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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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전의 삶이 청명상하도에 그대로...
어제는 하남성 박물원을 들러보다가 폐문 시간이 다 되었다고 퇴실하라 해서 다 보지 못하고 돌아왔기에 오늘은 사실 황하풍경구라는 곳으로 가려고 했으나 박물원이 못내 아쉬워 다시 가기로 하고 인공적으로 만든 큰 바위 얼굴이 있는 염제, 황제 두상이 있는 황하풍경구는 과감히 포기합니다. 우리 부부가 우리의 조상도 아닌 염제, 황제를 만나지도 않고 그냥 가버렸다고 뭐라 하겠어요? 이제 북송의 도성인 동경성 안으로 다시 들어갑니다. 대신 천 년 전의 민초로 살았던 옛날 사람을 만나보렵니다. 오늘은 옛날 그림 속으로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녀 보렵니다. 그 당시, 북송에 살았던 사람도 아침은 차 한 잔을 마시며 시작했나 봅니다. 차향으로 아침을 열었고 오늘 하루도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하며 코끝을 간지럽히는 차향에 흠뻑..
2012.07.03 -
청명상하도는 타임캡슐입니다.
우리 부부는 이곳에서 청명상하도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원래 계획은 카이펑에 가서 그곳에 만들었다는 청명상하도 공원을 가려고 했지만, 여기서 자세히 보면 그곳에 더는 볼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꿩 대신 닭이라 했나요? 그럼 여기 박물원에 있는 게 닭이고 그곳이 꿩이겠지만, 사실 여기는 입장료도 없는 곳이라 더 좋아 보이니 여기는 닭이 아니라 치킨인가요? 일을 마친 덜수가 오늘 받은 품삯으로 파라솔을 친 주막에 앉아 탁배기 한 장 걸치며 주모와 노닥거리고 있습니다. 그러며 은근한 눈빛으로 주모의 손도 슬그머니 잡아봅니다. 아마도 덜수는 오늘 집에 들어가 덜순이에게 혼이 날지도 모릅니다. 하루 일과를 마친 후 마시는 탁배기 한 잔이 덜수에게는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되고 행복의 첫걸음이라고 하는데..
2012.07.02 -
청명상하도(淸明上河圖) 그림 속의 비밀
11월 5일 여행 26일째 어제 우리 부부는 이곳 하남성 박물원을 구경하다 4시 45분 폐관 시간이 다되어 박물원을 나와야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모든 스케쥴을 취소하고 다시 박물관으로 달려갔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이 우리가 한 행동을 보고 바보 같은 짓이라 비웃을지 모릅니다. 그 이유는 청명상하도라는 그림을 보다가 깜짝 놀랄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일찍 박물원에 도착해 제일 먼저 2층 8 관람실로 직행합니다. 바로 그곳에 청명상하도가 비록 모사작품이지만, 그림과 미니어처로 만든 것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좋으면 이런 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왜? 자유 여행이니까! 그러나 이 꼭지의 글을 다 읽으신 후에는 왜 우리 부부가 두 번이나 박물원을 들려 청명상하도를 보았는지 이해하리라 생각합..
2012.06.30 -
당삼채와 그 밖의 도기들
정신이 빠져 유물을 살펴보고 있으려니까 정복을 입은 사내가 뭐라고 합니다. 눈치를 보니 이제 박물원 문 닫을 시간이 가까워진 듯합니다. 잠시 시간을 보내려 박물원을 찾아왔지만, 이곳에는 볼 게 무척 많습니다. 그만 유적에 눈이 팔려 정신없이 바라보다 보니 시간이 제법 많이 지났나 봅니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아직 보지 못한 곳이 많습니다. 그만큼 이곳은 볼 게 많다는 말이 되겠네요. 당삼채라는 도자기도 많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당삼채(唐三彩)는 중국 당나라 시기의 도기로 삼채 유약을 사용한 것이라 합니다. 당나라 때 삼채 유약을 사용해 만들었기에 당삼채라는 이름을 붙였나 봅니다. 주로 장안이나 낙양 귀족들의 장례용으로 제작되었고 묘 능에 함께 묻어두는 풍습이 있었고 물론, 후기로 접어들며 여인들의 장식으..
2012.06.29 -
하남성 박물원 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정저우는 하남성의 성도라고 하며 위치상 북쪽으로 황하와 인접하고 서쪽으로는 숭산이 버티고 동남쪽에는 광활한 황준(黃準) 평원이 있답니다. 관광자원은 거의 없고 사통팔달 교통의 중요한 길목으로 동서와 남북을 잇는 대부분 교통로가 이 도시를 거쳐 간다고 봐도 될 정도로 나날이 발전하는 교통의 도시라네요. 그래서인가요? 엄청난 사람이 정저우 역에서 북적거립니다. 그러면 이곳 정저우에서는 무엇을 보아야 할까요? 그냥 사람이나 바라보다 가야 하나요? 그러니 이 도시에서 꼭 봐야 할 것은 바로 박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장도 무료이니 그냥 외면할 이유가 없습니다. 중국 역사의 시발점이라는 상주(商周)시대의 유물부터 최근의 유물까지 무척 다양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답니다. 이 동네가 바로 중국 문명의 시작이라 했으니 ..
2012.06.28 -
정저우(郑州)에선 어디를 갈까?
오늘은 뤄양을 떠나 정저우로 갑니다. 뤄양은 세계적으로도 이름난 옛 도시지만, 서둘러 길을 나섭니다. 한국에서 출발할 때는 사실 뤄양에 대한 기대도 많았고 여러 곳을 다녀오리라 생각했지만, 와서 보니 너무 빨리 떠나네요. 우리 여행이 중간에 예정에도 없이 여러 번 경로 이탈을 했기에 이제 남은 여행 날짜가 많지 않아 대부분 그냥 지나칩니다. 계획에는 정저우로 가기 전 소림사를 들려보려 했지만, 이마저 미수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어제 정저우행 기차표를 예매할 때 좌석이 없어 입석으로 표를 구했습니다. 뤄양에서 정저우까지 한 시간 반 정도밖에는 걸리지 않는다고 하기에 버스를 타지 않고 그냥 입석표를 끊고 11시 54분 출발 기차에 오르자 제법 사람이 많네요. 우리 부부는 입석표를 끊었기에 배낭을 내려 짐칸에..
2012.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