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여행기 20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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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안개 속에 묻어버리고...
지나간 일이 햇볕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아름답게 물들면 신화가 된다고 했던가요? 그러면 여기처럼 늘 구름에 가리고 안개에 휩싸이면 어떻게 됩니까? 역사도 신화도 아닌 현실인가요? 여기는 자주 운무가 끼기에 맑은 날의 풍경이 그립습니다. 더군다나 평생 한 번 찾아온 우리 같은 여행객은 맑은 날이 더 그립습니다. 1147년 아폰수 엔히케스가 무어인이 장악하고 있던 이곳을 공략해 함락한 후 지금까지 그대로 방치했다 합니다. 이런 지역을 두고 공방전이 벌어졌다는 의미는 많은 사상자가 생겼다는 말이잖아요. 그렇기에 무어인의 귀신이 이곳에 무척 많을 겁니다. 고향을 등지고 이곳에 와 죽었으니 구천을 떠돌지 않겠어요? 지금 보아도 아주 험한 곳이 아닌가요? 왜 방치했겠어요? 귀찮아서였을 겁니다. 여기 산 위..
2015.04.17 -
무어 성 망루에 올라 상상의 날개를 폅니다.
무어 성은 신트라 시내에서 뒤로 보이는 산 중턱에 있습니다. 더 높은 곳에는 페냐 궁전이 있고요. 임시 거처를 마련하기 위한 행궁도 아니고 왜 이 높은 곳에 성벽을 쌓고 그 안에 궁전을 지었을까요? 오늘은 무어 성 망루에 올라 두리번거립니다. 성벽이란 대부분 도시 방어의 의미가 있고 그 외에는 만리장성처럼 이민족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넓은 지역을 길게 쌓는 게 보통 아닌가요? 그러나 여기는 높은 산 중턱에 성벽을 삼중으로 쌓고 그 안에 궁을 만들어 생활했네요. 이 또한 외침에 방어를 위한 산성의 의미겠지요? 우리나라 남한산성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이곳에 성을 쌓은 민족은 모두 외부로부터 흘러들어온 이민족인데 누가 누구로부터 방어를 위해 쌓았단 말입니까? 그러니 굴러온 돌이 원래 박혀있던 돌을 막겠다고?..
2015.04.16 -
호카 곶에서 신트라 무어 성으로
여기 땅끝에는 그냥 십자가 탑이 하나 우뚝 서 있습니다. 그 탑에는 포르투갈 민족시인이라는 카이몽스의 시구 하나 적혀있고 정확한 경도와 위도를 표시했고 십자가는 이 땅을 떠나 수없이 대서양을 향해 모험을 떠난 뱃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모습으로 생각되었고 또한, 포르투갈을 안전하게 지켜달라는 염원의 표시는 아닐까요? 나무조차 자라기 힘든 강한 바람이 늘 불기에 여기는 풀만 자라고 이름 모를 꽃이 살포시 피어있습니다. 대항해 시대를 맞이해 콜럼버스가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의 후원으로 이베리아 반도를 떠나 새로운 신천지를 발견하고 수많은 재물을 가져와 스페인의 부흥을 이끌기 전에 사실은 포르투갈의 엔히크 왕자의 주도 아래 이미 아프리카에 진출했고 그 후 바스쿠 다 가마와 마젤란 등 걸출한 탐험가가 포르투갈..
2015.04.15 -
호카 곶, 유라시아 대륙의 끝에 서서 서쪽을 바라보다.
위의 사진은 유라시아 대륙의 끝이라는 호카 곶(Cabo da Roca)에 서서 대서양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호카 곶은 그냥 육지가 끝나는 땅끝이며 동시에 대서양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바다와 인접한 세상의 모든 육지는 같은 땅끝이지만, 여기는 느낌이 다른 곳이기에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라 생각되네요. 오늘 이야기는 호카 곶, 유라시아 대륙의 끝에 서서 서쪽을 바라본 이야기입니다. Cabo da Roca라고 쓴 이곳을 영어로는 로카 곶이지만, 이곳 포르투갈 표기로는 호카 곶이라 해야 할까요? 스페인어나 포르투갈어로 카보라는 말은 끝이라는 의미일 것이고 호카라는 말은 돌이라는 말이라 했나요? 해변은 거대한 돌로 이루어진 곳이네요. 수없는 해안선 중 한 곳이지만, 이곳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에 많은 사람이 찾아..
2015.04.14 -
리스본 호시우역에서 신트라로 그리고 호카 곶으로...
오늘은 리스본을 벗어나 신트라를 거쳐 유럽 대륙의 최서단인 호카 곶으로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오늘 일정은 이동 거리가 제법 멀기에 일찍 출발하려 했지만, 역시 어렵습니다. 여기도 유럽이라고 소비자 중심이 아니고 사용자 중심의 시간 개념인가 봅니다. 일찍 출발하면 한 곳이라도 더 다녀올 수 있기 때문에 일찍 서둘렀습니다. 아침 식사의 시작은 8시 30분부터라고 합니다. 사실, 한국인의 경우 유럽에서는 우리 시각과의 시차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침에는 무척 일찍 일어나게 됩니다. 이곳의 아침 8시라고 하면 7시간의 시차로 말미암아 우리 시각으로 오후 3시가 아니겠어요? 평소 게으른 사람도 이곳에서는 부지런한 사람이 됩니다. 아무리 늦잠을 자는 사람도 오후 3시까지 자는 사람은 없지 싶습니다. 게다가 워낙 많은 ..
2015.04.10 -
알록달록 리스본 골목길 이야기
배도 든든하게 채웠으니 오후를 즐깁니다. 리스보아는 포르투갈의 수도라고 하지만, 사실, 관광객이 주로 다니는 곳은 넓지 않아 모두 걸어 다닐 수 있고 물론, 도시가 광장들이 모여있는 곳을 중심으로 양쪽 언덕에 형성되어 오르내리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佳人이 오늘 제목으로 알록달록 리스본이라 했나요? 그런데 사실 시내를 어슬렁거리다 보니 색이 바랜 곳이 많아 알록달록 이 아니고 얼룩덜룩이네요. 한인 숙소는 헤스타우라도레스 광장(Restauradores Square)에서 무척 가깝습니다. 그 광장을 중심으로 관광지 대부분이 연결되기에 위치상으로 무척 유리한 곳입니다. 한인 숙소는 한식 아침을 포함해 25유로/1인/1일입니다. 아침만이라도 한식으로 먹을 수 있기에 많은 한국인이 찾는 곳이겠죠. 여기뿐 아니라 스..
2015.04.09