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공사(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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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의 마지막 이야기
석양이 아름답게 물든 모습입니다. 위의 사진은 쿠엥카 구경을 마치고 마드리드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저녁노을이 아름다워 찍어보았습니다. 여행의 시작을 가슴 떨리며 출발했는데 벌써 그 끝이 다가왔습니다. 오늘 여행이 이번 우리 부부의 첫 유럽 배낭여행으로 스페인만 46일간 돌아보았던 여행 마지막 날입니다. 이제 서산을 넘어가는 해처럼 우리 여행도 막을 내립니다. 그동안 참 길게도 달려왔습니다. 아직 걸을 수 있는 두 다리가 있어 감사하고 서산을 넘어가는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어 감사하고 세상의 이 모든 것들을 마음에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기억력이 있어 감사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이렇게 모든 일이 감사하다는 마음뿐입니다. 이제 천천히 쿠엥카를 걸어서 내려가며 두리번거립니다. 내려갈 때는 다..
2016.04.05 -
하는 일이 즐겁다면 그곳은 낙원입니다.
이제 현공사를 모두 보았습니다.터덜터덜 다퉁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네요.워낙 작은 곳이라 모두 돌아보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이곳이 볼 게 없다는 뜻은 아닐 겁니다. 지금까지 사진으로만 보았던 현공사는 정말 대단했습니다.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무척 많은 생각을 하며 다녔습니다.현공사란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에게 놀라움을 주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걸어 나오다 아쉬워 잠시 뒤를 돌아봅니다.현공사를 올려다보니 지금은 이미 많은 사람이 밀어닥쳐 고속도로 정체처럼 가다 서다를 반복합니다.우리는 조금 이른 시간에 이곳에 왔기에 저렇게 기다리며 올라가지는 않았습니다.저게 사람 구경이지 어디 생각이나 하며 신선을 만날 수 있겠어요?신선 중의 하나는 틀림없이 안전을 책임지고 교통정리..
2012.02.14 -
현공사(쉬앤콩쓰 : 悬空寺)에 오르면 누구나 신선이 됩니다.
현공사는 북위 때인 6세기경 항산 금룡구라는 절벽에 처음 지어진 이후 금. 명, 청 3대에 걸쳐 보수하고 재건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합니다.우리나라는 순수한 불교사원만 있지만, 중국은 이렇게 여러 종교가 한 곳에 모여 비장의 카드를 감추고 있다가 이게 아니면 저것을 꺼내 들 패를 지녔나 봅니다.독채면 어떻고 전세면 어떻습니까?여기처럼 한 지붕 세 가족도 있는걸요.뭐 어떻습니까?목적을 위해 아무나 바쁘지 않은 신이 먼저 나타나 도와주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1.500년간이나 절벽에 매달려 지내며 소원을 비는데 아무리 돌아앉은 부처라도 미소 한 번 지어주지 않겠어요? 자꾸 도와달라 조르면 이방 저방을 옮겨 다니며 소원을 들어주어야 하는데 방과 방 사이를 오고 가는데도 찌릿찌릿할 겝니다.그러니 차라리 소원..
2012.02.13 -
통하였느냐?
현공사의 회랑이나 구름다리는 구도자나 참배자만 다니기 위해 만든 게 아닙니다.그 안에 모셔놓은 부처와 공자 그리고 도교의 모든 신을 서로 연결하는 고리입니다.어디 사람과 사람, 그리고 신과 신만 연결하는 고리겠어요?이곳은 아울러 중생을 신의 세계로 사바세계와 천상의 세계를 이어주는 그런 역할을 하는 다리라 보아야 할 겁니다.한마디로 서로 통하게 하는 그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이곳에 오른 덜수도 세상과, 신과, 그리고 하늘과 通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만약, 여기를 올라 세상과 통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조금은 있는 사람일 겁니다. 그곳에서 내려다본 사바세계는 미물에 불과합니다.처마 끝에 걸린 용머리는 하늘을 향해 포효하고 낭창 한 팔작지붕에 황금색 기와로 멋을 내고 워낙 짧은 ..
2012.02.11 -
추녀 끝에 걸린 풍경은 바람이 불지 않으면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항산 북쪽의 산허리에 달아매 놓은 천 년 사찰이 있습니다.아래서 올려다보면 마치 성냥개비로 기둥을 만들어 받혀놓은 듯합니다.만약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오르기라도 하면 과연 지탱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 절은 수직 절벽에 구멍을 파고 그 구멍 속으로 기둥을 횡으로 끼워 넣고 그 위에 건물을 올린 형태이기에 그러다 보니 무게가 제법 나가는 대들보나 기둥의 숫자를 줄이고 심지어 누각은 창문마저 만들지 않았습니다.문짝을 만들지 않은 이유는 무게도 줄일 뿐 아니라 바람이 불면 걸리지 말고 그냥 지나가라는 의미지 싶은데 그러나 처마는 무척 멋을 내어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좁은 공간에 위로 겹쳐 건물을 만들다 보니 위에서 아래 건물의 지붕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기에 용마루나 올려..
2012.02.10 -
쉬앤콩쓰(悬空寺 : 현공사)는 천상의 세상이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며 오른쪽 절벽 위를 바라봅니다. 현공사는 절벽 가운데 마치 제비집처럼 걸려 있습니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보통 사람의 생각으로는 살아가기 어려운 곳인가 봅니다. 사찰마저도 서커스의 원리를 도입했나 봅니다. 중국은 참 재미있는 나라입니다. 쉬앤콩쓰(悬空寺 : 현공사)는 그 이름처럼 공중에 매달린 듯한 이상한 모습과 기이한 형태와 위험해 보이는 건물로 중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어느 건물에 뒤지지 않을 겁니다. 이름처럼 독특한 사찰인 현공사는 뒤로는 절벽이 있어 마치 병풍을 등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위로는 금방 무너져 내릴 듯한 바위를 머리에 이고 있고 발아래로는 아찔한 모습을 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는 형상입니다. 정말 취향도 난해하네요. 중국을 다니다 보면 잔도라고 부르는 절벽에 걸친 ..
2012.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