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여행기/베트남 종단 배낭여행(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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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랑에 싼 보자기를 받고 왕이된 아이
옛날 베트남에서는 마을에 잔치가 벌어지면 처녀가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물건을 던져 배우자를 택했다고 하는데 아직 이런 풍습은 북부 고산지대의 소수민족에게 남아있다. 그리고 신부집에다 빈랑을 싼 보자기를 보내고 신부집에서 빈랑을 싼 보자기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혼사가 물 건너간 것이고 받아들여지면 결혼이 성립되는 풍습이 있었다. 베트남에서 리(李) 왕조가 사라지고 쩐(陳) 왕조가 시작되게 된 이야기... 바로 이런 풍습이 왕조까지도 바꾸는 일이 베트남에서는 있었다. 1164년 중국의 송나라는 다이 비엣(大越)의 왕에게 그때까지 사용하던 쟈오 찌 군의 왕 (交趾郡王)이라는 호칭을 버리고 아인 똥(英宗)을 안남 국왕(安南國王)에 봉한다. 이는 다이 비엣을 안남이라는 독립국으로 인정을 한다는 의미다. 흔히들 우리..
2009.08.15 -
베트남의 잔 다르크 쯩 자매 이야기
베트남의 도로는 역사 속의 유명 인물의 이름을 따서 만든 도로들이 많이 있다. 그중 하이 바 쯩(Hai Ba Trung)이라는 이름을 가진 도로가 거의 모든 도시마다 있다. 이 이름은 쯩쯩 짝(Trung Trac 徵側)과 쯩 니(Trung Nhi 徵貳)라는 자매를 기리기 위해 붙인 이름으로 하이(Hai)란 베트남어로 둘이라는 말이고 바(Ba)란 우리말로 여사에 해당하는 존칭이라고 하니 하이 바 쯩은 두 사람의 쯩 여사라는 의미다. 당시 베트남은 중국의 지배 아래에 있었고 새로운 태수로 소정(蘇定)이라는 사람이 부임했다. 그는 매우 탐욕스럽고 포악한 인물로 묘사되었다. 중국은 후한 말기로 매우 혼란스러웠고 중앙의 지배능력이 점차 약화가 되어 본국에서 베트남에 파견된 태수의 힘이 매우 강했다. 흥 브엉(雄王..
2009.07.30 -
짜이 텀이라고 불리우는 파인애플
우리가 파인애플이라고 부르는 과일을 베트남 남부지방에서는 짜이 텀(Trai Thom)이라고 부른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파인애플을 팔 때 솔방울처럼 나선형으로 칼집을 내어 먹기 편하게 만들어 준다. 그러나 이런 칼집은 먹기 편하게 할 뿐만 아니라 사실은 버리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란다. 먼저 껍질을 얇게 깎고 사이사이에 박힌 눈만 도려내다 보니까 이런 나선형의 멋진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새콤달콤 맛난 파인애플에도 베트남에는 사연이 있다. 옛날 아주 먼 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베트남 남부지방 어느 마을에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짜이 텀이라는 소녀가 있었다. 어린 소녀는 평소에 노래 부르기 좋아했고 놀러 다니기를 좋아해 집안일이라고는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갑자기..
2009.07.16 -
젖 가슴이라는 이름의 과일
베트남 과일 중에 부 쓰아(Vu Sua)라고 부르는 과일이 있다. 이 과일은 우리나라의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어머니를 잃은 후에야 정신을 차린 말썽꾸러기 아들에 대한 청개구리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는 과일이다. 늘 말썽만 피우는 자식이 걱정된 어머니는 아이의 장래를 위하여 더욱 엄하게 가르치려 한다. 그러나 어머니의 마음을 알 리 없는 아들은 오히려 어머니의 잔소리가 싫어 집을 나간다. 처음에는 누구도 간섭하지 않아 좋았으나 점차 시간이 지나자 어머니의 참견은 자신에게 주는 사랑임을 깨닫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이미 어머니는 계시지 않는다. 어머니는 집을 떠난 아들을 그리워하며 기다리다 세상을 떠난 뒤였다. 그리고 어머니는 차마 아들이 돌아올 집을 떠날 수가 없어 마당에 한 그루의 나무가 되어 있었..
2009.07.15 -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시내 가기
베트남 하노이 공항이 노이바이 공항이다. 시내로 들어가는 교통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 제일 저렴한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이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는 7번과 17번의 두 개 노선뿐이다. 보통 여행자 거리라는 올드 쿼터를 가는 버스는 17번 버스다. 요금은 베트남 돈으로 5.000동으로 한국 원화로 환산하면 400원 정도로 무척 저렴하다. 더군다나 이곳이 종점으로 편히 앉아 갈 수 있다. 세상 어느 나라나 공항에서의 바가지는 정도의 차이만 있지 다 같다. 특히 베트남은 좀 더 심할 뿐이지만.... 우선 공항 청사 건물은 아래 지도와 같다. 노란 선을 따라 걸어가면 바로 그곳이 버스 정류장이다. 거리가 약 50m 정도로 무척 가깝다. 입국장을 빠져나와 공항 청사 자동문을 나와 오른편을 보면 ..
2009.07.12 -
친구를 갖는다는 것....
오후 내내 초대받은 베트남 가정에서 빈둥거리며 놀다가 저녁이 되자 우리 부부는 버스를 타고 시내에 있는 숙소로 돌아오려는데 우리 부부가 무척 걱정되나 보다. 버스 정류장까지 따라 나와 우리를 배웅하면 괜찮겠냐고 몇 번을 물어본다. 끝내는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그녀는 3년 전 한국을 떠날 때도 울 마눌님을 안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유난히도 눈물이 많은 베트남 여인.... 친구를 갖는다는 일.... 그것은 또 하나의 새로운 인생을 갖는 일과 같은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며 친구가 없다면 정말 삭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친구란 부부간에도 될 수 있고 외국인 여자도 될 수 있다. "떠나는 님 보내오며 서러운 마음에 끝내는 눈물 흘리고 말았지요... 눈물 보이지 않으려고 돌아서서 소매로 슬며시 훔쳐버렸지요. ..
2009.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