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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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림은 아름다워야 합니다.
원림은 무조건 아름다워야 합니다. 그러나 그곳을 거닐던 사람은 그 아름다움에만 빠지면 나라도 거덜 낼 수 있습니다. 즐기는 삶도 일을 하다 재충전을 위해 즐겨야지 즐기는 일에만 빠져버리면 사람이 오히려 병이 들지요. 그래서 중용이라는 말이 생겨났나 모릅니다. 해취원의 원래 이름은 혜산원인데 그 유래는 건륭의 혜산원팔경시서(惠山園八景詩序)의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아름답고 경이로운 경치가 펼쳐진다.(一亭一徑, 一步一景, 景隨寶移, 步步皆奇趣)"에서 따온 말이라 합니다. 이곳에는 특별히 8경이라 하여 아름다운 모습이 있다고 하네요. 물론 만들어 낸 말이겠지만... 팔경을 하나씩 살펴보렵니다. 시취(詩趣) : 춘하추동 4계절의 경치가 모두 독특하고 아름답다. 수취(水趣) : 후호에 떨어지는 물의 낙..
2012.01.26 -
시에취위엔(諧趣園 : 해취원)을 아십니까
만수산 동쪽의 언덕을 따라 내려오다가 비 오시는 날에는 비 내리는 풍경과 달이 휘영청 뜬 밤에는 달구경하기 위해 지은 경복각이라는 누각을 보았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자취를 보았습니다. 자유여행이 좋은 이유는 이렇게 마음대로 보고 싶으면 보고 걷고 싶으면 걷는 겁니다. 이제 그 아래에 있는 시에취위엔(諧趣園 : 해취원)으로 가렵니다. 이곳이 아름다운 이유는 원림 속의 또 다른 정원이기 때문일 겁니다. 이런 아름다움을 즐기며 살았던 사람의 마음은 당연히 아름다워야 합니다. 사람의 근본은 아름다움을 보면 마음이 아름다워지게 되어 있지요. 이름 또한 범상치 않습니다. 해취(諧趣)라 하면 운치가 아주 조화롭게 어울려 있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그만큼 운치에 관해서는 자신 있다는 의미가..
2012.01.25 -
이화원 징푸거(景福閣 : 경복각)는 달 구경하는 곳이라 합니다.
지혜해를 나와 동쪽 언덕을 따라 내려갑니다. 지혜해를 다녀왔으니 세상의 모든 지혜는 佳人의 손바닥 안에 있습니다. 세상을 안다는 일이 이렇게 쉽다니... 이번에 우리 부부는 해취원이라는 곳을 찾아갑니다. 그곳에는 원림 속의 또 하나의 원림이 있다고 하네요. 거대한 이화원 안에 그곳과는 다른 정원이 있다니 한번 찾아가 봐야 하지 않겠어요? 원림 속의 원림이라면 뭐가 달라도 다르지 않을까요? 숲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 오른쪽으로 아까 돌아보았던 암투와 사치와 권력의 상징인 건물이 보이네요. 그곳에서 왼쪽 언덕에 건물 하나가 숲 속에 살짝 보입니다. 일단 올라가 봅니다. 이곳은 이화원에 바글거리던 그 많은 사람이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괴이하고도 신기한 일입니다. 위의 지도를 참고하시면, 오른쪽 아래에 많은..
2012.01.24 -
이화원에는 유리로 만든 패방이 있습니다.
불향각을 보고 다시 뒤로 올라갑니다. 이곳은 이화원에서 가장 높은 곳입니다. 그러기에 이곳에서 이화원을 내려다보는 풍광은 최고의 지점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그런데 불향각 뒤에는 유리로 만든 멋진 패방이 보입니다. 유리로 만든 패방은 처음 보는 모습입니다. 사실 유리라고 하지만, 도자기라고 봐야 하겠네요. 불향각 뒤로 올려다보면 바로 위에 중향계(衆香界)라는 패방이 보입니다. 패방 안에 중향계라는 글자가 남아 있습니다. 티베트 풍으로 만든 것이라 지금까지 보았던 패방과는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좌우지간 특이한 패방임은 틀림없네요. 이화원에서는 가장 높은 곳인 만수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목에 패방을 만들어 놓아 저 문이 활짝 열리며 들어간다는 의미는 아마도 해탈의 경지에 오르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불향각..
2012.01.21 -
불향각에 오릅니다.
삼국지와 서유기의 그림을 보느라 한참 동안 장랑에 머물렀습니다. 중국 최대의 원림이라 소홀함이 없게 만들었습니다. 시간을 내어 천천히 걸어 다니며 여기저기 들여다보면 무척 재미있을 곳입니다. 이곳은 무조건 천천히 즐기며 걸어보아야 할 곳이라 생각됩니다. 이제 가파른 계단을 올라 포샹거(佛香閣 : 불향각)에 도착합니다. 복도를 겸한 계단이 아주 멋지게 만들어졌네요. 지붕에는 여러 동물과 화초로 가득합니다. 황실 정원이라 역시 잘 만들었습니다. 제법 계단이 많습니다. 천천히 풍광을 즐기며 올라가 봅니다. 여행도 이렇게 천천히 즐기며 걸어야 하는 곳이 가끔 있습니다. 바로 이곳이 그런 곳이라 생각되네요. 불향각 아래서 위를 올려다보고 찍으니 영 멀리서 보았던 그곳이 아닌 듯합니다. 그냥 여느 전각과 큰 차이를..
2012.01.20 -
이화원 장랑에는 삼국지와 서유기가 있습니다.
장랑이 길어 오늘도 잠시 더 보고 가렵니다. 장랑을 걷다 보면 회랑 천장 양쪽으로 많은 그림이 있습니다. 그러나 佳人은 무식하기에 그게 무슨 그림인지 알지 못합니다. 삼국지에 나오는 내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른쪽에 세 명은 관우, 장비와 유비가 아닌가요? 아마도 삼고초려하기 위해 공명의 초가를 찾아가는 장면으로 보입니다. 아~ 이것은 알겠어요. 도원 작당이 아니고 도원결의하는 모습인 듯합니다. 이로써 삼국지라는 소설이 제대로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지요. 이 장면은 여포와 초선이 동탁 몰래 만나는 장면이 아닌가요? 여포가 초선에게 "오빠 믿지?"라고 하고 초선은 "저는 당신의 여자예요 하루빨리 동탁으로부터 저를 구해주세요. 당신 여포는 세상의 영웅이라고 하는 사내 중의 사내가 아니었나요?"라고 연환지계를..
2012.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