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트 벤 하도우 성, 정상에 서서

2024. 5. 17. 03:50모로코 여행기 2024

 

이제 오늘의 목적지인 아이트 벤 하도우 성이 있는 성문 입구에 올랐습니다.

성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허술하지요?

바람만 불어도 금세 쓰러질 듯한 성벽의 모습입니다.

 

 

성벽에 큰 구멍이 생겼습니다.

성을 쌓은 재료는 거의 황토흙이고 약간의 돌을 섞어 쌓았네요.

장풍이 아니라 콧김에도 쓰러질 듯한 약한 모습입니다.

 

 

잠시 숨을 고르며 뒤돌아 보니 조금 전에 우리가 건너온 다리가 보입니다.

강은 메말라 물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건천입니다.

그러나 저기 보이는 마을은 아이트 벤 하도우의 신도시 강남인가요?

 

 

여기는 오래전부터 베르베르인이 거주했던 전통을 자랑하는 산동네이고요.

그런데 사실은 예전에는 이곳이 아이트 벤 하도우의 중심지였지요.

그러나 지금은 생활하기에는 아무래도 불편하지 싶기는 합니다.

 

 

이곳을 홍보하는 사진을 보면 그래도 우기철에는 비가 내려

강물이 제법 흐르기는 한다고 합니다.

사막지역에서 그래도 이만한 조건을 갖춘 마을도 많지는 않을 듯합니다.

그러니 강옆으로 나무가 자라고 있지 싶습니다.

 

 

이제 성 안의 모습을 구경합니다.

정말 구경거리라고는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 사라져 버렸고 남은 것이라고는 정상에 작은 건물 하나뿐입니다.

 

 

그러나 성벽이 있는 내부는 제법 넓은 공간이 있어 옛날에는 이곳이

아이트 벤 하도우의 중심이었지 싶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남아있는 그마저도 거의 부서져 자연으로 돌아가는 중입니다.

세상에 완벽한 것이라고는 없기는 하지만....

이런 곳은 빨리 복원해 예전의 모습으로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재정적으로 손이 미치지 못했겠지요.

아니면 이대로가 바로 아이트 벤 하도우라고 생각하고 있던지요.

아이트 벤 하도우는 입장료가 없습니다.

 

 

만약, 중국이라면 라이트 벤 하도우 10km 밖에다 울타리를 치고 입장료를 받았을 것이고

또 매표소부터 이곳까지 들어오는 구내 버스는 별도로 운행하며 교통비까지 받았을 것입니다.

이런 방법은 중국 여행을 하며 잘 알게 되었지요.

 

 

입장료를 받아가며 그런 돈으로 복원사업을 하면 되겠지만,

아직 그런 생각은 하지 않나 봅니다.

어쩌면 너무 티 나게 복원한 것보다는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건물 용도는 궁전의 곡식을 보관했던 건물이라고 합니다.

아이트 벤 하도우 궁전 건물은 아래 다리를 건너 왼쪽에 있고요.

그러나 궁전이라고 하는 곳도 모두 사라지고 터만 있더라고요.

 

 

비록 모두 사라져버렸지만, 이곳을 찾는다면 꼭 올라보십시오.

360도 파노라마 전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주변의 풍경이 거침없이 보입니다.

따라서 일출이나 저녁노을을 볼 수 있는 멋진 곳이 바로 이 정상입니다.

 

 

여행을 하며 때로는 이런 곳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화려하고 수려한 풍경이 있는 여행지도 좋지만, 

이렇게 퍽퍽한 환경 속으로 터벅터벅 걸어 다니는 것도 좋습니다.

 

 

이곳은 과거로 거슬러 들어가는 일이며 동시에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여행에 정답은 없지 싶습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이 지역의 풍경도 좋습니다.

 

 

이런 곳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느낌이 좋은 곳이라면

여행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그것 만으로도 충분한 곳입니다.

 

 

이제 다시 내려갑니다.

사실 구경거리라고는 전혀 없는 아이트 벤 하도우였습니다.

올라올 때 지났던 골목길을 포기하고 다른 골목으로 내려가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비록 구경거리가 없었던 아이트 벤 하도우 성일지라도 

이곳을 찾았다면 누구나 이곳 정상에 올라야 하지 싶습니다.

그 이유는 이곳이 바로 아이트 벤 하도우의 본질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