먀오족의 동장(洞葬)이 있다는 자딩(甲定)마을로

2011. 1. 25. 00:09중국 여행기/광동,광서,귀주성 배낭여행

세상은 정말 다양합니다.

오늘은 먀오족(묘족:苗族)의 동장(洞葬)이 있다는 자딩(甲定)이라는 곳으로 갑니다.

동장이라 함은 이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장례풍습으로 동굴 속에다 죽은 자를 모시는 일입니다.

세상에 사람 사는 모습만 다르겠습니까?

죽은 후의 모습도 다릅니다.

그래서 오늘은 지금까지 여행과는 조금 다른 곳을 찾아갑니다.

 

먀오족은 중국 소수민족 중 다섯 번째로 인구가 많은 민족이라고 하는군요.

기록으로 남겨진 역사 또한 5천 년이나 되는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중국의 집시라고 할 정도로 쫓기며 이동하며 핍박받고 살아온 고난의 민족입니다.

치우의 후예로 우리와는 어떤 연관이 있을 수도 있는 민족이지요.

 

우선 동장이 있다는 마을을 아래 지도를 보며 살펴봅니다.

구이양이 있는 북에서 칭옌꾸전이 있는 남으로 내려와 칭옌꾸전에서 동남방향의 가오포라는 마을을 지나

자딩이라는 마을까지 버스가 다니기에 그 버스만 타면 종점까지 버티고 가면 됩니다.

그러니 밀어낼 때까지 앉아 버티면 그곳이 자딩입니다.

 

佳人도 정말 정신 나간 사람입니다.

살아가는 아름다운 모습만 보고 다녀도 시간이 부족한데 죽은 사람도 찾아다닙니다.

좌우지간, 세상에 처음 보는 모습이라 한 번 보아야 하지 않겠어요?

佳人 혼자 생각해봐도 살다 보니 정말 별걸 다 보러 다니는군요.

 

자딩 동장마을 찾아가는 방법이 별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직접 물어 찾아가서 자세히 알아보고 기록으로 남겨 혹시 나중에 이곳을 찾아가시려는 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려 합니다만,

佳人같은 정신나간 사람 말고 누가 찾아가겠어요?

혹시 있을까요?

 

칭옌꾸전은 구이양에서 오는 방법이 많은 사람의 여행으로 많은 정보가 있기에...

11시 40분 칭옌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숙소 구하고 정리하고 점심 해결하고 12시 35분에 자딩행 버스를 타고 출발합니다.

버스 요금은 9원/1인입니다.

칭옌에서 자딩으로 가는 버스 타는 곳은 어제 올려드린 내용에 지도가 있습니다.

 

 

30분 정도 지난 1시 8분에 가오포(高波)라는 마을을 지납니다.

가오포는 이름 그대로 칭옌마을에서 산길을 따라 무척 높이 올라옵니다.

높은 언덕 위에 있는 마을입니다.

산을 올라오자 가오포라는 마을에서부터는 평평한 고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오늘이 장날인지 무척 많은 사람이 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칭옌에서 출발하여 1시간 35분 지난 1시 50분 자딩에 도착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삼거리에 앞에 흰 건물이 있고 버스는 여기가 종점입니다.

자딩 마을은 무척 작은 마을입니다.

그곳에는 오토바이가 많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버스에서 내린 현지인을 태우기 위한 것이고 가끔 우리처럼 동장을 찾아가는 사람도 태웁니다.

가격은 왕복에 10원 정도면 충분하나 부르기는 그 이상이겠지요.

 

삼거리에서 오른쪽을 보면 학교 건물이 보입니다.

자딩 마을에서 가장 큰 건물입니다.

 

우리가 가야 할 동장을 한 동굴은 왼편 길로 가야 합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 봉고차가 서있고 사람이 가고 있는 왼쪽 방향입니다.

 

길은 외줄기로 그냥 큰길만 따라가면 됩니다.

이 동장이라는 풍습이 생긴 것은 600여 년 전이라고 합니다.

5.000년이 넘는 먀오족 역사에 그리 오래된 풍습은 아닙니다.

 

우리 부부는 걷습니다.

걸어 다니며 세상을 바라보는 게 제일 쉽습니다.

이곳에서부터 동굴까지가 2.5km 정도였습니다.

 

잠시 걷다 보니 한 무리의 젊은 학생들이 우리 부부를 따라옵니다.

이거 심심하지 않게 생겼습니다.

학생들은 구이저우 민족대학교 학생들이었습니다.

 

그들의 목적지도 우리와 같은 동장 묘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한국에서 온 나이 든 부부가 이 오지까지 동장 묘를 찾아오는 일에 대하여 무척 놀라는 모습입니다.

대학생들이라 영어로 자연스럽게 서로의 의사교환이 이루어집니다.

 

길가에 가을 들꽃이 피었습니다.

화려한 곳을 찾아가는 길이 아니지만, 길가에는 들꽃이 많이 피어 있습니다.

비록, 사람도 차도 다니지 않는 황량한 시골길을 걸어갈지라도 길동무가 있고 길가에 예쁜 꽃이 피었다면,

그 길은 분명히 아름다운 길입니다.

 

세상은 비록, 험한 고통의 바다고 가시밭길이라고 하지만, 누구와 함께 걸어가느냐에 따라 그 길이

힘든 길이 되기도 하고 아름다운 길이 되기도 합니다.

마치 석화도(石花圖)를 보는 듯한 바위 위에도 꽃이 피었습니다.

 

학생들은 오늘 이 근방에 있는 동장 몇 군데를 견학 왔으며 아마도 자신의 문화에 대한 현장견학인 듯합니다.

자연히 서로 동장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한국의 장례문화도 궁금해합니다.

 

이곳 자딩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는 여러 군데 동장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자딩이 제일 근접하기 편리하다고 하네요.

동장이란 동굴 속에 시신을 안치하는 장례문화로 카르스트 지방에서만 있지 싶습니다.

석회암 성분의 돌산에 구멍이 생기며 농사지을 땅이 부족하기에 조상을 땅에 묻지 않고 동굴 안에 안치하는 것이죠.

 

아~ 이곳에도 가을이 묻어왔습니다.

길가에 가로수가 제법 의젓하게 단풍을 뽐내는군요.

동장을 향하여 갔던 망자는 이 아름다운 길이 마지막 길이 었겠지요.

울 마눌님이 마치 학생들을 인솔하고 동장 견학을 시키는 지도교수로 보입니다.

 

비록 길가에 아무렇게나 핀 꽃이고 누가 보아주지 않는 꽃일지라도

묵묵히 지나가는 길손을 반겨줍니다.

비록 이 길이 마지막 길이 되었던 망자가 지나간 길일지라도...

삶이란 바람에 날리는 티끌 같은 것인가요?

 

대열이 흐트러집니다.

저기 앞에 멀리 보이는 사람이 현지 주민으로 학생 한 명이 그 사람과 함께 가며 동장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드디어 동장 동굴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동장은 가는 방향의 왼편 길가에 사진에 보이는 집이 한 채 있고 그 앞에 작은 돌로 표시하였습니다.

그러니 버스 종점에 내려 왼편 길을 따라 계속 오다 보면 길 옆에 사진에 보이는 슬래브 지붕이 보이는

집이 보이고 그 뒤로 야트막한 야산이 보이면 바로 여기가 동장이 있는 동굴이 있습니다.

 

자딩 먀오족 동장입니다.

이 지역은 치우의 후예인 먀오족이 사는 마을입니다.

그곳에 묻힌 먀오족은 작은 표지석으로 입구를 알립니다.

중국의 소수민족 중 가장 오랜 세월 중원의 시달림과 핍박을 받고 피신 다니며 살아온 민족이

먀오족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들 스스로 치우천황의 후손이라 하지만, 최근에는 먀오족은 고구려 패망 후 당나라로 끌려갔던

고구려 유민이라는 주장도 제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먀오족을 찾고 싶습니다.

이미 푸저헤이에서 우연히 트레킹을 하다가 들렀던 마을이 차이화징이라는 먀오족 마을이었습니다.

다음에 찾아갈 곳이 시지앙(西江)이라는 먀오족이 가장 많이 모여 산다는 마을입니다.

그들의 역사도 우리와 같은 5천 년의 역사라 합니다.

시지앙에 가면 우리 민족과 같이 환장하게 예쁜 먀오족 처자도 많습니다.

 

많은 닭이 사람이 들어서니 모이를 주는지 알고 계속 따라다닙니다.

이곳 동장에 모셔진 영혼이 많은 닭들과 즐기느라고 시간 가는 지 모르겠습니다.

대부분 까만 오골계인가요?

 

걸어서 2시 27분 동장 입구 도착하여 40분 가까이 걸렸으니 거리가 버스 정류장에서 약 2.5km 정도로 예상됩니다.

내일 동굴 속으로 들어가 보렵니다.

이곳만의 독특한 장례문화이기에 구이양 시에서는 보호하고 있는 곳이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칭옌꾸전에서 자딩행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약 40분 정도 곧장 걸어가면

왼편 길 옆에 슬래브 집이 있고 그 집 앞에 돌에다 甲定 苗族洞葬이라는 돌 표지석이 있습니다.

입장료는 없고 그냥 포장된 길을 따라 올라가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