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요고성(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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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야오 고성, 성벽 따라 걸어보기.
이제 우리 여행도 절반이 되었습니다.한 달의 일정이 길지도 않지만, 짧은 일정도 아닐 겁니다.시작이 반이라 했는데 반이 지나가니 다 끝나간다는 느낌입니다.여행을 즐기는 사람은 반이 지나는 시점에는 너무 빨리 시간이 지나 이제 겨우 반밖에 남지 않았다 생각할 것이고, 즐기지 않는 사람은 아직도 반이나 남았다고 할 겁니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하늘은 뿌연 안개로 시계조차 좋지 않습니다.성벽의 안쪽은 이렇게 흙으로 다져가며 쌓아 올렸습니다.성벽 위의 빗물이 흘러내리는 곳에만 벽돌로 쌓았는데 우리 눈에는 허술한 토성이라 생각되지만, 아주 단단하게 다졌기에 수백 년을 견디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 중 하나가 오늘 가는 개휴라는 도시입니다.가는 길에 핑야오의 성벽 트레킹 사진이나 올려보렵니다.성벽..
2012.03.20 -
시간이 멈추어버린 곳, 핑야오 고성(平遙 : 평요)
오늘은 숨은 그림 찾기 하듯 골목을 걸어 다니며 보았던 것들을 살펴보렵니다.아무래도 고성의 모습은 관광객이 다니는 길은 거의 다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가게이거나 통표나 돈을 별도로 내고 들어가 볼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혹시 좀 더 많은 것을 보시고자 하시는 분은 꼭 통표를 구입하셔서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작은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주로 지역 주민이 사는 그런 보통 마을입니다.우리 부부의 여행은 주제도 없고 순서도 없습니다.그냥 눈에 보이면 기웃거리고 보이지 않으면 지나쳐버립니다.어쩝니까? 그게 우리 부부의 불편한 진실이고 한계인데요. 우선 시루(市樓)부터 먼저 올라가 보렵니다.시루란 떡을 찌는 시루 말고 핑야오에서는 마을 한가운데 볼품없이 불쑥 솟아있는 누각을 말하는데 핑야오 고성의 중간에..
2012.03.17 -
핑야오 고성은 뿌연 안개로 아침을 엽니다.
10월 24일 여행 14일째 핑야오 고성에 아침 해가 두둥실 떴습니다. 아닙니다. 해는 떴어도 그게 해인지 달인지 히끄무리하여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핑야오의 아침은 해를 삼킨 운무로부터 시작합니다. 이곳의 아침은 뿌연 안개와 먼지로부터 차차 핑야오 고성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간밤에 정전되어 춥게 잤더니 역시 감기 기운이 있네요. 핑야오의 아침은 음산하고 어둡습니다. 오늘 찾아온 감기 때문에 면산 여행 때 고생 많이 했습니다. 고성의 집이나 주민의 옷차림마저 회색과 검은색으로 칙칙하게 느껴집니다. 중국은 옛날부터 황제나 힘쓰는 사람이 밝은 색을 독점했기에 민초는 늘 어둡게 살아왔나 봅니다. 늘 황사에 찌들어 사니 밝은 색의 옷은 어렵고 목욕조차 자주 하지 않는 민족이라 그렇지 싶습니다. 지나다니는 사람의 ..
2012.03.16 -
핑야오 고성에 땅거미가 내려앉으면...
핑야오 고성의 길은 얼핏 복잡해 보이지만, 아주 간단하게 이름 지었습니다.고성 안으로 들어가는 문은 북과 남에 각각 하나씩 있고 동과 서는 두 개씩입니다.그리고 남쪽은 성벽이 동서로 일자로 곧게 만들지 않고 굴곡지게 만들었습니다. 우선 북문으로 들어가면 남쪽으로 난 큰 도로가 북대가(北大街)라고 부릅니다. 그 도로가 동서로 가로지르는 도로와 만나서 오른쪽 동대가와 왼쪽의 서대가로 나뉩니다.북대가는 계속 남으로 나 있지 않고 왼쪽인 동쪽으로 조금 더 가야 남쪽으로 길을 만들었습니다.그 길을 남대가라 부릅니다.이게 핑야오에 있는 큰길 전부입니다.물론 작은 골목길은 무수히 많지만, 관광객이 주로 다니는 길을 아닙니다.그러니 주역이니 뭐니 따지지 않고 단순 무식하게 거리 이름을 동서남북으로 큰길이라 지었습니다..
2012.03.15 -
황허에서의 아침 산책
10월 23일 여행 13일째 지난밤은 정전까지 되어 촛불을 켜고 지냈습니다.밤새도록 촛불에 희미하게 비치는 마눌님의 얼굴을 마주 보며 잠이 들었습니다.사랑이란 희미한 촛불에 비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방에는 화장실은 물론 세면실도 없습니다.아침에 문을 열고 나오니 마당에 계시던 주인장 노인이 웃으며 아침인사를 합니다.간밤에 추었던 일도 불편했던 일도 주인장 노인의 미소로 모두 춘삼월 봄눈 녹듯 사라집니다. 그리고는 얼른 더운물을 떠다 주시며 세수하라 하네요.이곳은 아침부터 마음 따뜻한 사람 사는 곳이었습니다.이 물은 혹시 황허에서 바로 길어올려 데운 물이 틀림없을 겁니다.따뜻한 물은 그냥 물이 아니라 정성을 데운 물이잖아요. 그쵸?이렇게 말도 통하지 않고 이름조차 생소한 곳에서 이른 아..
2012.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