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냐(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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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세타 고원의 외로운 섬 투르히요 알카사바
트루히요는 골목길도 돌담으로 만든 길입니다. 바닥은 바위로 된 언덕에 작은 섬 하나 외로이 솟아있는 듯합니다. 우리 부부는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천년의 세월 속으로 여행 중입니다. 여행 중 역사가 있는 이런 곳에 들려 잠시 걸어보며 돌담길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들어보는 일도 나쁘지 않습니다. 주변 환경이 무척 척박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온 세상이 돌밭으로 보이지는 않습니까? 왜 이곳의 젊은이들이 돌파구를 찾아 남미로 떠났는지 이해가 됩니까? 그들 아버지도 이런 곳에서 산다는 게 힘들어 카스티야 왕국이 벌였던 레콩키스타에 합류해 전쟁터를 누볐고 그 전쟁도 끝이 났기에 그들의 유일한 탈출구는 바로 남미로 떠나는 게 필연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트루히요는 끝도 보이지 않는 메세타 고원에 솟아오른 작은 언..
2015.07.28 -
트루히요 알카사바를 향하여
이 도시는 기원전에 이 지방에 살았던 원주민 이베리아 사람이 세운 도시라 합니다. 로마는 이곳을 쳐다보지도 않았나 봅니다. 그래서 이곳에는 주변의 여느 도시와는 달리 로마 유적이 전혀 남아있지 않습니다. 왜 아니겠어요? 이곳은 그들의 목적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변두리 중에서도 변두리가 아니겠어요? 그러나 그때는 깡촌이지 싶네요. 촌놈들이 사는 외진 곳 말입니다. 덕분에 오래도록 옛 모습이 남아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그 대신 이곳의 맹주였던 이슬람 무어족의 흔적만 잔뜩 남아있는 곳이죠. 그 후 이슬람이 이곳에 들어와 제대로 된 도시건설을 하게 되었다네요. 지금의 알카사바가 바로 그 흔적이겠지요. 이제 알카사바를 향해 언덕길을 오릅니다. 그 후 1232년 이베리아 반도를 휘몰아친 국토회복운동인 레콩키..
2015.07.27 -
그대가 콩키스타도르 피사로이신가요?
위의 사진은 트루히요의 마요르 광장 서쪽 끝에 서서 광장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트루히요 관광은 여기 마요르 광장에서 시작해 한 바퀴 돌아 마요르 광장으로 오면 끝이 납니다. 사진 저 끝에 보이는 천막이 카페이기에 저곳에서 광장을 바라보며 아침을 먹고 출발해 한 바퀴 돌아 다시 저 카페에 들려 점심을 먹으면 트루히요 관광이 모두 끝이 나는 딱 반나절 코스입니다. 이 광장 한가운데 우뚝 솟은 동상 하나가 바로 이 도시를 빛낸 인물 프란시스코 피사로입니다. 피사로는 여러 번 남미를 들락거리며 황금을 챙겨 고향 마을인 이곳에 풀었다 합니다. 고향을 빛낸 인물이라고 여기다 동상을 세웠나 봅니다. 어디 피사로 한 사람뿐이겠어요? 피사로 앞집에 살았던 덜수도 따라갔을 것이고 뒷집에 순돌이도 따라나서 제법 짭짤..
2015.07.23 -
프란시스코 피사로의 고향 트루히요 가는 길
위의 사진은 트루히요의 중심 광장인 마요르 광장 한가운데 시내를 굽어보며 서 있는 청동으로 만든 기마상인데 말 근육을 보니 아주 다이내믹한 모습입니다. 스페인 정복자가 들어가기 전까지 당시 남미에는 말이 없었다 합니다. 그렇다면 스페인에서 말을 배에 실어 남미로 옮겼다는 말이 아닌가요? 어디 말뿐이겠어요? 무서운 맹견도 끌고 들어가 두 짐승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저런 모습으로 잉카 제국에 나타나니 말을 처음 본 잉카 사람들의 눈에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마라는 켄타우로스(Centauros) 또는 센토(Centaur)처럼 생각되고 그들 전설에 하늘에서 내려오리라는 그런 신으로 생각되어 처음에는 거부감 없이 쉽게 받아들였지 싶네요. 게다가 무서운 개까지 데리고 나타났으니... 올려..
2015.07.21 -
에스트레마두라 지방의 중심도시 카세레스
카세레스는 은의 길 중간에 있는 도시로 메리다와 살라망카 중간쯤에 있습니다. 이미 기원전 25년 로마제국이 이곳에 들어오며 도시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그 후 다른 지역처럼 서고트와 이슬람에 차례로 지배를 받고 지내다가 레콩키스타로 말미암아 스스로 자립하려고 했지만, 워낙 척박한 땅이기에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다가 대항해 시대를 맞이하며 쥐구멍에 볕 들기 시작했다네요. 서쪽으로는 포르투갈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어 지리적으로도 변경이며 두 나라의 영토분쟁에 늘 휘말려 바람 잘 날도 없었을 겁니다. 에스트레마두라라는 이름도 영어로 엑스트라라는 의미로 늘 조연 역할 밖에는 하지 못했을 것이니 영광의 순간에는 늘 구석에 비켜서 있었고 고난의 시기에는 앞장선 지역이 아닐까요? 지리적으로 메세타 고원 지역에 ..
2015.07.20 -
카르바할(Carvajal) 저택외 구시가지 (카세레스)
산타 마리아 광장(Plaza de Santa Maria )은 높은 건물 사이에 있는 제법 넓은 공간을 지닌 광장으로 이들의 삶을 보면 이런 광장이 꼭 필요하지 싶네요. 위의 사진은 카르바할 저택(Palacio De Carvajal)이라고 부르는 집을 알리는 표식입니다. 카르바할 저택은 19세기에 한번 화재를 당했다고 합니다. 돌로 지은 집도 화재를 당할 수 있네요. 카르바할 저택은 산타 마리아 광장에 있는 집입니다.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저택이죠. 지금은 다시 복원해 내부의 일부와 장원을 공개한다고 하지만, 우리가 방문했던 날은 일요일이라 오후 2시까지만 문을 열기에 내부 구경을 할 수 없고 닫힌 문만 바라보다 왔습니다. 좌우지간, 토요일과 일요일은 관광객에게는 그리 좋은 날이 아닙니다. Torre라..
2015.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