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페르타리와 사랑의 여신 하토르

2023. 8. 11. 03:00이집트여행 2024

 

아부심벨 소신전 안에는 하토르 여신에게 연꽃을 바치는 람세스 2세와 네페르타리의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아부심벨 소신전을 람세스 2세가 처음 신전을 건축할 때 하토르와

네페르타리에게 봉헌하는 신전이라고 했다는데 여기에도 자신의 모습을 남겼습니다.

 

 

가운데 네페르타리가  서있고 앞뒤로 하토르 여신과 이시스 여신이 왕비를 상징하는

왕관을 씌워주는 모습의 부조로 이때 물론, 두 여신은 네페르타리에게

덕담도 건네주었을 것입니다.

이곳은 아부심벨 소신전 안이기에 네페르타리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람세스 2세는 무척 샘이 많은 사내였나 봅니다.

부인 네페르타리가 두 여신으로부터 격려를 받는 것을 그려놓고는 자신도

오시리스 신으로 분장하고 매의 얼굴인 호루스와 따오기 머리를 한 토트신으로부터

용맹과 지혜를 받는 장면도 새겨두었습니다.

 

 

하토르 여신에게 두 개의 시스트럼을 바치는 네페르타리의 모습으로 시스트럼은

고대 이집트에서 널리 사용되던 타악기였다고 합니다.

신에게 바치는 공물은 음식도 있고 향유도 있지만, 악기도 있었네요.

 

 

시스트럼이라는 그 악기는 위의 사진에 보는 것처럼 생겼습니다.

손잡이를 잡고 흔들면 가로로 끼워 둔 쇠막대가 흔들리며 소리를 내나 봅니다.

 

 

시스트럼이라는 악기는 위의 사진처럼 신전의 벽화에 자주 등장합니다.

당시에는 가장 널리 시용된 악기였을 듯합니다.

이런 벽화나 부조를 통해 당시 생활상도 알 수 있으니

이 또한 과거를 아는 중요한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네페르타리가 신으로부터 받기만 하면 안 되겠지요?

하토르 여신에게 연꽃과 신성한 물건을 바치는 장면인데 하토르와 네페르타리는 사실

같은 인물로 하토르 여신은 호루스 신의 아내고 호루스는 파라오라고 했으니

파라오의 아내인 네페르타리는 바로 하토르 여신이 아니겠어요?

 

 

그러나 람세스 2세는 이 신전을 네페르타리 전용 신전으로 만들어 주기에는 속상했나 봅니다.

그래서 또 자기 치세에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카데시 전투를 비롯해 주변 작은 나라를

침공하고 정복해 포로를 잡았던 모습을 새겨두었습니다.

 

 

람서방!!!

정말 이러시면 안 됩니다.

여기까지 와서 이런 것으로 도배를 하면 너무하는 것 아닌가요?

 

 

람세스 2세는 오시리스 신에게 향유를 담은 모습으로 보이는 작은 항아리를 공양하는

모습이고 사랑했던 부인이 죽자 그녀를 잊지 못한다고 부인을 위해

새로 지은 신전까지 쫓아와 이러고 있습니다.

역시 람세스 2세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무척 좋아했던 파라오였나 봅니다.

 

 

람세스 2세는 대신전의 지성소 안에 왼쪽부터 어둠의 신 프타 신, 태양신 아문 라 신,

람세스 2세 그리고 라 하라크티 신을 모시고 자신의 석상도 슬쩍 넣어 마치

민초가 볼 때 람세스 2세는 역시 신들과 같은 급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도록 홍보했지요.

 

 

그러나 이곳 소신전에는 왕비인 네페르타리와 하토르를 같이 엮어 신급으로 격상시켜 놓은

듯하고 부인마저도 신급으로 격상시켰으니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을 람세스 2세는 했다는

말이지만, 이런 신급으로 격상되었어도 아스완댐 건설로 수몰되는 것은 막지 못했습니다.

 

 

두 사람의 결혼은 람세스 2세가 15살, 네페르타리가 13세였다고 하니 파라오에

오르기도 전에 이미 두 사람의 사랑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네페르타리라는 이름의 의미는 완벽한 아름다움이라는 뜻이라고 하며 그렇기에 그녀를

네페르티티, 클레오파트라 7세와 더불어 이집트 3대 미녀 중 하나로 평가한다고 합니다.

 

 

내부 부조는 부부간의 이야기도 가끔 보입니다.

아마도 이승에서 못다 한 사랑을 저승에서도 나누려고 그랬을까요?

먼저 떠난 부인을 위해 이런 신전을 지어줄 수 있는 사내가 바로 람세스 2세였습니다.

 

 

특히 하토르는 다른 동물의 상징으로 암소로 그려지기도 한다지요.

위의 사진을 보면 배 위에 하토르 여신이 암소로 분장해 승선해 있고 그 앞에

네페르타리가 상이집트를 상징하는 연꽃을 바치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연꽃은 이집트에서는 창조나 부활의 의미이고 동시에 재생의 상징이니까요.

이렇게 신전 안에 연꽃으로 장식해 태양신을 믿었던 고대 이집트인들은 부활을

꿈꾸었으며 또한 상이집트까지도 파라오가 다스린다는 그런 의미로도 보입니다.

 

 

 부인인 네페르타리는 내조의 여왕으로 심지어 카데시 전투 중에도 함께 참전했으며

나중에 평화협정을 맺는 일에도 깊이 간여하는 역할도 하였기에 람세스 2세는 그녀를

끔찍이도 아꼈다 하니 람세스 2세의 통치에도 깊이 간여하며

힘을 보탰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미모만이 아니라 지혜롭고 사리판단에도 뛰어났으며 내조의 힘도 엄청났던 게

분명한데 그래서 아부심벨 대신전 옆에다가 소신전을 지어주었지 싶습니다.

이는 이집트에서는 파라오가 아닌 왕비에게 신전을 지었던 일은 무척 희귀한 일이지요.

 

 

그러던 그녀도 아들 넷에 딸 둘을 낳고 람세스 제위 겨우 25년째에 죽게 되었답니다.

그때 나이가 48세 정도였으니 사실 일찍 죽은 것은 아니고 평균나이보다는 조금 더 살지

않았을까 생각되며 그녀가 죽자 당시 왕가의 전통에 따라 그녀와의 사이에

태어난 딸인 메리타멘이 왕비의 자리에 올랐다 합니다.

 

 

많은 후궁들 중에서도 람세스 2세는 위의 사진 가운데 보이는

그녀를 무척 사랑했다고 보이네요.

그녀가 죽자 람세스 2세는 무덤 앞에 이런 시를 남겼다고 합니다.

 

"내 사랑은 특별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아무도 그녀에게 비교할 수 없다.

그녀는 내 마을을 앗아갔다.

태양은 그녀를 위해 영원히 빛나리라.

 

 

사랑꾼 람세스 2세는 파라오에 오른 지 25년 만에 그리 사랑했던 네페르타리가 죽자

안타까움에 이곳에 그녀를 위해 소신전을 세우고 "람세스 2세가 네페르타리를 위해 산을

깎아내고 불멸의 공법으로 이 신전을 지었다, 태양은 그녀를 위해 영원히 빛나리라!"라고

새기기까지 했다니 사랑꾼은 사랑꾼이 맞나 봅니다.

 

 

이 신전은 아케나톤이 위의 사진 속의 여인인 자기 부인 네페르티티를 위해지었다는

신전에 이어 고대 이집트 역사상 부인을 위해 지은 두 번째 신전이라고 하니

그 가치를 인정할 수 있겠지요?

미녀가 오다는 의미의 네페르티티는 완벽한 미인이라는 아름다움의 동반자인

네페르타리와 저물어가는 석양과도 같은 이집트를  몸으로 지켜보려고 발버둥 쳤다는

마지막 파라오였던 클레오파트라 7세까지 셋을 이집트 3대 미녀라고 한다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람세스 2세는 카데시 전투 이후 평화조약을 맺었을 때 조건 하나가 히타이트 공주를 왕비로

삼는 일이었는데 네페르타리가 죽은 후 람세스 2세는 황혼의 사랑에 빠졌다는데

그녀가 바로 히타이트 공주라고 합니다.

외국인이며 한때 적국으로 사생결단을 했을지라도 이렇게 사랑은 세월이 흐르며 변하기도

하는데 불같은 뜨거운 장작불 같은 사랑도 좋지만, 이렇게 황혼에 오래도록 타오르는

호롱불 같은 사랑도 좋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