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버(Hannover) 에기디엔 교회(Aegidien kirche)

2020. 12. 21. 04:38독일·오스트리아 2018/하노버

파란 하늘을 가득 담은 호수 건너편에 아름다운 성이 있습니다.

호수에 비친 반영도 아름다운 곳이네요.

이곳은 고성이 아니라 하노버 신 시청사(New Town Hall)라고 합니다.

 

하멜른 구경을 바람처럼 스치듯 지나치고는 다시 하노버로 돌아갑니다.

하멜른 중앙역에서 15시 20분 하노버로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갑니다.

1시경 하멜른에 도착했으니 기차역에서 구시가지까지 왕복을 제외하고는

마을 구경은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는 말이네요.

 

헉!!! 기차가 도착해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입구에 저렇게 입마개도 하지 않은 큰 개가 떡 버티고 있고 게다가 사람을 보고 짓기까지 하니 순간 얼어버렸습니다.

검표원도 지나가지 못하고 우리와 함께 입구에 서서 다음 정류장에 기차가 선 후 밖으로 나와 앞칸으로 가더군요.

저런 짓은 애견을 데리고 다니는 게 아니라 흉기를 소지한 것과 뭐가 다른가요?

 

좌우지간, 하노버 중앙역(Hannover Hauptbahnof)에 도착했습니다.

이른 아침에 함부르크를 떠나 하노버에 도착한 후 짐을 숙소에 보관시키고 하멜른에 다녀와 촌음을 아껴쓰 듯

오후 4시 30분이 되어 이제 우리는 남은 시간 동안 하노버 시내를 다니며 구경하려고 합니다.

 

하노버 중앙역 서쪽으로 나오니 광장 한가운데 에른스트 아우구스트 동상(Ernst August Denkmal)이 있네요.

그는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 레오폴드 1세의 재정적 어려움을 교묘히 이용해 이곳 하노버 왕국의 선제후로

등극함으로 이 지역의 통치자가 되었으며 그의 아들은 영국 왕 조지 1세가 되었던 인물이라고 하네요.

 

하노버 중앙역 서쪽 광장은 에른스트 아우구스트 광장인데 광장을 벗어날 즈음 여행자를 위한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이 있습니다.

이곳이 하노버 여행의 시작과도 같은 곳이지요.

 

바로 하노버의 붉은 가이드라고 하는 보행자 도로에 선이 출발하는 곳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붉은색의 화살표가 바로 하노버 가이드인 셈입니다.

방금 다녀온 하멜른에는 바닥에 쥐 청동형상을 붙여두어 쥐만 따라 가면 하멜른을 제대로 볼 수 있었는데...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을 1번으로 시작해 주요 구경거리가 있는 곳에는 위와 같이 번호까지 붙여두었으니...

우리처럼 그냥 여행 온 사람에게는 더는 좋은 가이드가 없습니다.

물론, 붉은 가이드는 묵언 수행 중이라 말은 할 수 없지만...

말을 한다고 우리가 알아들을 것도 아니니까 좋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하노버 오페라 하우스(Ópera de Hanóver)입니다.

1852년 하노버 왕국에서 직접 건축비를 부담하고 만든 극장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왕실 전용 극장으로 시작한 곳이네요.

 

특히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이라는 오페라가 초연된 곳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수준 높은 공연이 수시로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우리에게 예술이란 너무 멀고 험한 길이기에

건물만 보고 그냥 지나칩니다.

 

신 시청사가 있다는 마슈 파크(Masch Park)를 찾아서 가다고 보았던 건물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기둥과 벽은 있는데 지붕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첨탑에 있는 시계는 정확하게 가고 있습니다.

이곳이 에기디엔 교회(Aegidien kirche)라고 하네요.

 

교회 안으로 들어와 보니 에기디엔 교회는 지붕이 없는 교회입니다.

1347년에 고딕 양식으로 처음 건축한 교회로 하노버가 종교개혁의 중심이 되었던 장소이기도 한 곳이라고 합니다.

1711년에는 바로크 양식의 첨탑이 추가되기도 했고요.

 

그러나 1943년 연합군의 공습으로 대부분 파괴되었답니다.

자업자득이라는 말이 여기에 해당하는 말이겠지요?

교회 저 끝에 십자가 하나가 외롭게 서 있습니다.

 

당시 전쟁으로 희생한 사람을 위로하고 전쟁의 참혹함을 알리기 위해 잔해만 정리하고

파괴된 상태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첨탑으로 기어오르는 담쟁이 넝쿨이 그때의 아픈 상처를 감싸 안은 듯 보입니다.

 

첨탑 아래에 종이 하나 보입니다.

이곳 하노버와 자매결연을 한 일본 히로시마에서 보낸 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일본이 왜?

 

과연 일본이 아무리 독일과 가깝다고 해도 평화를 운운할 자격이 있는 나라일까요?

정말 아베스러운 짓이 아닐 수 없네요.

독일은 당시에 지은 죄를 일부나마 참회하기 위해 이렇게 흉물스럽지만, 보존하며 후세의 교육자료로 삼지만,

일본은 그런 일이 없었다고 후세에 교육하니...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평화란 모든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평화를 입에 올려서는 안 되는 나라도 있습니다.

그저 묵언 수행하듯 영원히 그렇게 살아야 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전범국 가운데 참회하고 반성하며 사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우리 가까운 곳에 있는 어느 나라는

새롭게 자라나는 세대에 그런 역사조차 감추고 거짓으로 호도하며 사는 나라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