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카 나폴리 한가운데로 들어갑니다.

2017. 9. 14. 09:00이탈리아 여행기 2015/나폴리

 

오늘은 가장 나폴리다운 마을을 찾아갑니다.

지금은 지저분하고 가난한 동네지만, 사실, 나폴리의 시작은 이 마을부터라고 해도

되지 싶은데 그 역사가 2천 년도 더 넘은 동네라는 말이겠지요.

 

 

이곳은 나폴리의 유명한 피자집 중 한 곳인 디 마테오를 찾아가기 위해

지났던 길로 사실 가장 볼거리가 많은 곳이지만, 위험하다는 잘못된

소문 때문에 우리나라 여행자들은 별로 찾지 않은 곳입니다.

 

 

여행이란 어디를 가나 항상 위험이 있기에 스스로 늘 조심하며 다녀야 하지 않겠어요?

낮에는 상대적으로는 덜 위험하겠지만, 밤에는 여행자 혼자서는 절대로 찾아서는

안 되는 그런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을 찾아가기 위해 푸니콜라레 역에서 나와 뒤로 돌아가니 지하철역이 보입니다.

 

머뭇거리자 학생으로 보이는 여자가 다가와 어디를 찾아가려고 하느냐고 물어보네요.

우리가 가려는 곳은 지하철 한 정류장만 가면 되는 카브르(Cavour) 역입니다.

여학생의 도움으로 무사히 목적지 방향으로 가는 플랫폼에 도착합니다. 

 

 

지하로 내려가면 동서남북 구분이 어렵잖아요.

더군다나 초행인 우리는 방향을 알지 못합니다.

처음 이곳에 온 우리는 뭐 내려가지 않아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네요.

 

 

지하철역을 올라와 두리번거리다 보니 건너편에 문이 하나 보입니다.

이 문이 성 젠나로 문(Saint Gennaro Gate)인가 보네요.
성 젠나로는 나폴리 주교였던 성 야누아리오의 이탈리아 이름이라 하네요.

 

 

그는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가 퇴위하며 벌어진 기독교 박해 기간에

이곳 나폴리 주교로 봉직하다 참수당하며 순교했으며 지금은 나폴리의

수호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 문을 통해 들어가면 나폴리의 오래된 동네를 볼 수 있습니다.

사진에 보듯 골목이 좁고 지저분해 보입니다.

아마도 이 지역을 스파카 나폴리라고 부르나 봅니다.

나폴리에서는 아주 유명한 동네라고 합니다.

우범지대로 보이시나요?

 

 

이 마을은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부터 서민의 주거지로 유서 깊은 마을이라 합니다.

따라서 가장 나폴리다운 곳이라 하여 나폴리의 민낯을 볼 수 있는 곳이 되겠네요.

원래 오래되면 낙후하고 지저분해지는 것은 동서고금을 통해 모두 알고 있는

사실로 스파카라는 말은 '자른다'라는 뜻이라 합니다.

 

 

보메로 언덕에 올라 이 지역을 내려다보면 이 길이 마을 가운데를 일직선으로

통과하기에 마치 잘라놓은 듯하기에 그리 부르나 보네요.

비록 경제적으로 힘들게 살지만, 그들이 섬기는 신은 부자나 다름없지요.

 

 

우리 세대의 나이 든 사람에게 나폴리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일까요?

역시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라라는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오르지 싶습니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배운 것이 3대 미항이라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젊은 세대는 치안이 심각한 곳이라고 알고 있을 것입니다.

 

 

왜 나폴리는 이런 오명을 쓰고 있을까요?

이런 골목길이 우범지역으로 보여서일까요?

나폴리를 제대로 다녀오지 않고 버스를 타고 그냥 스쳐 지나간 사람의 이야기지

싶은데 그러니 나폴리를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사람의 이야기라는 말일 겁니다.

위의 사진 속의 골목길 모습은 어찌 보면 무섭게 느껴지기도 하고

민초의 속살을 보는 모습으로도 보입니다.

 

 

헉!!! 골목길에서 보았던 해골을 보니 무서운 곳이 맞기는 맞나 봅니다.

그런데 왜 이런 말이 우리나라 사람에게만 더 깊이 각인되었을까요?

이는 주로 로마에 사무실을 두고 영업하는 우리나라 여행사에서 남부 투어라고

하는 관광상품을 운영하며 확산시킨 말일 수도 있다는 말이 아닐까요?

그렇다고 절대로 안전하다는 말은 아니니까 오해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니 남부 지방은 자유여행을 하지 말고 한국 여행사를 통한 단체 남부 투어에

참여하라는 일종의 겁주기 일수도 있고 이런 나폴리에 대한 나쁜 표현은 이곳 여행을

주선하는 우리나라 여행사가 없어지기 전에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사실, 나폴리 뿐 아니라 이탈리아 남부지방은 북부나 중부지방보다 경제적으로

낙후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민족조차 조금은 다르기에 독립하자는 말까지 나오기도 한다네요.

 

 

그러나 이 길을 지나가며 느낀 것은 서민적이고 구경거리가 무척 많다는 겁니다.

지나가는 우리에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고 우리가 찾는 피자집도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경제적으로 풍족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과연 나폴리는 그렇게 위험한 곳일까요?

이제 직접 우리는 나폴리 한가운데로 들어가 걸어 다녀 보았기에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로마나 베네치아 등 다른 대도시가 여기 나폴리보다는 더 안전할까요?

오히려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로마나 베네치아가 사실 더 취약하지 않은가요?

여행자는 어디에서나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지켜야 합니다.

그렇다고 나폴리의 치안이 다른 곳에 비해 불안하다는 말은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여기도 위험한 곳 중 한 곳은 분명하겠지요.

세상 어디나 여행자가 모이는 곳은 여행자를 노리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모두가 위험하지 어디가 더 위험한 곳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