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우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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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우고역도(金牛古驛道)
봉추비랑에서 한참을 구경했습니다. 글은 모두 읽지는 못하지만, 예술적인 아름다움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서예라고 하는가 봅니다. 글을 몰라도 구경하는 것은 누가 시비하지 않더군요.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었으니까요. 글도 모르는 사람이 어찌 그게 예술적인지 아느냐고요? 그렇군요. 그래도 식당에 가서 비싼 음식 시켜먹지는 않더라도 메뉴판은 볼 수 있잖아요. 그쵸? 돈도 들지 않는 음식사진이나 메뉴판도 못 본답니까? 이제 봉추비랑을 돌아 위의 사진에서 보신듯이 남문 성문 위에 서서 청두 쪽을 바라봅니다. 여기부터 청두방향은 산이 별로 보이지 않는 아주 평평한 곳처럼 보입니다. 북벌을 위해 청두를 출발한 공명도 아마 이 길로 올라와 여기서 하루 정도는 쉬었다 가지 않았을까요? 물론, 유비가 유장을 치기 위해 익주..
2013.07.31 -
슬픈 이야기가 있는 검문관
제갈량이 출사표를 쓰고 천하대업을 위해 군사를 이끌고 북벌을 나섰을 때 통과한 곳이 바로 이곳이었고 강유가 촉한의 후주인 유선이 항복했다는 소식을 들은 곳도 이곳입니다.강유는 그 소식을 접하고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아! 이제 하늘마저 촉한을 버리시나이까?촉한의 시작과 마지막 소식을 함께했기에 이곳은 더 많은 사람이 아쉬워하는 곳이 아닐까요?여행이란 이렇게 혼자만의 생각으로 해도 괜찮습니다. 강유가 풍전등화 같은 촉한을 지켜내기 위해 위나라 대군을 막아낸 곳도 바로로목이 쉬라 외치며 독전을 했고 빗발치듯 날아오는 적의 화살을 두려워하지 않고 두 눈을 부릅뜨고 여기를 지켜냈습니다.당시 종회가 이끄는 20만의 위나라 군사가 이곳으로 밀고 내려왔지만, 강유는 겨우 2만의 군사로 여기를 사..
2013.06.08 -
가을의 검문관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
한참을 걸어가다 보니 작은 공원을 만들어 놓았습니다.노란 은행잎이 떨어져 제법 가을 풍경이 느껴지네요.이곳에는 검문관 관루를 올려다보고 시를 짓는 장소라는 의미의 탄관대 시가 주랑이라는 곳도 만들어 놓아 수천 년 전부터 이곳을 찾은 제왕 장상은 물론 대문학가와 시인 묵객이 시를 읊조리고 글을 썼다고 합니다.이백처럼 주체할 수 없는 시상이 떠올라 글을 남긴 사람도 있겠지만, 숫가락만 들고 덤비듯 글을 남긴 사람도 있겠네요. 장재, 낙빈왕, 이백, 두보, 이융기, 이상은, 왕안석, 애신각라, 윤례, 그리고 곽말약에 이르기까지 19편의 글을 이곳과 관련해 남겼다 합니다.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에 억울하게 죽어간 이름없는 그들을 위해 위로의 말이라도 전하고 싶었습니까?아니면, 강유의 용맹함을 칭송한 겁니까. 어제..
2013.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