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4. 08:00ㆍ스페인 여행기 2014/바르셀로나(Barcelona)

오늘은 바르셀로나의 명동이라고 생각되는 람블라스(또는 람블라) 거리를 걸었던 이야기입니다.
가운데는 차 없는 거리로 가로수가 있어 걷기 좋은 거리입니다.
구경거리가 많은 곳이기에 바르셀로나를 찾은 관광객은 누구나 이 거리를 걷게 되겠지요.
일행을 잊어버렸다면 이 거리에서 몇 번 오르내리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잠시 골목길을 헤매다가 찾은 광장입니다.
광장 이름이 레이알(Reial) 광장이라네요.

이 광장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가로등 때문이라 합니다.
어디는 수도꼭지 여기는 또 가로등이네요.
여행을 하다 보니 가로등까지 구경하고 다닙니다.

그런데 가로등의 가치는 낮에 보는 게 아니고 밤에 봐야 그 진가를 드러내겠죠?
그래서 낮에만 가서 본다면 그 의미가 퇴색하기에 다시 밤에 찾아갔습니다.
이번에는 같은 곳을 낮과 밤을 번갈아 구경합니다.
100년도 훨씬 더 넘은 가로등이 지금도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 가로등이 유명한 이유는 1878년 학교를 졸업한 가우디가 바르셀로나 시의 의뢰로 가로등 설계를 요청받고
디자인하여 처음으로 제작되어 이곳 레이알 광장과 팔라우 광장 두 곳에만 설치된 가로등이라 합니다.
워낙 제작비가 많이 들기에 시에서 전 지역에 세우려고 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하네요.
가우디는 구엘 공원의 실패처럼 이렇게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성장했나 봅니다.

그가 그해 건축사 자격증을 받았으니 전문인으로 첫 작품이 아닐까요?
첫 작품이며 첫 실패작 말입니다.
가업인 철을 두드려 멋을 냈지만, 제작 비용이 만만치 않아 시에서는 두 개만 만들어 하나는 여기에 설치하고는
더는 발주하지 않았다 합니다.
바르셀로나 시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해 약속 이행을 행 하지 않을까요?

멋스럽기는 하지만, 제작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전구를 모두 6개나 끼워야 하니 관리도 여의치 않을 것이고...
처음에는 전기로 불을 켜지는 않았을 겁니다.
가스등이었을 것이고 후에 전기시설이 들어오며 지금과 같은 전기등으로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밤에 다시 찾아보니 가로등이 맞고 요즈음에도 불을 켜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많은 관광객이 걷는 람블라스(또는 람블라) 거리는 바르셀로나에서 제일 유명한 거리라 해도 누가 뭐라지 않을 겁니다.
그러기에 언제나 많은 사람이 북적이는 곳이지요.
그러다 보니 늘 소지품을 조심해야 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내 주머니에 있는 것은 내 것이 아니라 내게 잠시 맡아 둔 것이라고 소매치기는 생각하나 봅니다.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다시 가져간다는 생각으로 그들은 오늘도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겠지요?

여행 중 만난 많은 사람이 소매치기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
관광객이 많은 나라는 선진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주머니를 노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번 여행에 우리는 그런 문제가 없었기에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주머니에 아무것도 넣지 않고...
가방은 꼭 앞으로만 매고 항상 잠그고 다녔습니다.
소매치기도 관광객 하기 나름인가요?

이번에는 카날레타스라는 수도전을 찾아갑니다.
정말 여행을 하며 별의별 곳을 다 찾아다닙니다.
카탈루냐 광장 방면의 람블라스 거리 시작 부근 메트로 출구에 서서 왼쪽을 보면 물을 먹을 수 있는
작은 음수대가 보입니다.
이 물을 먹으면 관광객은 언젠가 바르셀로나로 다시 돌아온다는 흔하디 흔한 이야기가 있는 곳이죠.
가로등과 수도전 겸용으로 만든 곳이네요.

약속장소로 많이 이용되는 곳이고 또 FC 바르셀로나 축구팀이 승리했을 때
파티와 응원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유명 장소라네요.
물은 제대로 나오나 확인해 보았습니다.
역시 잘 나오는군요.
위치는 카탈루냐 광장에서 람블라스 거리로 들어서는 입구 부근입니다.
카탈루냐 광장에서부터 바다 쪽으로 내려가며 1.2km의 차 없는 거리로 수많은 가게가 관광객을 유혹합니다.
어디 가게뿐인가요?
거리 행위예술가도 무척 많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짓이기에 자꾸 눈이 가나 봅니다.

람블라스 거리를 따라 내려가며 식당도 많지만, 가격은 다른 곳보다 몇 배나 비싸고 비싸니
당연히 맛도 몇 배나 더 없는 곳이라 주의하라는 곳이기도 하고요.
천천히 걷다 보면 1.2km 정도이기에 30분이면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짧은 거리입니다.

우리 생각에는 저런 행위예술로 밥은 먹고사나 하는 생각을 하지만, 원래 예술의 길은 배고프고 고달프지요.
허가받고 정식 영업 중이라고 발아래 실명제 허가서를 걸었습니다.
잠시 후 갑자기 비가 쏟아지니 옷에 칠한 물감이 흘러내립니다.

행위 예술가가 밥은 먹고 사는지 걱정할 시간이 아닙니다.
우리도 식사해야죠?
글도 모르는 나라에서 밥을 먹는다는 일이 얼마나 고달픈지 아세요?
사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지만, 한국시각으로 깊은 밤이니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이곳 시간 오후에 접어들며 한국시간으로 밥때가 되었다는 신호가 나옵니다.
위의 식당은 줄이 길게 늘어서는 식당으로 제법 유명한 곳인가 봅니다.

한인 숙소에서 알려준 곳 즉, 뒷골목의 식당을 쉽게 찾았습니다.
그러나 들어가니 메뉴 델 디아(Menu Del Dia)라고 하는 오늘의 식단으로 부르는 조금은 저렴한 정식을 하지 않습니다.
원래 그 음식은 평일만 파는데 오늘은 메르세 축제일이라 공휴일이기에 비싼 음식만 팔겠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이거 작전에 큰 착오가 생겼습니다.
오늘의 메뉴가 되지 않으면 2차 주문을 알려줘야 하는데 우리에게 알려준 것은 단 하나가 오직 메뉴 델 디아...
웨이터는 스페인어로 된 메뉴판을 주고 갔고 우리는 메뉴판을 뚫어져라, 들여다보지만, 당연히 까 막 눈.
젠장... 뭘 알겠어요. 그쵸?

마침 옆자리에 한국인으로 보이는 젊은 커플이 있어 응원을 청합니다.
그 젊은이들도 스페인어를 잘 모르나 봅니다.
그래서 빠예야라는 음식을 시켰다고 하기에 우리도 빠예야 미투를 시켰습니다.
큰 그릇에 2인분이 나오는데 15유로였습니다.
컥~~~ 밥입니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사는 민족이잖아요?
우와~~ 행복해라.
이 맛이 해물탕에 밥 말아먹는 그런 맛입니다.
우리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이지만, 전문점에서만 먹어야 하고 주문한 지 2-30분이 지나서
가져오는 집이 제대로 하는 집입니다.
대부분의 음식점은 공장에서 만든 냉동 빠예야를 전자 레인지에 돌려서 줍니다.

이번 여행 중 가장 힘들었던 일이 식사 주문이었습니다.
이게 음식 이름을 모르니 엄청난 스트레스였습니다.
우리 부부는 식사 때만 되면 둘이서 머리를 짜며 주문하느라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었습니다.
앞으로 여행이 40일 이상 남았는데 굶고 다닐 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먹는 일에 포기할 수 없잖아요?
처음에는 쫄아서 머뭇거렸지만, 다음부터는 용기를 내어 식당에 들어가서 새로운 음식 주문에 도전합니다.
그래서 웨이터에게 하나씩 질문하며 배워갑니다.

결국, 다음 식사 주문부터는 위의 사진처럼 우아하게 칼질하며 먹을 수 있었고
아래 사진처럼 먹기조차 아까운 예술적인 후식까지 모두 챙겨 먹고 나왔습니다.
여러분! 쫄지 마시고 영어로 된 메뉴판 갖다 달라고 하시고 하나씩 물어보세요.
답답한 것은 우리만 아니라 저들도 무척 답답해할 겁니다.
작은 음식점은 영어 메뉴가 없을 수 있습니다.
이때는 그림으로 된 것을 보거나 그것도 없으면 다른 사람이 주문하는 것을 따라 하기도 했습니다.

람블라스 거리는 딱히 바르셀로나에서 크게 할 일이 없는 사람은 어슬렁거리기 좋은 곳입니다.
처음 한 번은 걸어보아야겠지만, 두 번째부터는 정말 할 일이 없는 사람만 가시면 되겠습니다.
우리요?
정말 이 람블라스 거리를 여러 번 걸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사실 이번 여행 중 가장 힘들었던 일은 식당에 들려 음식 주문이었습니다.
그나마 영어 메뉴가 있는 곳은 어려움이 없었지만, 스페인어로만 된 곳은 찍기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의 아무리 작은 도시라도 중국 음식점은 있습니다.
그동안 중국 여행을 하며 갈고닦은 실력으로 물어보며 웃으며 당당하게 주문합니다.
중국음식점도 메뉴 델 디아가 있고 가격은 통상 그 지역의 다른 음식점보다 저렴한 7유로 정도 전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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