입니다.

 

닌빈 인근에 있어 쉽게 다녀올 여행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이 있어 올려봅니다.

우리 부부가 다녀온 곳은 바이 딘 절, 호아 루, 짱 안, 땀 꼭, 팟 디엠 그리고 껭 가 마을까지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생태지역까지 다녔으니 그러고 보니 닌빈 지역은 거의 돌아본 셈이네요.

 

2019년 1월 28일 월요일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산책하다가 동네 골목길에서 본 풍경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은 아마도 결혼식을 하려고 준비 중인가 봅니다.

 

날자를 보니 내일 이곳에서 예식을 진행하려나 봅니다.

베트남에서는 장례식도 집안에서 하지 않고 주로 길거리에 이런 천막을 치고 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습니다.

장례식은 검은 천막이고 이곳은 분위기가 다르니 결혼식이지 싶네요.

지금이야 도회지에서는 식장을 빌려하겠지만, 예전에는 좁은 집안보다는 이런 골목길에서 하는 것도

동네잔치이기에 더 좋아 보입니다.

 

숙소에서 보았던 모습입니다.

베트남은 조상에 대한 예우를 무척 소중하게 여기나 봅니다.

가정집은 당연하고 이런 호텔이나 영업집에서도 이렇게 호텔 로비에 조상을 모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새로 밥을 지으면 조상에게 먼저 상을 올립니다.

조상께서 다양한 식성을 지니셨는지 올리는 음식 중에 양주도 보이고 캔 음료도 보이고 과자도 보입니다.

원래 우리나라 초코파이가 빠지지 않는다는데 이 호텔은 초코파이가 없어 정성이 부족한 것으로 보여 반칙입니다.

 

닌빈 역 바로 앞에 우리 숙소가 있습니다.

어디서나 자전거와 오토바이 등을 모두 빌릴 수 있는데 사진에서 오른쪽의 집이 조금 저렴합니다.

 

아침에 잠시 동네 산책을 하는 중 오늘 타고 갈 닌빈 기차역에도 미리 들러보았습니다.

그런데 기차역사 안에 사람들이 웅성거리는데 무슨 일인가 하여 물어보니 기차가 오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창구에 물어보니 하노이로 가는 상행선이 오는 도중 다낭에서 사고가 나는 바람에

모든 열차가 순서대로 지연 연착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예매했던 하노이행 기차 출발 시각은 오후 1시 12분입니다.

우리 출발 시각을 이야기하니 오후 6시가 넘어야 닌빈 역에 올 것 같다는 말이더라고요.

그러면서 환불이 가능하다고 하여 그 자리에서 바로 두 사람 기차표 264.000동을 환불받았습니다.

하노이에서 예매했던 표인데도 이곳 닌빈 역에서 환불했네요.

 

그렇다며 오늘 하노이로 갈 예상 시각을 오후 1시 출발을 생각했는데 굳이 그때까지 닌빈에 있을 이유가 없잖아요.

어제 팟 지엠을 다녀오려고 이용했던 버스 터미널로 가면 수시로 하노이로 올라가는 버스를 타도 되고요.

 

바로 앞에 있는 숙소로 돌아와 아침 식사를 하며 주인에게 기차가 사고 때문에 연착한다고 이야기하자

버스를 이용해 하노이로 가거나 리무진 밴을 섭외해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밴이 이곳 숙소로 픽업을 와서 하노이 기차역까지 8달러/1인이라고 하네요.

기차표보다는 조금 비싸고 버스비보다는 많이 비싸겠지만, 굳이 버스 터미널까지 가지 않아도 되고

시간을 기다리지도 않아도 되니 이 또한 좋은 조건으로 보입니다.

 

올라가는 도중 생 수 한 병도 무료로 제공합니다.

그런데 하노이로 여러 사람이 타고 갈 합승인지 알았는데 우리 부부 둘 만 태우고 하노이로 갑니다.

그러니 완전 우리만을 태우고 하노이로 가는 리무진이네요.

 

여행이란 늘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돌발적으로 생깁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다만, 어떻게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내느냐가 아니겠어요?

 

그래서 나중에 돌아와 이야깃거리가 생기고 또 하나의 추억담이 생겨

이렇게 서로 공유할 수 있잖아요.

 

올라가며 보았던 풍경입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네요.

11년 전에 왔을 때는 이런 고속도로가 없었는데...

 

도착 장소는 하노이 기차역 부근에 있는 서커스장 앞입니다.

이 부근은 우리가 첫날 하노이 도착했을 때 하노이 지인의 초대를 받았던 식당 옆이네요.

 

이 부근 지리를 알고 있기에 천천히 걸어서 숙소를 찾아갑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하노이 역 앞으로 난 도로가 바로 쩐흥다오(Tran Hung Đao) 길입니다.

쩐흥다오는 구국의 영웅으로 쩐 왕조를 세운 인물로 베트남 어느 도시를 가나 그의 이름을 딴 도로가 거의 있더라고요.

 

바로 골목 안에 스님이 운영하는 차이 안 락(Chay An Lac)이라는 채식뷔페가 있습니다.

마침 점심시간이 되었고 집사람이 채식주의를 고집하는지라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캐리어를 끌고 말입니다.

 

99.000동/1인으로 우리 돈 5.000원 정도 되네요.

위의 사진에 보면 스님의 사진을 볼 수 있지요?

아마도 이 스님이 만든 뷔페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제법 괜찮은 곳입니다.

추천합니다.

열대 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 과일도 많고 맛도 제법 좋은 곳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채식뷔페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요리 자체를 많이 가공하거나 변형시키지 않고 조리한 듯합니다.

그래서 음식도 우리 입맛에 잘 맞고요.

가격 또한 저렴해 좋은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다만, 점심시간에는 혼잡해 자리 잡기도 힘들어 사람들 사이에 끼어 앉았습니다.

다음에 하노이에 들린다면 이 식당을 꼭 다시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