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호스(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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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세레스 장미여관에서 마요르 광장 까지
위의 사진은 카세레스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역사지구라는 의미의 시우다드 모누멘탈 입구의 별의 문(Arch of the Star)이라고 부르는 문입니다. 카세레스의 중심광장인 마요르 광장에서 구시가지로 들어가려면 이 문으로 들어가야 제대로 들어가는 셈이지요. 우리를 태운 버스는 오후 3시에 카세레스 버스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버스 터미널은 도시 규모와는 달리 한가합니다. 오가는 승객도 거의 없고 창구도 모두 닫혀 누구에게 내일 구경할 트루히요행 버스 시각표를 알 수 없네요. 스페인의 지방 도시는 이동 인구가 많지 않나 봅니다. 한 군데 열린 알사(ALSA) 버스 창구에 물어보니 자기네 버스는 트루히요를 운행하지 않아 모른다고 안내 센터를 이용하라고 매몰차게 끝내버립니다. 스페인을 여행하다 보니 다..
2015.07.13 -
메세타 고원은 축복의 땅이 아니었습니다.
아침 내내 바다호스의 구시가지를 구경했네요.바다호스는 제법 느낌이 좋았던 도시였습니다.알카사바며 푸엔테 데 빠르마스, 즈그라피토 기법의 알타 광장 그리고 시내에 아직도 남아있는 이슬람 풍으로 지은 집 등 구경거리가 심심하지 않았습니다.이 모든 게 입장료도 하나도 없는 곳이기에 더 좋았네요. 원래 바다호스는 스페인으로 다시 들어오기 위해 선택한 여정 중 한 곳으로 생각했기에 더 느낌이 좋았나 봅니다.11시 45분 숙소 체크아웃을 하고 배낭을 챙겨 천천히 걸어서 버스 터미널로 갑니다.숙소에서 터미널을 물어보니 천천히 걸어서 30분이면 충분하다고 하기에 걸어서 갑니다. 오늘 갈 곳은 바로 카세레스라는 중세의 도시입니다.카세레스에서 일박하고 먼저 피사로의 고향인 트루히요로 이동해 구경한 후 아침 일찍 남쪽으..
2015.07.10 -
에스트레마두라는 콩키스타도르의 고향
위의 사진은 알카사바 성벽 위에서 푸엔테 데 빠르마스(Puente de Palmas)라는 다리를 바라본 모습인데 종려의 다리라고 해야 할까요? 과디아나 강을 가로지르는 제법 오래된 다리로 무어족이 건설했던 다리라 합니다. 이 강은 나중에 우리가 들릴 메리다로부터 흘러온 강으로 바다호스를 지나며 포르투갈과의 국경을 이루는 카야 강과 합류합니다. 당분간 우리가 돌아볼 지역을 스페인에서는 에스트레마두라(Extremadura)라고 부른다는데 이 말의 의미는 레콩키스타 시기에 무어족의 세력권 밖의 지역이라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또는 두로 강 밖에 있는 지역이라는 말이기도 하고요. 쉬운 말로 촌 동네나 변두리 동네라는 말이잖아요. 그런 곳에 사는 사람을 뭐라 하지요? 촌놈이라고 하지 않나요? 시내 구경을..
2015.07.09 -
육지의 외로운 섬, 바다호스 시내구경
바다호스의 랜드마크는 누가 뭐래도 알카사바입니다. 알카사바는 사실, 이들에게는 침략자이며 이민족이 만든 왕궁과 성벽입니다. 치욕의 역사현장이고 부끄러운 조상의 역사이지만, 이를 보호하고 후세에 남긴 이유는 이 또한 그들의 역사현장이기 때문입니다. 과거가 없는 현재도 없지만, 현재가 없는 미래 또한 어디 있겠어요. 부끄러운 과거는 부끄러운 대로 자랑스러운 과거는 자랑스러운 대로 그대로 두고 보존하여 후세에 알리는 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 산 교육이 아닐까요? 역사는 늘 되풀이된다고 합니다. 자라나는 세대일지라도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를 그대로 알려 그들이 다시는 그런 과오를 저지르지 못하게 하는 게 바른 교육이 아니겠는가 생각해 봅니다. 위의 사진은 알카사바 성문 입구 광장인..
2015.07.07 -
고즈넉한 알카사바 성벽 길 따라 걷기
오늘은 성벽 위를 걸어가며 여행기를 시작합니다. 중국이라면 당연히 성벽 위로 올라가려면 입장권을 사야 올라갈 수 있지만, 여기는 무료이며 이번 여행을 하며 느낀 것 중 하나가 많은 유적지가 무료고 입장료 또한 중국과 비교하면 저렴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아 우리 부부 둘이서 알카사바 전체를 전세를 내어서 구경합니다. 바다호스는 신기하게도 이 근처 지방에서 유일하게 로마의 지배지역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다만 이곳에서 60여 km 떨어진 메리다라는 곳이 워낙 로마의 큰 도시였기에 그곳의 영향력 아래 있었을 겁니다. 어제 지나온 에보라에도 로마 유적이 있었고 바다호스 반대편인 메리다에도 로마 유적이 많이 남아있었는데 왜 로마는 이곳을 포기했을까요? 로마의 지관이 지세가 나쁘다..
2015.07.06 -
바다호스의 아침 산책
위의 사진은 푸엔테 데 빠르마스 다리 위에서 알카사바를 바라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이곳을 지배했던 세력은 제일 높은 언덕 위에 성벽을 쌓고 그 안에 왕궁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완벽한 시타델이라도 함락되지 않는 곳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모순(矛盾)이라는 말은 하나씩 놓고 볼 때는 이치에 합당한 말이지만, 그 또한 함께하면 맞지 않는 말인가 봅니다. 세상의 진리란 세월이 흐르며 조금씩 변해가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나만 볼 때는 맞는 말이지만 둘이 만나면 틀릴 수 있다는 말이잖아요. 바다호스 발긔 달애 밤드리 노니다가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어느 빵집에 눈길이 머물더군요. 간판을 보니 빵집의 설립연도가 1890년이라는 말이 아닌가 생각되더군요. 벌써 120여 년이 넘었다는 말이 아니겠..
201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