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30. 03:00ㆍ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발길 머물렀던 곳
오래된 돌로 쌓은 아름다운 다리가 보입니다.
이 다리는 중국 구이저우성(贵州省, 귀주성) 리보현(荔波县, 여파현)에 있는 다리로
일곱 개의 작은 아치형으로 이루어진 샤오치콩 다리(소칠공교:小七孔桥)라고 합니다.
1.835년 청나라 때 구이저우와 광시를 잇는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다리랍니다.
이 다리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온다네요.
옛날 아지(阿吉)라는 야오(요:瑤)족 젊은이가 있었답니다.
아지가 강 씨가 아니라 다행입니다.
그는 오른손 손가락이 하나밖에 없는데 신기할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답니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예를 들면, 단단한 바위라도 손가락으로 찌르기만 하면 바위는 부드러운 흙으로 변한답니다.
우리가 듣기에 황당한 이야기지만, 중국의 무협소설을 보면 이 정도는 하수에 속하지요?
그러나 하룻밤을 자고 나면 그 부드러운 흙은 다시 단단한 바위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정말 얼척없는 이야기지만, 중국이니까 눈감아 줍시다.
중국 외교부에서 또 억지 성명 발표하니까...
아지가 사는 마을에는 양귀비보다도 더 예쁜 처자가 그것도 일곱 명이나 살고 있었답니다.
어느 날, 아지와 일곱 처녀는 마을 사람이 한삐탄 때문에 길이 막혀 마실도 못 나가고
시장에도 못 가고 논밭 일구러 건너가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지와 일곱 처녀는 한삐탄에 다리를 놓기로 하고 빤샤오산(板崤山) 밑에서 만납니다.
아지가 손가락을 들어 바위를 찌르니 단단한 바위가 순식간에 부드러운 흙으로 변합니다.
가만히 두고 보니 참 너무 하는군요?
그러자 일곱 처녀는 그 흙을 빚어 무지개다리를 만듭니다.
하나의 무지개 다리를 만드는데 일주일이 걸리니 모두 49일 만에 다리가 완성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5리 밖에 있는 따치콩(대칠공:大七孔)의 이름을 빌려
샤오치콩(소 칠공(小七孔) 다리라 불렀답니다.
다른 말로 일곱 처녀가 만들었다 하여 이 다리를 치꾸치아오(七姑桥)라고도 부른답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佳人도 이런 곳을 거닐며 잠시 지난 날을 회상해 봅니다.
지나간 것은 역시 아름다워 보입니다.
그럴 때는 지나간 날의 기억을 살짝 건드려보세요.
그러면 그 기억을 타고 과거로 잠시 돌아갈 수 있답니다.
그러나 아름답고 그립다고 회상의 기억만 잡고 따라 올라가다 보면
어디쯤에서는 그만 멈추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그리워해야 할 것은 바로 거기까지입니다.
지금 그때로 돌아갈 수 없기에 그때가 아름답고 더 그리울 뿐입니다.
이제는 그 기억의 줄을 살그머니 놓아주어야 합니다.
아쉽지만, 이제는 그만 돌아서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합니다.
늘 그리워하다 보면 우리 주변에는 지나간 기억만 수북이 쌓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래도 가끔은 그런 회상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럴 때만 살그머니 끈을 잡아당겨 보세요.
작은 행복이 그곳에서 우릴 반겨주니까요.
그 기억이 영화의 한 장면이면 또 어떻습니까?
佳人처럼 다리만 보면 메릴 스트립이 생각나더라도 그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면 그 또한 즐거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비싸고 보기 좋아도 샤오치콩 다리만 바라보다가는 다른 곳을 보지 못합니다.
그녀만 기다리다 보면 다른 사람을 만나지 못합니다.
이제 발걸음을 옮겨야 하겠어요.
그래서 아쉬워 다시 한번 다리를 바라봅니다.
비록 폭이 4m이고 길이 25m 정도의 작은 다리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고 갔으며 얼마나 많은 사연을 안고 있을까요?
佳人도 세월이 흐르니 지나간 것이 자꾸 그리워집니다.
이는 나이가 제법 많이 들었다는 의미겠지요?
그래서 예전에 다녀왔던 여행 사진을 들추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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