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1. 08:00ㆍ스페인 여행기 2014/메리다
이제 메리다 구경을 마무리해야 하겠습니다.
그동안 너무 지루하셨죠?
메리다는 너무 구경거리가 많아 모두 여기에 올린다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네요.
숙소에 들려 배낭을 찾아 버스 터미널로 이동합니다.
아직 들리지 못한 관광지와 박물관이 제법 있는데 다음 여행지인
세비야로 가는 버스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네요.
시간도 아낄 겸 버스 터미널로 가는 길에 잠시 무어인의 시타델인 알카사바를 들려보고
그다음 무어인의 집단 거주지를 구경하고 터미널로 갑니다.
알카사바와 무어인의 집단 거주지는 위의 지도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숙소와 버스 터미널 사이에 있기에...
두 곳 모두 과디아나 강에 놓인 다리 앞에 있습니다.
알카사바는 로마 시대에 만들었다는 로마 다리인 푸엔테 로마노 입구에 있습니다.
위의 사진이 바로 역사가 깊은 푸엔테 로마노입니다.
천 년이 지났지만, 아직 건재합니다.
앞으로도 몇 천 년이나 더 견딜 태세입니다.
위의 사진은 현수교로 오래된 로마 다리와는 달리 최신식 다리입니다.
무어인의 집단 거주지는 바로 푸엔테 데 루시타니아 다리 앞에 있네요.
앞으로 최근에 지은 이 다리가 더 오래 견딜까요?
아니면 로마 다리가 더 오래 견딜까요.
루시티아나라는 말은 과거 메리다를 중심으로 이 지방을 로마가 다스릴 때
속주로 삼았고 그 속주 이름이 루시타니아 속주였다고 합니다.
뭐 전혀 알고 싶지도 않은 내용이시겠지만...
기원전 25년에 건설한 로마교는 메리다의 심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화강암을 다듬어 만들었습니다.
과디아나 강을 가로질러 전체 길이가 792m로 아직도 온전하게 남아
지금은 차량은 통과할 수 없고 사람만 건너다닙니다.
아마도 이 정도 길이면 로마 제국 시기에 만든 다리 중 가장 긴 다리가 아닐까요?
이것도 알 필요가 없는 내용입니다.
강바닥에 돌을 쌓아 받침을 만들고 그 위에 두 개의 기둥 형태로 만들어
양쪽을 아치로 연결해 다리를 떠받드는 모습입니다.
얼마나 제대로 만들었으면 2천 년이 넘는 시간을 아직도 처음 계획한 것처럼 계속 사용하고
있고 야간에는 조명장치를 켜면 아주 환상적인 다리를 구경할 수 있겠지만,
전기료를 아낀다고 켜지 않았지요.
다리 입구에는 무어인의 성채인 알카사바가 있네요.
알카사바란 바로 성채를 의미합니다.
왕궁이라는 의미의 알카사르와 구분이 쉽지 않네요.
성벽 위로는 길을 만들어 놓았네요.
그러니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타델의 의미라고 봐야 하겠지요?
성채 안에는 왕궁터가 그대로 남아있네요.
로마 제국의 유적군에 로마 멸망 후 이곳에 들어온 이슬람의 무어족이
터가 좋기에 이곳에 알카사바를 만듦으로 두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네요.
2천 년도 더 된 다리를 우리가 바라보고 있습니다.
억겁의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그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이제 알카사바를 순식간에 구경하고 무어인이 집단 주거터로 갑니다.
버스 시간 때문에 여유가 없네요.
시간 절약을 위해 배낭을 메고 구경하는 중입니다.
무어인은 로마가 이 도시를 건설했고 그다음 서고트 족이 몰려와
작은 왕국을 이루며 그들의 도읍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서고트 족이 살았던 유적은 별로 남아있지 않습니다.
아마도 로마가 세운 도시를 그대로 보존하고 살았나 봅니다.
아니면 로마의 기가 워낙 강했기에 겁이라도 났을까요?
그러나 그다음 이 지역으로 진출한 이슬람의 무어인은 지중해를 건너 이베리아 반도로
들어올 때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건너왔나 봅니다.
그들 나름의 지배를 위해 로마가 건설했던 성터를 증축해 알카사바를 만들고
그 안에 왕궁을 지어 이 지역을 지배했다 합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무어인이 이 지방으로 모여들고 그들 나름의 도시를 형상하고
집단 거주를 한 모양입니다.
바로 여기에 그런 흔적을 남겼네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은 도시의 큰길로 보입니다.
그 길을 중심으로 양쪽에 살았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그 거주터 위로 대단히 큰 건물이 들어섰습니다.
왜 이런 건물을 유적터 위에 지었는지 알 수 없네요.
주변으로 넓은 공터가 보이는데 왜 하필 이런 유적 위에 큰 건물을 지었을까요?
이제 메리다 구경을 모두 마쳤습니다.
다음 여행지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세비야로 가야 합니다.
세비야는 꽃할배를 통해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곳입니다.
세계사의 격랑이 휘몰아친 도시가 바로 세비야죠?
루시타니아 다리를 건너면 바로 버스 터미널이 있습니다.
저 멀리 푸엔테 로마노라는 로마 다리가 보입니다.
두 개의 다리는 보행자 전용입니다.
2천 년이나 된 아주 오래된 다리...
그리고 최신공법으로 지은 현대적인 현수교인 루시타니아 다리.
두 개의 다리가 과디아나 강 위에 걸려있습니다.
하나는 과거로 들어가는 다리요, 다른 하나는 현실 세계로 나오는 그런 다리처럼 생각됩니다.
묵직한 느낌을 주는 아주 오래된 다리와 날렵한 현대적이 다리가 서로 비교가 되네요.
어제 메리다로 들어갈 때는 로마 다리를 건너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했고 오늘 과거로부터
현실로 돌아오는 다리는 현대적인 다리를 건너오니 아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듭니다.
로마인은 강바닥에 돌을 쌓아 아치를 만들어 다리를 건설했고
현대인은 다리 위로 날아갈 듯한 아치를 들어 올려 현수교를 만들었습니다.
마치 로마인은 땅에 깊게 뿌리를 내린 듯 다리를 만들었고
현대인은 하늘을 날아오르는 듯한 느낌이 드는 다리를 만들었네요.
클래식한 멋과 경쾌한 멋의 대비라고 해야 하지 않겠어요?
물론 혼자 생각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오늘 우리는 여기 메리다를 떠나 안달루시아 지방인 세비야로 향합니다.
세비야로 향하는 길은 이번 여행기에서 여러 번 언급된 은의 길입니다.
세비야는 워낙 유명한 도시라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도시입니다.
역사적으로 그리고 그 속에 살았던 유명인의 이야기가 많은 그런 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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