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2. 15:41ㆍ중국 여행기/광동,광서,귀주성 배낭여행
10월 28일 여행 8일째
오늘은 빠메이에서 푸저헤이(보자흑:普者黑)로 갑니다.
빠메이의 밤은 온종일 가랑비가 내려 무척 추웠습니다.
울 마눌님은 자다가 일어나 양말을 신고 잤답니다.
집이 나무로 지은 집이라 틈이 많아 바람이 같이 놀자 하네요.
이제 점점 북쪽으로 올라가 동쪽으로 진행할 텐데 추위에 약한 마눌님이 걱정입니다.
저요? 이미 감기가 들어 밤새 기침이 더 심해졌기에 포기하고 다니렵니다.
8시에 출발하는 첫배를 타고 파리춴으로 나와 9시 10분 버스를 10원/1인을 주고 광난으로
돌아 버스를 탔는데 제일 뒷자리밖에는 좌석이 없어 앉았는데 비포장도로라
계속 스카이 콩콩 탄 것처럼 점프합니다.
도로는 공사 중이고 비로 말미암아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길도 여행의 한 부분으로 즐겨야 참 여행자입니다.
짜이지엔(재견:再見)~ 빠메이...
아해야~
작년엔 행복했네~
살아있어 더 행복했네~
구경다닐 수 있어 행복했네~
올해도 더욱 행복했으면 좋겠네~
또 구경다닐 수 있으면 정말 좋겠네~
마눌님과 함께 구경다닐 수 있으면 정말 좋겠네~
이곳 무릉도원 빠메이에 다시 찾아 왔으면 정말 좋겠네~
1시간 20분 걸려 10시 30분 광난 터미널에 도착해 치우베이(구북:丘北)로 가는
버스표를 사기 위해 터미널로 들어갑니다.
"치우베이!"라고 창구에 이야기하자....
매표소 직원이 빨리 뛰어 터미널 밖에서 타라고 하며 배차 직원에게 뭐라고 큰 소리로
말하기에 가방을 끌어안고 터미널 밖으로 냅다 뛰어 버스가 나오는 출구 쪽으로 갑니다.
그랬더니 치우베이행 버스가 나가는 입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조금 전에 그들이 이야기한 것이 아마도 나가는 버스를 입구에 세워주라는 말이었을 겁니다.
여행이란 이렇게 말이 통하지 않지만, 그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
이 사건으로 우리 부부는 다음 버스까지 기다려야 하는 2시간이나 벌었습니다.
버스는 의자를 뒤로 젖힐 수 있어 아주 훌륭합니다.
얼마 만에 이런 좋은 버스를 탔는지 기억도 없습니다.
25인승 버스로 창문도 밀폐되어 담배도 피우지 않아 행복한 버스를 37원/1인 주고 타고 갑니다.
아까 그런 버스와 길은 이런 버스와 포장된 길이 얼마나 좋고 편안한가를 佳人에 가르쳐 줍니다.
이제 새로운 곳으로 길을 나섰지만, 그런데 이 길도 그냥 보통 평범한 길이 아닙니다.
험한 산을 여러 개 넘어가는데 그 산에 아롱진 인간의 피와 눈물과 땀의 흔적이
그대로 배어 있는 곳입니다.
보이시나요?
돌산에 돌을 모아 한 뼘만이라도 평평하게 할 수 있다면 모두 그렇게 만들어
옥수수를 심었습니다.
나중에 우리 부부는 따자이와 핑안 촌의 다랑논을 보았습니다만,
이곳의 감동에 비하면 그곳은 어린아이 소꿉장난입니다.
그곳은 흙으로 된 산에다 논을 만들었지만, 이곳은 돌산에 돌을 주워 쌓아 만든 밭입니다.
선팅한 버스를 타고 가며 찍은 사진이라 보시기가 별로 좋지는 않습니다.
이렇게라도 밭을 만들지 못하면 굶는지 이것은 사람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산에 모두 돌을 쌓아 밭을 만들지 못하면 중국 인민이 폭동이라도 일으키는지 궁금합니다.
중국은 땅이 넓다고 생각했으나 그에 따라 인구 또한 많기에 넓은 땅이 아니라
이런 돌산 꼭대기까지 밭을 만들어야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안타깝게 생각되었습니다.
어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제대로 자랄 수 있는 돌산입니까?
이 산을 온통 돌을 주워다 비탈에 쌓아 한 포기 옥수수라도 심을 수 있으면 밭은 만들었습니다.
농사를 짓기 위해 산에 한 번 올라가면 하루가 지나버릴 것 같습니다.
일부러 찾아오지는 않았지만, 버스를 타고 지나가며 느끼는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인민을 위해 지금껏 중원은 주변의 땅에 침을 흘렸나 봅니다.
이런 고통의 인민을 위해 주변 나라에 말도 되지 않는 요구와 헛소리를 했나 봅니다.
버스 안에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방금 산길에서 버스에 오른 쫭족 젊은 부부가 산을 가리키며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손으로 만들며 해가 비치면 아름다운 곳이라고 설명해 줍니다.
이런 척박한 곳에 살며 젊은이의 얼굴은 까맣게 그을렸고 손바닥은 이미 갈고리가 되었고 손등은
거북이 등처럼 변해버렸지만, 그 젊은이는 이곳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사람이 자기가 사는 동네가 비록 척박할지라도 사랑할 수 있다면...
그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돌을 주워 단을 만들고 구부린 허리라도 한 번 제대로 펼 수 없는 그런 비탈에서
땀 흐른 이마를 때 묻은 소매로 쓰윽 한 번 닦고 나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사람입니다.
오늘 佳人은 젊은이의 얼굴에서 정말 행복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보았습니다.
가족을 배불리 먹일 수 있다는 마음은 어떤 역경도 이겨내게 했고,
아무리 험한 곳도 즐거운 마음으로 오르내리며 행복한 미소가 입가에 떠나지 않는
그런 사람을 보았습니다.
편한 생활에 조금만 불편해도 찡그렸고 가족이 조금만 심기를 건드려도 표정부터 달라졌던
佳人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비록 남루한 옷을 입고 부부가 어린아이 하나 데리고 외출을 위해 산속에서 버스에 올랐지만,
억척스럽게 살아야 하는 처지를 생각하지 않고 해가 뜨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합니다.
그 젊은이는 새벽에 이 산을 오르내리며 일을 하다 아침 해가 산 넘어 올라오는 모습을 틀림없이
보았을 것이고 그 떠오르는 태양을 한참을 서서 바라보며 아름답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아마도 佳人은 평생을 살아도 그가 느낀 그런 아름다운 해는 결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은 구름에 해도 나지 않아 佳人을 슬프게 합니다만,
이런 광경에 인간 힘의 끝은 어디인가 생각됩니다.
그 까무잡잡한 쫭족 청년이 佳人에 가리키며 아름답다고 한 곳에 오늘 해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을 무서우리 만치 사랑하는 청년이 손으로 가리킨 산의 모습을
사진에 담지 않을 수 없었으며 비록 달리는 버스 안에서 찍은 볼품없는 사진이지만
아래 사진이 주는 메시지는 佳人은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내일은 아마도 또 다른 태양이 저기 산 너머에서 이곳을 비추어 줄 것입니다.
佳人이 그 아름다운 청년보다 상대적으로 행복지수가 떨어지는 이유는
그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접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더 많이 알고 있는 정보를 佳人은 자신의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드는 데
사용하고 있나를 돌이켜 봅니다.
아마도 그 정보는 핑계를 대기 위한 것이었고 불평불만을 만들기 위한 쓰레기 같은 정보만
가득 담고 살아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온화한 미소가 흘렀고 비록 남루한 옷차림이지만, 무척 넉넉해 보였습니다.
참부자란 가진 게 많아서가 아니고 자기 삶에 만족하고 욕심내는 게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 젊은이가 새해에 첫 해를 바라보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싶습니다.
그의 까무잡잡한 얼굴에 행복의 미소가 번지기를 기원합니다.
佳人에 진정한 행복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한 그 젊은이의 얼굴을
아침해가 밝게 비추어주기를 기도합니다.
중간에 버스에 물로 채우고 화장실도 들렀다 갑니다.
2시간 20분 걸려 12시 50분 치우베이에 도착합니다.
우리 부부는 그 젊은 부부와 아이에게 인사하고 헤어집니다.
아이가 워낙 작아 사탕도 주지 못했습니다.
젊은 부부도 넉넉한 얼굴로 우리 부부에게 잘 가라는 인사를 합니다.
비록 길을 험하고 위험했지만, 오는 내내 그와 함께 한 시간이 행복했다는
마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마치 빠메이가 무릉도원이 아니고 그 젊은 부부가 사는 산골짜기가 무릉도원이었습니다.
제일 먼저 푸저헤이에서 다음 목적지인 싱이로 가는 방법과 교통편과 시간을 알아둡니다.
싱이로 직접 가는 버스가 있기는 한데 저녁 6시에 출발하는 한 대밖에 없고
침대 버스며 싱이에는 새벽 1시에 도착한다는군요.
그러나 싱이로 쉽게 가기 위해 유채꽃으로 유명한 뤄핑을 거쳐야 하겠군요.
166km의 거리며 버스 요금은 40원으로 그것도 하루에 4편밖에는 없습니다.
우선 식사부터 합니다.
빠메이의 조미료인 미풍 사건으로 인한 충격과 감기로 입맛을 잃어 도무지 먹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단 6원/한 그릇에 미시엔을 먹습니다.
그러나 미시엔도 닭고기를 넣지 않으면 4원입니다.
그리고 과일과 빵을 사서 배낭에 꾸려 넣었습니다.
중국은 빵과 과자도 모두 근으로 달아서 팝니다.
어찌 보면 더 공정하게 파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감기약을 사기 위해 약국을 들립니다.
중국의 약국은 약사가 없는 듯합니다.
기침을 하며 증상을 알려주니 몇 가지 약을 꺼내놓고 佳人보고 선택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성분을 보니 모두 생약성분으로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거 환장하겠습니다.
서양 약은 없느냐고 해도 우리말을 알지 못해 웃기만 하고 말이 없습니다.
제대로 침묵을 배운 소녀였습니다.
갑자기 기침이 더 심해지는 듯합니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그냥 나와버렸습니다.
치우베이에서 이제 푸저헤이로 가야 합니다.
푸저헤이로 가는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여학생에게 물었더니 여학생은 우리 부부를
직접 버스 타는 곳으로 데려다주고 자기들의 갈 길로 갑니다.
버스 타는 곳은 바로 우리가 내린 시외버스 터미널 안이었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바로 앞에서 푸저헤이로 가는 버스가 들어오는군요.
이곳에서 1번 버스를 타고 2원/1인에 2시 30분에 출발하여 40분이 지난 3시 10분에
푸저헤이에 도착을 했고 빠메이 숙소에서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해 거의 8시간 가까이 걸려
3시 10분에 푸저헤이에 도착합니다.
푸저헤이가 마음에 들면 감기가 심해 이곳에 이틀 정도 쉬었다 가렵니다.
버스에서 함께 내린 젊은 청년이 우리 부부에게 주숙을 원하느냐고 말하기에
그렇다고 하니 100원이랍니다.
아직 이곳의 물가를 알지 못해 적정한가 알아보려고 직접 숙소를 찾아보렵니다.
종점 부근의 삔관을 모두 지나치니 더는 숙소가 보이지 않습니다.
길가에 가게가 있고 아주머니 한 분이 계셔 이 길로 가면 삔관이 있느냐고 하니 없답니다.
그리고 자기가 한 곳을 소개해 주겠다는 듯 따라오라 합니다.
우리 부부는 당연히 따라갑니다.
우리는 저렴한 곳을 원하고 가능하면 2일을 있고 싶다는 의사를 전합니다.
가격은 이야기하지 않고 그 여인은 계속 길을 걷기만 합니다.
배낭의 무게가 만만치 않고 몸은 천근만근...
방금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가 버스 내린 곳을 지나 계속 갑니다.
어느 골목길로 들어가더니 외관상 깨끗해 보이는 간판도 없는 삔관으로 데려갑니다.
3층 큰 방을 보여주며 50원이라고 하기에 아랫충 방을 원한다고 하며
하루 40원에 2일을 있고 싶다고 하여 바로 결정했습니다.
사람들은 쉽게 승낙을 하면 조금 더 깎을 걸 하는 생각이 꼭 듭니다.
2층은 조금 작으나 그래도 깨끗하고 큰 방입니다.
그런데 열쇠가 작동되지 않습니다.
다시 1층으로 내려와 방을 정하니 이번에는 화장실 불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나중에 밤에 확인하였기에 그냥)
몸이 무거워 뜨거운 목욕이라도 하고 싶어 물을 트니 물이 佳人의 체온 덕을 보자고 합니다.
중국에 많이 있는 태양열 온수기....
이 녀석은 날씨가 오늘처럼 흐린 날에는 사람 덕 보자고 한다네요. 나 원 참!!!
우여곡절 끝에 계획에도 없는 푸저헤이에 배낭을 풀었습니다.
비수기라서 이 큰 삔관에 투숙객은 우리 부부만입니다.
아까 우리 부부를 데리고 온 여인이 바로 이 집 여인의 시어머니로 보였습니다.
저녁 아침으로 뜨거운 물을 가져다주어 세수하게끔 해주기도 합니다.
침대 시트도 새것으로 가져와 우리 앞에서 직접 갈아주기도 합니다.
화장실 불이 켜지지 않는 것은 이런 정성이 모두 덮어 작은 불편이 되었습니다.
저녁에 佳人이 아픈 것을 눈치채고 자기가 한 번만 먹었던 약을 가져다줍니다.
물론 증상이 다르고 무슨 약인지 몰라 함부로 먹을 수 없으나 왼편의 약은 아마도
아목시실린이라는 항생제로 생각되어 고맙게 받아두었습니다.
나중에 더 심해지면 여행 중 항생제를 쉽게 살 수 없기에....
우리 부부에게는 왜 사람들이 이렇게 친절합니까?
온 세상은 고맙고 친절한 사람으로 가득합니다.
혹시 여기가 무릉도원은 아닙니까?
오늘 이동한 길입니다.
밤에 빠메이에서 뭍은 황토를 제거하기 위해 신발과 바지를 가랑이만 빨았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아름다운 사람과 함께 하는 여행은 같이 가는 사람도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자신의 삶을 징그러울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은 진정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그러나 佳人의 여행기가 너무 지루하여 여러분이 식상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아마도 이번 여행을 모두 정리하려면 100편도 더 넘게 써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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